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발생 단서 찾았다
갑상선암 발생 단서 찾았다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공동연구

갑상선암 발생에 DNA 메틸화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신규 규명

갑상선암 발생에 DNA 메틸화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신규 규명 -

악성 갑상선암 진단 관련 실용화 기술 개발 기대 ... 학술지 싸이로이드 게재 
  • 박원진
  • admin@hkn24.com
  • 승인 2020.04.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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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국내 연구진이 갑상선암의 발생에 DNA 메틸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규명했다. 향후 이를 활용한 악성 갑상선암의 진단 및 예후 마커의 실용화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DNA 메틸화(methylation)란 DNA 염기서열에서 이중 뉴클레오티드인 CG의 C(시토신)에 메틸기(CH3)가 추가되어 발생하는 후성학적 변화를 말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교수 연구팀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유전자교정연구센터 김용성 박사 연구팀(교신저자: 김용성/정찬권 박사, 제1저자: 생명연 박종열 박사)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16일 언론에 공개했다.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용성, 박종열 박사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용성·박종열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DNA 메틸화는 유전자 발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후성학적 변화이다. 인체의 각종 정상세포에서 종양억제유전자의 프로모터 DNA에는 메틸기가 부착되어 있지 않아 유전자 발현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반대로 종양유전자의 프로모터 DNA에는 메틸기가 부착되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된 상태로 존재한다. 프로모터란 유전자의 전사(DNA의 유전 정보가 RNA로 옮겨지는 과정, transcription)를 조절하는 DNA의 특정 부위를 말한다.

그러나, 정상세포에서 종양억제유전자의 프로모터 DNA가 메틸화되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고, 또한 종양유전자의 프로모터가 탈메틸화되면 유전자 발현이 활성화되어 암세포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유전자 프로모터 DNA에서의 메틸화 변화가 암세포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최근 특정 세포 또는 질환 세포에서 프로모터와 멀리 떨어져서 유전자 발현의 조절에 참여하는 DNA 영역이 발견되었는데, 이를 인헨서(enhancer)라 부르며, 이 부위에서의 DNA 메틸화 변화가 인헨서의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갑상선암의 발생과 프로모터 DNA 메틸화의 관련성은 보고된 바 있으나, 인헨서 부위에서의 관련성은 아직 보고된 바 없으며, 특히 경계성 갑상선종양 및 악성 갑상선암을 식별할 수 있는 DNA 메틸화 분자 마커의 연구는 진행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인헨서 및 유전자상의 DNA 메틸화 변화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어 갑상선암 발생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최초로 밝히고, 특히 (MMP7, MICAL2, 및 DIAPH1 유전자상의) DNA 과메틸화가 악성 갑상선암에서 매우 낮은 빈도로 발생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사실은 갑상선암 발생에 있어서 유전자상의 DNA 메틸화뿐만 아니라 인헨서의 DNA 메틸화 변화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해당 유전자 상의 DNA 메틸화 수치가 경계성 갑상선종양에 비해 악성 갑상선유두암종에서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예후가 나쁜 유형일수록 DNA 메틸화 수치가 더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호트 연구란 특정 질병 또는 요인에 대한 집단을 대상으로 질병의 발생관계를 조사하는 연구로, 재현성 등을 검증할 수 있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정찬권 교수는 “갑상선에서 DNA 메틸화 연구는 그동안 연구가 미진한 분야였으나, 본 연구진은 최신의 기법을 활용해 신규 바이오마커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검사법을 임상 현장에 도입한다면 갑상선 결절의 진단 정확성을 높여 불필요한 재검사나 수술을 줄일 수 있으며, 갑상선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에게는 예후 판정 및 추후 치료 방침 결정에 도움을 주는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김용성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갑상선암의 발생 및 진행에 DNA 메틸화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새로이 발굴된 (MMP7, MICAL2, 및 DIAPH1) 유전자 상의 DNA 과메틸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악성 갑상선암의 진단 및 예후 판정을 위한 실용화 기술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한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갑상선 분야 세계적 저널인 싸이로이드(Thyroid, IF 7.786) 최근호(2020년, 30권 2호)에 게재되었다.

 

[연구 결과 개요]

□ 연구배경

○ 갑상선유두암종(Papillary thyroid carcinoma, PTC)은 가장 흔한 갑상선암이며 과거 30년간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였다. PTC는 이질적인 분자학적 및 임상적 특징들을 갖는 10개 이상의 조직학적 변형들이 존재한다.

○ 2017년의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갑상선암의 분류기준에 따르면, 유두암종의 비침윤성피막형성소포형 (noninvasive encapsulated follicular variant)의 대부분은 여포갑상선종양(NIFTP, noninvasive follicular thyroid neoplasm with papillary-like nuclear features)으로 재분류되었다.

