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간호사들, 아픈 몸 이끌고 환자 돌봤다”
“코로나19 간호사들, 아픈 몸 이끌고 환자 돌봤다”
대한간호협회 ‘코로나19 대응 현장의 간호사 근무실태조사’ 결과 발표

감염병 전담병원, 중증응급진료센터 지정병원 등 간호사 960명 대상 설문조사

55.7%는 건강 안 좋은 것 알고서도 2일 이상 출근

4명 중 3명이 감염에 대한 두려움 느껴
  • 서정필
  • 승인 2020.05.2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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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대구동산병원 의료진들 (사진 대구동산병원)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대구동산병원 의료진들 (사진 대구동산병원)

[헬스코리아뉴스  서정필]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서 근무한 간호사 대다수가 사전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부족한 휴식시간, 보호장구 부족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감염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협회가 27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현장의 간호사 근무실태조사’ 결과다,

간협은 이번 조사에서 감염병 전담병원,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지정병원, 중증응급진료센터 지정병원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한 의료기관, 선별진료소 등의 원 소속 간호사와 파견 간 간호사 960명을 대상으로 4월 24일부터 5월 7일까지 인터넷 설문조사 방식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한 간호사들의 건강상태와 근무시간, 감염 위험에 대한 두려움 정도에 대해 물었다.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간호사의 절반 이상(55.7%)이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인식하면서도 2일 이상 출근을 했고, 이 중 27.3%는 거의 매일 몸에 이상을 느끼면서도 정상근무를 해야만 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응답은 대구·경북지역에서 근무한 간호사가 그 외 지역 대비 1.9배, 병원 소속 간호사가 파견 간호사 대비 3.2배 많았다.

근무 교대형태는 3교대(72.1%)가 가장 많았고 하루 평균 1시간 넘게 초과근로를 한 경우도 16.8%에 달했다. 초과근로에 대한 적정보상 등에 대해서는 원내소속 간호사의 93.8%가 특별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답해 파견간호사와의 형평성 차원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또한 대상 간호사 4명 중 3명(76.5%)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느꼈다고 답했고, 과도한 업무로 인한 피로누적(52.6%), 장시간 근무에 따른 집중력 저하(31.7%) 등을 감염위험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근무 종료 후 자가격리기간 동안 확진된 간호사가 있는 만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근무 종료 후 자가격리도 하지 못했다고 답한 간호사는 70.3%에 달했고, 파견 간호사(23.2%)에 비해 원내소속 간호사(77.5%)가 자가격리를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간호사들은 무엇보다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방호복을 착용한 근무시간은 평균 2시간(47.4%)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간호사 4명 중 1명은 4시간 이상 환복이나 탈의 없이 근무(24.3%)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호복 탈의 후 휴식시간도 10명 중 4명이 1시간 이하(40.4%)에 불과하다고 답하였는데, 휴식시간에도 의사 처방을 받거나 간호기록 등으로 사실 상 업무를 계속했다고 한 간호사들이 많았다. 간협은 “이러한 현장의 상황은 보건복지부 파견 지침에서 1일 8시간 근무 시 2~3시간마다 30분을 권고하는 것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더욱이 별도의 규칙적인 식사시간 없이 짬을 내 도시락이나 간편식으로 때우는 등은 평소 간호업무 환경과 다르지 않은 체계로 돌아가다 보니 극도의 체력 소진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인력 부족은 정확한 환자상태 파악을 어렵게 해 낙상 등 안전사고 위험을 높인다”면서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인한 피로누적은 면역력과 집중력 저하로 인한 감염은 환자 감염과는 또다른 의료체계의 붕괴 등 심각한 위험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상방식 관련 선호도에서는, 금전 형태의 수당(47.5%) 외에 연차부여, 충분한 휴식(41.5%), 심리상담 지원(8.6%) 등으로 나타나 금전적 보상 이외에도 적정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답변도 다수였다.

특히 설문 응답자의 65.3%는 보호구 등 물품 부족을 경험했으며, 더 나아가 보호구를 재사용했다는 답변도 19%나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 의료진의 안전과 보호를 위한 관련 물품의 확보와 적정공급이 중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전교육은, 파견 간호사들은 대부분(92.0%) 일정수준의 교육을 받았으나, 원내 간호사의 22.5%는 별도 교육 없이 현장에 투입되었다고 답해 대조를 이뤘고, 교육내용도 방호복 탈착방법(31.6%) 외에 다른 내용을 추가하고 매뉴얼 표준화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게 공간이 충분하냐는 질문에는 36.0%가 별도의 휴식공간이 없었다고 답했고, 가족 감염위험 등으로 자택 외에 기숙사(15.5%), 숙박업소(12.1%), 원내(7.6%) 등에서 기거하면서 숙박비용을 자부담(23.2%)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간호협회는 “코로나19 사태에 정부를 비롯한 자원봉사 의료진을 포함하여 제대로 된 매뉴얼도 없이 개인의 헌신과 희생으로 위기의 순간을 잘 넘기긴 했지만 보다 안전하고도 상시대응 가능한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며 “의료진의 사기와 컨디션은 환자 진료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일정기간 교대근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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