동국제약, 제약업계 유행을 선도하는 '트렌드세터'
동국제약, 제약업계 유행을 선도하는 '트렌드세터'
주사제 일색 바이오의약품 시장서 '비침습' 기술 개발 나서

'인사돌·치센' 등 차별화 전략 성공 사례 다수

다국적사 장악한 조영제 시장서도 '두각'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06.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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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켜진 동국제약 본사(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동국제약 본사(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인사돌', '마데카솔', '치센' 등 굵직한 OTC는 물론, 조영제 시장의 강자로 손꼽히는 동국제약. 경쟁사와 차별화한 제품으로 시장 리딩 품목을 여럿 발굴해낸 이 제약사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동국제약이 아주대 약대와 공동연구 중인 '비침습 구강점막 전달 기술'을 2020년도 바이오산업 핵심기술 개발사업의 '맞춤형 진단 치료제품' 분야 신규과제로 선정했다

이번에 국책과제로 선정된 연구는 '바이오의약품 비강 및 구강점막용 고효율 약물 전달체 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비침습 구강점막 전달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동국제약은 이번 과제를 통해 바이오 의약품의 구강점막 전달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향후 5년간 총 50억원 규모의 사업비 중 32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아주대 약대는 바이오 의약품에 지방산을 붙이는 'Fattigation 기술'을 적용해 그동안 시도된 바 없는 점막 투과성을 개선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동국제약은 도출된 물질의 비임상 평가 및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국제약과 아주대 약대는 구강점막으로 흡수 가능한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해 2024년 임상1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재 바이오의약품은 거의 예외 없이 주사제 형태로 환자에게 투약된다. 경구용으로 사용할 경우, 소화 기관을 거치면서 3차원 단백질 구조가 변형돼 약효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는 정맥주사를 피하주사 형태로만 개발해도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동국제약은 '비침습'(피부를 관통하지 않거나 신체의 어떤 구멍도 통과하지 않는) 구강점막 전달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나선 것이다.

동국제약이 구강점막 전달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환자들은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을 필요 없이, 약물을 입 안에 분사하는 것만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투약 편의성뿐 아니라 치료 접근성까지 높일 수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비침습형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면, 기존 주사제형으로 불편함을 겪는 환자들에게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시장에서 파급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동국제약의 이번 연구는 회사 측이 고수해온 차별화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1968년 설립 이후 50여년 동안 경쟁사가 걷지 않는 길을 개척하면서 매출액이 5000억원에 육박하는 건실한 제약사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형 품목도 여럿 배출해냈다.

 

잇몸병이 뭔지도 모르던 시기 출시한 '인사돌'

동국제약의 대표 품목 중 하나인 잇몸 치료제 '인사돌'은 잇몸병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던 1978년에 발매된 제품이다. 

당시 일반의약품으로서는 드물게 서울대 치과대학 등 국내 유수의 치과대학과 연계해 임상연구를 진행, 과학적 마케팅 방법론을 개척한 약물이기도 하다.

동국제약은 서울대 치과대학, 충남대 약학대학과 함께 잇몸병에 효과적인 '후박추출물'을 10여년간 연구, 잇몸약 복합제 '인사돌플러스'를 개발해 2014년 출시했다.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과 후박추출물 등 두 가지 생약성분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비율(1:2)로 배합돼 잇몸 겉과 속에 함께 작용한다.

회사 측은 '잇몸의 날'과 '부모님 사랑·감사 캠페인' 등 다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잇몸 건강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는 데 성공, '인사돌'을 OTC 시장의 블록버스터 약물로 키워냈다.

 

경쟁사도 포기한 경구용 치질약 부흥 1등 공신

동국제약이 2017년 출시한 먹는 치질약 '치센'은 치질약 시장의 판도를 단번에 뒤엎은 제품이다.

국내에서 먹는 치질약을 가장 먼저 선보인 제약사는 동국제약이 아닌 한올바이오파마다. 이 제약사는 지난 1984년 디오스민 성분의 '베노론캅셀'을 선보였으나, 소비자의 인식 부족과 소극적인 마케팅 탓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후에도 화일약품, 바이넥스, 위더스제약, 한국콜마 등 몇몇 제약사가 동일 성분의 먹는 치질약을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이런 영향으로 2017년까지만 해도 먹는 치질약 시장 규모는 전체 치질 OTC 시장의 24.5%에 불과했다. 

대부분 제약사가 경구용 치질약 시장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던 상황에서 동국제약은 '치센'을 출시하고, 자사의 강력한 OTC 영업망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치센'은 출시 1년 만인 2018년, 먹는 치질약 시장의 절반을 접수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4억원에서 43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매출액은 60억원에 달했다.

동국제약은 '치센'을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제품 자체보다는 치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는 데 주력했고, 이러한 전략은 적중했다. '치센' 출시 이후 일반의약품 치질약 시장에서 경구용 치질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24.5%에서 55.2%로 2.7배 성장했다.

 

OTC가 끝이 아니다 … 조영제 시장 전통 강자

OTC 시장의 강자인 동국제약은 다국적 제약사가 주도하고 있는 조영제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회사 측이 정확한 매출액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으나,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조영제 매출액은 5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이 회사가 판매하는 혈관 조영제 '파미레이'(이오파미돌)는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 2017년 조영제 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을 설립하고, 조영제뿐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진단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다국적 제약사인 바이엘코리아의 경기도 안성 공장을 매입, '파미레이' 등 조영제 완제품 및 원료의약품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그 결과, 설립 당시 505억원이었던 동국생명과학의 매출액은 지난해 986억원으로 설립 2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약이 대박을 터뜨리면 경쟁사들이 달라붙어 후속 제품을 내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약업계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제약사"라며 "차별화 전략 덕에 수익 구조가 튼튼한 데다 새로운 포트폴리오 구축도 게을리하지 않아,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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