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치료제 전자약 ②] 30조 시장 뛰어든 제약업계
[꿈의 치료제 전자약 ②] 30조 시장 뛰어든 제약업계
GSK, 구글과 설립한 자회사 통해 개발 시작

엘러간·J&J 등 스타트업 인수로 모멘텀 장전

중견제약사 휴온스, 미래 시장 선제적 대응
  • 안상준
  • admin@hkn24.com
  • 승인 2020.0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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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제약업계의 적극적인 산학연구 결과로 개발된 수많은 의약품은 효과성과 안전성 면에서 획기적인 치료법이 됐지만, 간혹 높은 가격 등으로 인해 환자와 정부 재정의 부담이라는 문제를 낳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eyond the pill'(의약품을 넘어) 이라는 기치 아래 생체전자공학 기술에 기반한 '전자약'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전 세계 각국에서 전개되고 있다.

2020년 새해를 맞아 현재 미국·유럽 등 각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전자약과 관련한 여러가지 궁금증을 알아보았다.

[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앞서 1편의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자약 개발은 민간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기 자극을 이용한 치료는 이미 오래전부터 파킨슨병·난치성 통증·강직 개선 등에 이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그 외연과 적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차세대 신경 조절 장치 개발이나 전자약화에 주력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구글이 설립한 헬스케어 자회사 베릴리(Verily) 등이 대표적인 전자약 개발 기업 중 하나다.

GSK는 지난 2016년 베릴리와 합작으로 생체전자공학의약품(Bioelectronic medicines) 개발을 목표로 한 갈바니(Galvani Bioelectronics)를 설립하기도 했다. GSK와 베릴리는 7년간 최대 5억4000만 파운드(한화 약 8240억원)를 공동 출자하기로 했다.

갈바니는 기존 약물을 대체하며 신경전달을 바꾸는 소형화로 개발된 기기를 몸에 심어 모든 신경질환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수면, 편두통, 뇌졸중, ADHD 등을 포함한 다양한 신경정신과 질환 적응증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세한 전기 자극을 이용한 신경과 조직 재생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미국 노보큐어(Novocure)는 전기자극을 통해 뇌종양의 증식을 제어하는 파이프라인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로 4조원 대의 가치를 자랑한다. 독일 기업인 EBS Solutions은 전자약을 통해 녹내장을 치료하는 대형장비를 병원에 납품하고 있다.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전자약 개발을 시도하는 글로벌 제약사도 있다. 다국적 제약사 엘러간은 지난 2015년 코에 자극을 줘 눈물을 유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컨슈머 의료기기 연구·개발 회사 오큘레브(Oculeve)를 1억2500만 달러 규모에 인수했다.

존슨앤존슨(J&J)비전케어는 2017년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마이봄샘 기능저하(MGD, meibomian gland dysfunction)에 물리적 자극으로 각막 표면의 눈물층을 정상화해주는 장비를 연구개발한 TearScience를 인수했다.

국내 제약사 중에도 전자약 개발에 관심을 가진 기업이 있다. 휴온스는 지난 7월 전자약을 미래 헬스케어 산업을 이끌 차세대 혁신 의료기법으로 낙점하고 전자약 개발 스타트업 뉴아인과 '전자약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휴온스의 제약 산업 노하우와 뉴아인이 보유한 의료 IT 기술 결합을 통해 미래 헬스케어 산업을 이끌 의료기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휴온스측은 "궁극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전자약을 개발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휴온스 관계자는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휴온스의 미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가치 사슬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파이프라인과 사업모델이 필수"라며 "전자약은 고령화로 인해 늘어나는 만성질환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혁신 전자약을 개발해 헬스케어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다져가겠다"고 말했다.

 

휴온스와 뉴아인의 '전자약 개발 공동연구 협약식'에서 휴온스 엄기안 대표(오른쪽)와 뉴아인 김도형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자약, 상용화 시 제약산업에 충격 가져올 것"

전문가들은 전자약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되고 상용화가 진행된다면, 치료의 편리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제약산업에 상당한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전자약이 약물 부작용 및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면도 있고, 기존 약제의 효과 증강 및 보강 효과도 있기 때문에 도입이 빠르게 진전될 수 있어서다.

검증 결과가 축적되고 안전성 검증이 진행되면 현재 약물 치료에 비해 부작용 감소, 통원 빈도 감소, 반영구적 치료 효과, 치료비용 감소 등의 강점이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관계자는 "전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를 유형별·질환별로 보면 매출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로직스 대상 질환은 전자약이 대상으로 하는 질환과 거의 겹쳐있다"며 "자가면역 질환의 항체 의약품이나 대사·내분비계 질환의 단백질 체제의 대체재로 전자약을 선택한다고 가정하면 수백억 달러의 시장 잠재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약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기술 기반과 파트너십을 요구하는 만큼, 향후 경쟁우위가 아니라 타 산업과의 '협력적 경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교감을 나눠 온 영역과는 다른 학문 분야, 스타트업, 파트너 기업의 선정 및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전통적인 제약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관계자는 "신규 사업을 개척하는 데 있어 어느 한 회사가 단독으로 기술 창출과 사업 개발을 하며 가치사슬 전체를 커버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든 만큼, 앞으로의 제약산업은 적자생존의 경쟁이 아닌 협력적 경쟁 능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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