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미국의 연구진이 ‘췌장 베타세포(pancreatic beta cells)’의 파괴를 막아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단백질의 역할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제2형 당뇨병 치료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웰리코넬 의과대학과 산하 뉴욕-프레스비테리언 병원 연구진은 최근 체지방에서 분비되는 체내 지방조절 단백질 아디프신(adipsin)이 많을수록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이 더 잘 유지된다는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연구진은 먼저 제2형 당뇨병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혈액 속 아디프신 수치와 혈당 조절과의 관계를 조사해, 아디프신 수치가 더 높을수록 당뇨병이 더 잘 조절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어 이번 연구논문의 수석 저자인 제임스 시 로(James C. Lo) 웰리 코넬 의과대학 의학·약학 부교수는 뉴욕 시나이산 아이칸 의과대학 연구진과 함께 아디프신이 사람의 베타세포 기능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C3a분자를 활성화하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 C3a는 베타세포를 손상시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Dusp26’이라는 효소를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이를 더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베타세포에서 ‘Dusp26’를 인위적으로 차단한 뒤 베타세포 기능 강화를 확인했으며 쥐 실험에서도 역시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제임스 시 로 교수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미국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the Framingham Heart Study) 코호트에 등록된 5570명의 혈액검사 수치를 분석해 실제 아디프신 수치가 높은 이들이 낮은 이들에 비해 당뇨병 발생 확률이 절반에 불과하다는 결과도 얻어냈다.
제임스 교수는 “제2형 당뇨병과 관련한 가장 큰 문제는 베타세포가 그 기능을 멈추고 희미하게 사라져 가는 것인데 지금까지의 치료법은 베타세포의 기능을 살리기 보다는 인슐린을 과다하게 투여해 혈당 수치만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디프신을 활성화하거나 ‘Dusp26’을 억제하는 방법을 통해 베타세포 기능 장애를 막고 인슐린 투여를 자제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진은 이를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약물로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