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의 함정-上] 여성중심 지원정책 바꿔야
[저출산의 함정-上] 여성중심 지원정책 바꿔야
  • 박정식
  • 승인 2020.01.2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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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시대를 맞은 오늘날 난임과 불임 문제는 선진국들이 해결해야할 최대 현안이다. 가뜩이나 결혼을 싫어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결혼 연령마저 늦어지면서 가정에서 아이들 울음소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더욱 심각하다. 부부합계 출산율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0명대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대로 가면 국가의 존립 기반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지만, 정부의 지원정책은 여전히 여성쪽에 쏠려 있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남성의 난임문제를 외면한 이러한 정책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저출생 극복 방안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임신 남편 아내 부부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2018년 기준 우리나라 부부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이다. 이는 세계 유일의 ‘0명대 합계출산율’이지만,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집계된 합계출산율은 0.88명으로 더욱 낮아졌다. 인구절벽 문제가 더 이상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난임부부를 대상으로 시술비를 지원하는 등 지난 10여년간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펴오고 있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성과는 나오고 않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난임문제의 경우 남성 요인이 거의 반절을 차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음에도 정부의 정책이나 지원이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며 특단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대한남성과학회 문두건 회장(고려대구로병원 비뇨기과 교수)은 “정부가 지난 10여년간 시행한 대표적인 인구증가정책은 난임부부 대상의 난임시술비 중점 지원이었다”며 “투입예산에 비해 효과는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산부인과적 난임지원예산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장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남성난임 환자

서주태 비뇨의학과 서주태 대표원장은 난임에 대해 “1년간 피임 없이 정상적인 부부 생활과 성관계를 해도 임신이 되지 않는 부부는 난임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주태 원장에 따르면 정상 부부의 임신 가능성은 정상적인 성생활 후 첫 달에 20~25%, 6개월에 75%, 1년에 85~90%에 이른다. 반면 1년간 피임없이 정상적인 부부 생활과 성관계를 하더라도 임신이 되지 않는 약 15%의 부부는 난임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이들은 난임의 원인을 찾는 검사를 하게 된다.

난임 부부을 대상으로 난임의 원인을 살펴보면 33%는 남성에게 문제가 있으며, 20%는 남성, 여성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 즉 약 50%가 남성적 요인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우리나라에서 난임 판정을 받는 여성은 줄고 있는 반면, 남성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난임 진단을 받은 남성은 6만7270명이다. 2014년 4만8992명과 비교하면 1만827명 늘어났다. 이와는 달리 2018년 난임 진단을 받은 여성은 13만5268명으로 2014년 16만1731명과 비교하면 2만6463명이 줄었다.

문두건 회장은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치감을 느껴 병원을 찾아 진료 받는 것을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며 “수치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남성난임 환자는 더욱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남성난임 치료하면 출산률 쑥쑥

난임 진단을 받은 남성은 난임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문진을 통한 자세한 병력청취와 신체검사 후 2~3회에 걸쳐 정액검사 및 호르몬 검사를 받는다. 이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난임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원장에 따르면 남성난임의 문제는 일반적으로 정액 내의 정자가 있지만 정자의 개수, 운동성 혹은 모양의 이상이 있는 질적 문제가 대다수다. 또 정계정맥류와 같이 음낭 내의 혈관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청소년기에 정계정맥류가 발생되면 고환의 성장을 저해하며 만성적인 고환통을 유발한다. 뿐만 아니라 정액의 질에 영향을 줘 정자의 운동성과 모양에 이상을 발생시킨다.

다행인 것은 정계정맥류는 수술적 교정이 가능하고, 수술 이후 점진적으로 정액의 질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연임신의 확률은 45~60%까지 올라간다.

폐쇄성무정자증 역시 수술적 교정이 가능하다. 폐쇄성무정자증의 경우 고환에서는 정상적으로 정자가 생성 되지만, 정자가 지나가는 길인 부고환 또는 정관이 막힌 경우 무정자증을 보인다. 따라서 이 같은 경우 고환에서 정상적으로 정자가 형성 되기 때문에 막힌 원인을 찾아서 수술적으로 교정을 해주면 정상적인 자연임신이 가능하게 된다.

서주태 원장은 “남성난임 환자의 경우 정확한 진단으로 수술적 교정이 가능하다면 여성배우자에게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시술을 권할 필요가 없으며, 자녀계획에도 좀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헛다리 짚는 정부 정책

난임의 절반가량은 남성 측 요인이라는 점과 간단한 수술로 난임을 근본적으로 해결 할 수 있다는 점이 맞물리면서 남성난임 환자에 대한 치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정책은 여성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두건 회장은 “남성 측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한 채 난임해결 정책에 대한 국가예산이 산부인과 쪽으로 치우쳐져 있어 비뇨의학과에서는 자연스럽게 관심도가 떨어지고 남성난임 환자를 소외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대한비뇨의학회 이규성 회장 역시 “비뇨의학과 개원의 중 남성난임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이를 수소문 해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며 “이는 장비와 시간, 노력에 비해 턱없이 대가가 부족해 현실적으로 남성난임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동안 정부가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펼쳐온 난임해결 정책의 효과가 미비한 만큼 비뇨의학과가 참여해 남성난임 해결을 고민해봐야 할 때가 왔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10년 동안 아이가 없던 한 가정은 뒤늦게 남편에게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치료를 받은 결과 2세 출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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