○ 과거에 악성 유두암종의 한 유형으로 분류되었던 여포갑상선종양은 더 이상 악성이 아니며 불확실한 악성 잠재성을 갖는 경계성 종양(borderline tumor)으로 하향 분류됨으로 인해 이를 구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개발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 DNA 메틸화(methylation)는 사이토신-구아닌 이중 뉴클레오타이드(CpG)에서 사이토신의 5‘ 위치에 메틸기가 첨가되는 가장 잘 알려진 후성학적 변화이다.

○ 종양세포에서 종양억제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의 비활성화는 유전자의 프로모터 부위에서 과메틸화(hypermethylation)을 통해 발생할 수 있고, 종양 유전자(oncogene)는 프로모터 저메틸화(hypomethylation)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다.

○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헨서(enhancer) 부위에서의 DNA 메틸화가 표적 유전자 발현의 조절을 통해 암 발병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 연구내용

○ 연구를 통해 갑상선암 특이적으로 변화하는 수천개의 뉴클레오타이드(CpG) 위치에서 DNA 메틸화 변화가 관찰되며, DNA 메틸화 변화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하였다.

○ 연구팀은 유전자의 프로모터 또는 인헨서 DNA에서의 메틸화 변화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어 갑상선암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혔으며, 경계성 종양과 악성 종양을 구분할 수 있는 신규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를 발굴하였다.

○ 특히 MMP7, MICAL2, 및 DIAPH1 유전자의 DNA 메틸화가 악성 갑상선암에서 매우 감소하는 사실을 밝혔다.

■ MMP7 (matrix metalloproteinjase-7): MMP 유전자 그룹에 속하는 유전자로써, 암 형성 및 전이에 관여한다고 보고된 유전자

■ MICAL2 (microtubule associated monooxygenase, calponin and lim domain containing 2): 암세포 증식 및 상피간엽이행(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을 촉진시킨다고 보고된 유전자

■ DIAPH1 (diaphanous related formin-1) : 대장암의 전이와 관련성이 보고된 유전자

○ 또한 갑상선암 특이적으로 DNA 과메틸화가 되는 부분은 TEAD family 전사 인자와 관련이 있으며, 반대로 저메틸화가 발생하는 부분은 Fra, JunB, Bach 등의 전사 인자와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 본 연구의 성과는 유전자의 프로모터 및 인헨서 DNA에서의 메틸화 변화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어 갑상선 발생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히고, 특히 MMP7, MICAL2, 및 DIAPH1 유전자의 DNA 메틸화가 악성 갑상선암에서 매우 감소하는 분자 바이오마커임을 알아냈다. 그러므로 이 분자 마커를 이용하여 악성 갑상선암의 진단 및 예후 판정을 위한 실용화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성과의 의미

▶ 갑상선암과 DNA 메틸화 변화의 관련성 규명

○ 갑상선암 특이적으로 변화하는 수천개의 CpG 위치에서 DNA 메틸화 변화가 관찰되며, DNA 메틸화 변화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갑상선암 발생에 있어 DNA 메틸화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또한, 갑상선암 특이적 DNA 과메틸화가 되는 부분은 TEAD family 전사 인자와 관련이 있으며, 반대로 저메틸화가 발생하는 부분은 Fra, JunB, Bach 등의 전사인자와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 경계성 종양과 악성 종양을 구분 지을 수 있는 DNA 메틸화 마커 발굴

○ 악성 갑상선암에서 MMP7, MICAL2, 및 DIAPH1 유전자에서 DNA 메틸화가 의미 있게 감소함을 대규모 환자 코호트 연구에서 입증하여 악성 갑상선암의 진단 및 예후를 판정하는 실용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갑상선암의 과잉 진단 및 이에 따른 불필요한 수술을 크게 줄여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 문답]

Q,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유전자상의 프로모터 뿐만 아니라 인헨서 위치에서의 DNA 메틸화 변화가 갑성선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그리고 갑상선암 특이적 신규 DNA 메틸화 마커를 규명한 것이다."

Q, 어디에 쓸 수 있나.

"경계성 종양과 악성 종양을 구분할 수 있는 분자 마커로 활용하여, 갑상선암의 진단 및 예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Q, 실용화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 것으로 예상하나.

"검증에 필요한 제품의 개발 속도 및 코호트 검증에 따라 실용화 소요시간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

Q,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전향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갑상선암 진단의 정확도를 검증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Q,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갑상선암에 대한 과다진단 및 과잉치료의 의료사회적 문제가 발생되고 있지만, 경계성 종양과 악성 종양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분자 마커가 거의 보고 되지 않아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Q, 연구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신규 발견된 DNA 메틸화 마커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갑상선암의 다양한 아형에서 검증을 진행을 하였는데, 이때 임상 시료를 얻는 것이 어려웠다."

Q,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다양한 유전체 기술을 활용한 분자마커 연구를 통해 분자 마커의 개발 및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

Q,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해달라.

"본 연구 성과는 코딩 RNAs 위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기존연구를 벗어나기 위해, 인헨서 부위의 커버리지를 가지고 있는 최신 기술을 활용했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었을 때 남들보다 빠르게 연구 아이디어에 접목 시키는 것은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서 중요한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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