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이 새해 제약·바이오산업 발전 키워드로 산·학·연·병 등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 부처·지자체·공공기관 등이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을 꼽았다.

원희목 회장은 15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협회 4층 강당에서 '2020 제약·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에 건다!'를 주제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 제약·바이오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원 회장은 기자간담회 시작에 앞서 "제약·바이오산업은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신 성장 동력이자 국민산업으로 확고하게 인식됐다"며 "정부의 3대 중점육성산업이자 국민 건강을 지키는 사회안전망 역할에 대한 시민사회의 공감대 확산은 올해 제약·바이오업계의 무거운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제약·바이오산업은 총체적인 혁신의 실천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것을 지상 과제로 삼겠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현장의 위기감이 혁신을 위한 실천적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회장은 가장 먼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국내외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글로벌 시장 환경은 자국 제약·바이오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세계 각국의 정책으로 인해 '비관세장벽'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국가 간 산업지원 정책 수립도 경쟁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올해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협업을 통한 R&D 신약 개발 모델이 글로벌 시장의 확실한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방향과 속도 측면에서 다국적 빅 파마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약가 통제와 유통 투명화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원 회장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5개년 계획에 반영된 정부의 약품비 절감 대책에 따른 파장은 산업계가 올해 직면할 큰 도전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제네릭 의약품, 만성질환 의약품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가격 통제 방안이 예고된 상황에서 유통시장 투명화를 위한 정부의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 처벌 활동과 관리, 감독 기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희목 회장은 2020년 총체적인 혁신의 실천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먼저 글로벌 진출을 위한 거점 확보 계획을 밝혔다. 올해 30개 이상의 국내 제약기업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혁신 생태계에 직접 뛰어들어 Global Open Innovation(GOI)으로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한다는 게 원 회장의 계획이다.

원 회장은 "케임브리지 혁신 센터(CIC) 입주 등을 통해 미국 바이오 생태계에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영국 시장에서는 케임브리지대학 밀너 컨소시엄에 가입해 혁신 신약 공동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학계와 산업계, 투자자 등의 전문성 확보, 최신 기술 정보의 교류, 서로의 문제 해결 및 니즈 충족을 위한 혁신 생태계 코어 구축을 위해 Open Innovation Club(KPBMA OIC) 신설도 추진한다.

KPBMA OIC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제약·바이오산업 및 의약품 정보의 허브 역할을 위한 KPBMA O-K center의 온라인 서비스 가동도 준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보 습득이 어려운 바이오벤처, 빠른 글로벌 정보 취득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필요한 바이오 전문 인력이 부족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기관 설립도 지원한다.

원 회장은 "중국의 발 빠른 추격과 민첩한 대응을 고려할 때 산업현장 수요에 부응하는 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 교육기관 설립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프로젝트 추진이 필요하다"며 "산업계는 이 같은 교육기관 설립에 속도가 실리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나아가 아시아 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약품 품질을 제고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해서 늘리고 있는 기업은 물론, 제네릭 의약품의 제조·판매를 주로 하는 중견·중소 제약·바이오 기업도 R&D를 기본으로 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게 원 회장의 설명이다.

원 회장은 "제조 및 품질관리 강화로 제네릭 의약품이라도 허가, 생산 등 모든 공정에서 연구 개발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규모가 작다 하더라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강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면서 더불어 국민 신뢰, 글로벌 진출 기대에 부응하는 환경과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신약개발지원센터 가동도 본격화한다. 병원 등이 보유하고 있는 보건의료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역량을 배가할 경우 AI를 활용해 보다 가능성 높은 신약후보 물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 회장은 "지난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설립한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는 민·관 협업과 공동 운영의 대표적인 모델"이라며 "사업 계획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의 선진 제약사 추격에 날개를 다는 강력한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 회장은 성공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육성 정책 실행과 산업계의 경영혁신이 조화를 이루는 '민·관 협업을 통한 책임 완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엄격한 규제가 필수적이고, 기술 격차에 따른 글로벌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산업인 만큼, 민·관 협업이 필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부가 신약 개발을 위한 R&D 지원 금액을 대폭 확대해 산업육성 의지를 실행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원 회장은 "연간 2조7000억원의 민·관 총 R&D 투자자금 중 정부 투자 비중을 현재 9.1% 수준에서 일본 수준인 20% 이상으로 상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약가인하 위주의 가격통제 정책에서 벗어나 '약품비 효율화'의 정책 목적을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험의약품 관리 제도를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원 회장은 "산업계는 민·관 협업의 한 축이자 오픈 이노베이션의 추진 주체로서 그 역할을 최선을 다해 수행할 것"이라며 "연구, 개발, 생산, 마케팅 전 분야에서 개방형 혁신을 실행에 옮기고 내수산업의 한계를 극복하며 품질경영과 윤리기반을 확고히 해 제약·바이오산업이 대한민국의 핵심 산업을 넘어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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