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지구촌을 캄캄한 어둠의 세계로 몰아넣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이 바이러스 하나가 공항과 항만, 교통, 공장, 기업, 학교, 시장 등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다. 지구촌을 움직이는 나라 미국도 꼼짝을 못하고 있으니, 이 바이러스의 위력은 거의 절대적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고마울 때가 있다.
# 하나는 오는 7월 24일 개막 예정이었던 제32회 도쿄올림픽을 멈춰 세운 것이다. 방사능 올림픽이 될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개최를 고수했던 아베의 콧대가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미세한 코로나 바이러스 하나에 꺾인 것이다.
과거 1·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모두 세 차례 올림픽이 취소된 적은 있지만 대회 자체가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계 올림픽을 기준으로 1916년 예정된 베를린올림픽은 1차 세계대전으로, 1940년과 1944년 예정된 도쿄올림픽과 런던올림픽은 2차 세계대전으로 각각 취소된 바 있다.
군국주의의 상징인 아베의 입장에서 보면 속이 썩을 일이지만, 지구촌의 많은 나라들은 도쿄올림픽 1년 연기 소식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들은 1년 연기가 아니라, 아예 취소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며 교과서마저 왜곡하는 ‘수구꼴통’ 아베에 대한 실망감이 그만큼 큰 까닭이다. (물론 아베를 좋아하는 한국의 수구꼴통도 없지는 않겠지만.)
# 코로나19가 고마운 또 하나의 이유는 모든 걸 멈춰 세움으로써, 환경오염으로 시름하고 있는 지구를 잠시나마 쉴 수 있게 할 수 있겠다는 비극적 현실에 기인한다.
인류학자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금세기 안에 인류가 종말을 맞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금 인류에게 다가오고 있는 종말은 다분히 종교에 심취돼 있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근거없는 종말론과는 궤를 달리한다.
이상기온에 따른 지구촌의 생태계 파괴는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동·식물 등 이미 많은 생명체가 사라졌고 지금도 사라져가고 있다. 인간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대신, 에이즈바이러스(HIV)와 코로나19와 같은 결코 반가울 수 없는 바이러스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의 과욕이 부른 참극(慘劇)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자신들의 안락(安樂)이나 생명 이외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개발과 파괴를 인류발전의 능사처럼 여기며 인류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 이들은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금세기 종말론을 기우(杞憂)로 까지 여기는 경향이 있다. “언제는 안 그랬나?” “그 때 가면 또 방법이 있을 거야”라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수구꼴통’ 아베가 그런 것처럼 개발과 파괴를 좋아하는 부류의 인간들은 지구촌에서 부자로 살아가고 있는 기득권 보수주의자들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친환경보다 원자력 발전을 선호한다는 점에서도 묘하게 닮아 있다. (물론 한국이라고 예외는 아니겠지만.)
이런 걸 생각하면 코로나19가 모든 걸 멈춰 세운 지금이 안타깝지만 행복한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에 의해 병든 지구에 잠시나마 휴식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