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 제약시계 ··· 무르익는 3세 경영
째깍째깍 제약시계 ··· 무르익는 3세 경영
수익성 개선, 정체성 찾기 등 과제 산적
  • 곽은영
  • admin@hkn24.com
  • 승인 2019.12.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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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130년 역사의 한국 제약업계에 3세 오너경영이 무르익고 있다. 특히 3세 경영자들은 2세 경영시대와 달리, 유학파 출신의 30대 젊은 오너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보수적 기업문화의 혁신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최근에 전면에 나선 30대 오너 경영자는 보령제약의 오너 3세 김정균 대표(34)다. 지난 11일 보령홀딩스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된 그는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장남이다.

미시건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중앙대학교 의약식품대학원에서 사회행정약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김 대표는 삼정KPMG에서 근무하다 2014년 28살에 보령제약 전략기획실에 이사대우로 입사했다. 이후 전략기획팀, 생산관리팀, 인사팀장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고 2017년 1월 보령홀딩스 사내이사 겸 경영총괄 상무로 선임된 데 이어 올해 12월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의 등장으로 기존에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던 안재현 보령제약 대표이사는 보령홀딩스 대표직을 사임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김은선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을 당시 제기됐던 3세 경영에 대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적중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균 대표는 보령제약 재직 시 △내부 경영체계 개선 △투자 우선순위 재설정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규사업 진출 △투명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정착 등을 주도하며 보령제약 수익성 개선에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룹 전체의 성장 비전을 제시해야하는 자리에 올라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일단 보령제약의 대표 제품인 고혈압치료제 ‘카나브’ 이후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일성신약의 윤종욱 대표(33) 역시 올해 초 형인 윤종호 이사(36)를 제치고 대표이사로 먼저 승진한 30대 오너 경영자다. 일성신약 창업주 윤병강 회장의 손자인 윤종욱 대표는 현재 부친인 윤석근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부자경영을 하고 있다.

미국 페이스대학 금융학과를 졸업하고 2015년 일성신약에 입사한 윤종욱 대표는 근무 년수가 2년째 되던 2017년 등기임원으로 신규 선임되고 그로부터 2년 후인 올해 초 대표에 오르는 등 제약업계 내에서도 보기 드문 초고속 승진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지분율은 아직 0.22%에 불과해 지분 승계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성신약은 현재 수익성 부진과 제약사로서의 정체성 결여 등이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어 윤종욱 대표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린다.  

삼일제약 허승범 대표이사 부회장(38)은 일찌감치 3세 경영자로 자리잡았다. 허강 삼일제약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인 허용 명예회장의 손자인 그는 미국 트리니티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삼일제약 마케팅부에 입사했다. 이후 기획조정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2013년 3월 대표이사 부사장, 2014년 9월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해 부회장에 올랐다.

경영수업을 받을 때부터 회사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온 허승범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주주배정 유상증자 이후 부친의 지분율을 앞지르며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허 부회장은 이후에도 꾸준히 지분을 늘려 지난 3분기 기준 회사 주식 11.46%를 보유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공고히 했다. 사실상 실권을 잡은 것이다. 삼일제약은 본격적인 3세 경영에 접어들며 경영권은 안정적으로 승계했지만 수익성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1980년생인 국제약품 남태훈 대표이사 사장(39)은 회사의 리베이트 사건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유명인사가 된 30대 오너 경영자다.  남영우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 고 남상옥 회장의 손자인 그는 미국 보스턴주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국제약품에 입사해 마케팅부, 기획관리부, 영업관리부를 거쳐 2015년 공동대표, 2017년 1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재임중 리베이트 사건에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나면서 ‘부도덕한 경영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본격 3세 경영에 들어선지 2년이 지났지만 지분 승계는 아직 미미하다. 국제약품은 실적도 좋지 않아 그는 수익성 개선과 기업 이미지 개선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모두 안고 있다.  

이밖에 동아제약 강정석 부회장(55)과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이사(52)도 30대에 경영에 참여한 대표적 오너 3세다.   

한편 오너 3세는 아니지만 대표적인 30대 오너 경영자로 꼽히는 경동제약 류기성 대표이사 부회장(37)은 지난 9월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실권을 장악했다. 창업주 류덕희 회장이 주식 190만주를 증여하면서 류 부회장의 지분율이 13.94%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류 부회장은 2006년 24살에 경동제약에 입사한 이래 기획조정실장, 계열사 류일인터내셔널 지사장, 2011년 경동제약 대표이사 부사장을 역임하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이후 2014년 32세가 되던 해에 부회장으로 승진, 업계 최연소 부회장 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현재 류덕희 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 하에 경영지원본부를 맡고 있지만 류덕희 회장이 지난해말 “경동제약 1기는 막을 내리고 올해부터 2세 경영이 본격화된다”고 선언하면서 류 부회장 중심의 기업경영에 힘을 실었다. 

류 부회장은 수익성 개선과 기업의 낮은 인지도 재고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일반의약품 개발과 제품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오랜기간 쌓아 올린 보수적 기업 문화 탓에 아직도 “경동보일러는 알아도 경동제약은 모른다”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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