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상포진 국가예방접종 포함 여부 고심 중
정부, 대상포진 국가예방접종 포함 여부 고심 중
고려대 최원석 교수, 질병관리본부 정책연구용역과제 수행

“비용 대비 효과적” ··· 문재인 정부 복지정책에 포함 가능성

SK바이오사이언스 최대 수혜주 부상 ··· 시기 결정만 남은셈
  • 박정식
  • admin@hkn24.com
  • 승인 2019.12.30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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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대상포진 생백신(Zoster Vaccine Live·ZVL)을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도입할 경우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책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대상포진백신의 국가예방접종 도입에 따른 비용효과 분석’을 주제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가 수행한 정책연구용역과제다.

질병관리본부의 성인 예방접종 일정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발병 시 급성 및 만성 통증으로 인해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 상당한 질병부담을 유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상포진을 앓은 60세 이상 고령층은 절반 이상이 통증이 심하게 오래가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합병증으로 남는다. 뿐만 아니라 눈을 침범한 경우에는 시력감소나 실명이 올 수 있으며, 운동신경에 침범한 경우에는 심한 근력약화가 올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 등 주요국에서는 대상포진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시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상포진 백신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약 15만원~20만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 탓에 접종률은 약 10%(50대 이상)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대상포진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에 도입해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최원석 교수는 대상포진 백신의 국가예방접종 도입에 따른 비용-효과비(ICER)를 분석했다.

비용-효과비는 의학적 처치를 받아 추가로 얻게 된 삶(수명)을 질적·양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삶의 질 보정 생존연수’(Quality Adjusted Life Year·QALY)가 1년 높아지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말한다.

비용-효과비가 낮을수록 비용대비 효과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2만5000달러 미만(한화 약 2902만5000원)일 경우 효과가 매우 높고, 2만5000∼3만8000달러(한화 약 2902만5000원~4411만8000원)의 경우 효과가 중간 정도 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백신 주사기

 

마르코프 모형으로
비용 대비 효과 분석

최 교수는 대상포진 백신의 비용-효과비 분석을 위해 마르코프 모형을 사용했다. 이 모형은 과거에 있었던 변화를 토대로 앞으로 나타날 변화를 연속적으로 예측하는 데 사용되는 모형으로 확률적 정보를 제공한다.

분석 대상은 50세부터 100세까지로, 분석 주기는 1년으로 설정했다. 단 대상포진은 사람 간에 전파되는 질환이 아니므로 집단면역은 감안하지 않았다. 또 대상포진으로 인한 사망은 임상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우리나라에서 인용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사망으로 인한 손실도 감안하지 않았다.

연구의 기본 시나리오는 대상포진 생백신을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접종하며 국가예방접종 도입 첫 해에 따라잡기 접종을 하는 것으로 선정했다.

비용-효과비 임계값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수행한 ‘보건의료 의사결정에서 비용-효과성에 관한 아시아 공동연구’ 보고서의 결과를 인용해 질 보정 생존연수(QALY) 당 최대 지불의사금액(Willingness To Pay·WTP)인 3050만원으로 정했다.

 

비용 대비 효과적인
생백신·재조합백신 도입

연구 결과 65세 이상 모든 연령군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생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에 도입하는 경우 비용 대비 효과적이었다. 비접종 대안과 비교해 비용-효과비(ICER) 값이 2282만3984원/QALY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모든 연령군에서 재조합백신을 국가예방접종에 도입하는 대안과 비접종 대안을 비교한 분석에서는 비용-효과비 값이 1480만1760원/QALY으로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보였다.

65세 이상 모든 연령군에서 생백신과 재조합백신을 함께 국가예방접종에 도입하는 대안과 비접종 대안을 비교한 분석에서는 비용-효과비 값이 1737만5863원/QALY로 이 역시 비용 대비 효과적이었다. 

 

대상포진 발생률·전이확률·접종비용 등 변수

다만 이 연구에는 변수가 있었다. 민감도 분석 결과를 보면 ▲대상포진 발생률 ▲대상포진 후 신경통 전이확률 ▲생백신 접종비용(백신가격+접종행위료)이 비용-효과비 값 결과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 교수가 세가지 값에 대해 한계점 분석을 시행한 결과를 보면 ▲대상포진 발생률이 기본값의 77.2% 미만으로 감소하는 경우, 각 연령별 대상포진 후 신경통 전이확률이 기본값의 68% 미만으로 감소하는 경우, 생백신의 국가예방접종 접종비용이 11만1936원 이상으로 증가하는 경우 비용-효과비 값이 임계값을 넘어섰다.

즉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생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 도입은 비용 대비 효과적이긴 하나, 대상포진 발병률이나 대상포진백신 접종비용 등이 달라지는 경우 비용 대비 효과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책 결정에 한 가지 자료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국가예방접종사업의 목적, 성인예방접종의 특성, 가용한 재정, 실행 가능성, 국가예방접종사업 후보 백신 중 우선순위 등 다양한 인자에 대한 추가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대상포진예방백신 '스카이조스터'
SK바이오사이언스 대상포진예방백신 '스카이조스터'

이에따라 정부가 언제쯤 대상포진을 국가예방접종에 포함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복지 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그리 머지않은 장래에 국가예방접종의 범위안에 대상포진을 포함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대상포진을 국가예방접종에 포함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SK케미칼에서 분할 설립된 백신전문 독립법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세계 두번째로 대상포진예방백신 ‘스카이조스터’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대상포진예방백신은 ‘스카이조스터’를 비롯, MSD의 ‘조스타박스’, GSK의 ’싱그릭스’ 등 3종이다. 이들 백신의 접종 비용은 15만~20만원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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