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메디톡스 법정 공방 속 휴젤 급부상
대웅제약·메디톡스 법정 공방 속 휴젤 급부상
국내 매출·영업익 동반 성장

'보툴렉스' 中 허가 심사 돌입

대웅제약보다 메디톡스 부담 클 듯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19.11.1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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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 ‘보툴렉스주’
휴젤 ‘보툴렉스주’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두고 수년 동안 소모전을 펼치는 사이 제3 세력이었던 휴젤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정중동' 전략을 펼치며 빠르게 선행 주자들을 추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아직 실적 공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3분기 509억원의 매출액과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213%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해부터 중국이 보툴리눔독소제제의 불법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따이공'(보따리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실적 하락세를 보였으나, 최근 톡신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외형이 증가한 데다 대손상각비 등 비용이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균주 분쟁의 영향으로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한 24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메디톡스를 상대로 한 소송 비용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줄어든 28억원에 그쳤다.

메디톡스 역시 3분기 매출액이 5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1% 줄어든 132억원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수익성 하락의 주요 원인은 대웅제약과 마찬가지로 소송 비용의 영향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휴젤의 약진은 대웅제약보다 메디톡스에 더 많은 부담을 주는 모양새다. 

애당초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 특히 미국 시장 진출에 집중해 온 대웅제약과 달리 휴젤은 국내 시장에서 메디톡스와 선두 자리를 다투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도 메디톡스와 격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 내수 점유율 휴젤과 박빙
시가총액은 휴젤에 역전당해
中 '뉴로녹스' 허가 지연 … '보툴렉스' 심사 착수

메디톡스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가장 먼저 선보인 회사다. 대웅제약 '나보타', 휴젤 '보툴렉스' 등 후속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도 한동안 압도적인 점유율로 선두를 지켜왔으나, 최근 수년 동안은 휴젤과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시장 점유율은 두 회사가 박빙이지만 시가총액은 이미 휴젤이 메디톡스를 앞질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조9200억원을 기록하며 메디톡스(1조8260억원)를 넘어섰다. 이달 11일에는 휴젤이 1조9829억원, 메디톡스가 1조7375억원으로 그 차이가 더 벌어졌다.

메디톡스는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도 휴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자사 제품의 시판 허가는 계속해서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허가 당국이 휴젤 제품에 대한 심사에 착수해 시장 선점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휴젤은 지난 4월 중국에 '보툴렉스'의 시판 허가를 신청했으며,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NMPA)은 이달 초 해당 제품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회사 측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현지 시판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의약품 심사 진행 검색 사이트 'DRUGSEA'(위쪽)과 'YAOZH'에 등록된 휴젤 '보툴렉스' 심사 현황.
중국 의약품 심사 진행 검색 사이트 'DRUGSEA'(위쪽)과 'YAOZH'에 등록된 휴젤 '보툴렉스' 심사 현황.

메디톡스는 지난해 2월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NMPA)에 자사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뉴로녹스'('메디톡신'의 수출명)의 시판허가를 신청했으며, 현재 2년 가까이 심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NMPA가 '뉴로녹스'의 심사 단계를 '심사완성'에서 '심사대기'로 되돌렸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허가 시점이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치가 중국 NMPA에 영향을 줬다"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는 메디톡스의 수출용 '메디톡신' 일부 제품이 품질 기준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회수·폐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중국 언론도 한국 정부에 불량 의약품 수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자국에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인 '뉴로녹스'의 심사를 더욱 엄격히 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 메디톡스 측은 입장문을 통해 "시판허가와 관련해 중국 NMPA, 중국 약품심사평가센터(CDE) 등 유관기관과 원활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허가 심사도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업계는 현재 '뉴로녹스'의 시판허가가 지연되고는 있지만, 신청이 1년 이상 늦은 '보툴렉스'보다는 빠르게 허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격차는 크게 줄어든 상황으로, 휴젤이 예상한 시기에 '보툴렉스'의 허가를 받는다면 양사 제품의 중국 출시 시점은 불과 수개월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

만약 중국 허가당국이 한국에서 불거진 메디톡스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품질 논란을 문제삼아 심사를 더욱 지연하거나 중단할 경우에는 휴젤의 '보툴렉스'에 시장을 선점당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균주 분쟁으로부터 한 발 벗어난 덕에 휴젤은 별다른 위험부담 없이 내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집중할 수 있었다"며 "이미 미국 시장에서 제품을 출시한 대웅제약도 휴젤의 추격을 받고 있으나, 아직 중국에서 제품을 출시하지 못한 메디톡스의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휴젤은 현재 미국에서 '보툴렉스'의 추가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022년께 미국 현지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2021년 출시가 목표다.

이 관계자는 "특히 중국은 최근 자국에서 불법 유통되는 한국산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는데다 따이공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정식 시판 허가가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내수와 중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메디톡스 입장에서는 휴젤의 약진이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메디톡스는 휴젤 '보툴렉스'의 균주 출처에 대해서도 문제 삼은 바 있었던 만큼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휴젤을 상대로도 법적 분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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