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낯선 '재택근무' … 효율성 파악 기회로 삼아야
아직은 낯선 '재택근무' … 효율성 파악 기회로 삼아야
  • 안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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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1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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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각 기업이 시행하고 있는 재택근무가 벌써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까지겠지, 2주면 끝나겠지 했던 재택근무가 한 달씩이나 지속되자 재택근무의 효율성 등을 둘러싼 말들도 무성하다.

언론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언론은 '현장' 출근이 필수지만, 재택근무를 하는 언론사도 상당수에 달한다. 대신 전화 등으로 취재를 한다. 이런 근무방식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이 창간한 지난 1896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는 말도 나온다. 전염성 높은 바이러스가 기자들의 일상까지 완전히 뒤바꿔놓은 셈이다.

기자가 몸담은 헬스코리아뉴스도 2월 마지막 주부터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사실 재택근무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던 삶이었다. 출근을 준비하는 데 별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출퇴근 시간 사람들로 가득 찬 대중교통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며,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점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장기간 재택근무를 경험해보니, 이러한 부분은 실제 상당한 장점으로 다가왔다.

우선 출퇴근에 시달리지 않다 보니 확실히 몸이 피곤하지 않았다. 평소 1시간 가까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할 때에는 회사 책상 앞에 앉자마자 '힘들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일쑤였다. 퇴근 후 같은 과정을 거쳐 집에 돌아오면 '피곤하다, 빨리 자고 싶다'는 생각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왕복 2시간의 출퇴근 시간이 사라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다.

업무를 일찌감치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별다른 준비 과정 없이 노트북만 켜면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퇴근 시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혹시 일과 시간 중 놓친 자료는 없는지, 새로 들어온 자료는 없는지 오히려 수시로 확인하게 된다. 이 역시 늘 옆에 두고 있는 노트북만 켜면 가능한 일이다. 출퇴근에 드는 시간까지 업무에 사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성 면에서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과 가정의 분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은 재택근무의 가장 큰 단점이다. 노트북과 함께 일을 시작하지만, 두 돌배기 아이는 마치 본인의 장난감인 양 노트북 키보드를 신나게 두드렸다. 아이를 피해 공간을 옮기자 이번엔 아이가 여기저기 늘어놓은 장난감 속 '상어 가족' 노래가 업무를 방해했다.

지속해서 집안 살림을 돌봐야 하는 것도 문제였다. 엄연히 재택 '근무'를 시행 중이었지만 아무래도 집에 있다 보니 업무 시간임에도 '가사'를 외면할 수 없게 된다. 회사 업무 도중에 설거지·분리수거·쓰레기 배출 등도 함께하다 보면 하루가 더 빠르게 지나가는 기분이다.

대면 미팅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단점 중 하나다. 인터넷상으로 기삿거리를 찾고 전화나 메시지 등을 통해서만 취재를 하다 보니 답답한 부분도 없지 않다. 이런 사정은 기자가 출입하는 제약업계도 같다. 기업마다 외근이나 외부 미팅 등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져 대다수 직원들이 기자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20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들이닥친 코로나19라는 신종 전염병은 다수의 기업에 대규모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지시한 기업도, 지시받은 직장인도 대부분 재택근무가 처음이었던 데다 정해진 방식이나 매뉴얼이 없어 크고 작은 혼란은 피할 수 없다. 어디까지 회사에 보고를 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내 재량으로 할 수 있는지 혼란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변형 바이러스는 언제 또 인류를 위협할지 모른다. 그 때 역시 지금과 같은 집단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꼭 전염병이 아니더라도 5년 또는 10년 후에는 출퇴근이나 사무실의 개념이 사라지고 재택근무가 보편적인 업무 형태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각 기업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매뉴얼까지 확립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로 삼길 바란다. 

우리는 지금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따져볼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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