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면역체계가 췌장 베타세포(beta cell)를 공격하는 것을 막아 제1형 당뇨병 발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방법이 미국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제1형 당뇨병은 우리 몸속 면역체계의 중요 부분인 T세포(T cell)가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장 베타세포를 신체에 대한 위협으로 오인해 공격해 망가뜨림으로써 인슐린 생산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한다.
인슐린은 정상적으로 생산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인슐린이 몸 속에서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과는 달리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 자체가 생산되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매일 식단을 조절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으며, 혈당 수치를 측정해야 한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2천만 명의 사람들이 이 질병과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제1형 당뇨병의 발병 자체를 막을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었지만, 혈액 검사를 통해 발병 여부를 예상하는 것은 가능했다. 미래의 제1형 당뇨병 환자 혈액에는 발병하기 3~4년 전부터 베타세포에 대한 항체가 검출되기 때문이다.
미국 위스콘신 의과대학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렇게 베타세포에 대한 항체가 생긴 경우에도 베타세포에서 유전자 하나를 제거하면 T세포가 베타세포를 항원으로 감지하지 못해 당뇨병이 발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제거한 유전자는 RE1-알파 유전자(RE1-alpha gene)다. 이 유전자를 제거하자 베타 세포는 잠시 세포 증식 작용을 멈춘 뒤, 약간의 휴지기를 거친 후 T세포로부터 오인되지 않는, 즉 항체를 만들지 않는 정상적인 베타세포로 다시 분화됐다.
연구팀은 “잠시 세포 증식 작용을 멈추는 시기에 인슐린 생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시적인 고혈당 현상이 발생하지만 정상적 베타세포로 분화된 뒤에는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생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1년이 지나도 실험 대상 쥐의 베타세포의 인슐린 생산 기능은 잘 작동했다”며 “쥐의 1년은 사람의 40~50년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제1형 당뇨병 위험군들이 효과적으로 발병을 막을 수 있는 예방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는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