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경영 리더십-서울제약] 오너경영 회귀 ... 성장 모멘텀 확보 과제
[제약회사 경영 리더십-서울제약] 오너경영 회귀 ... 성장 모멘텀 확보 과제
  • 곽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7.03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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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오너는 그 기업의 상징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너 하기에 따라서 기업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너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풍부한 경영지식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미래를 읽는 혜안도 필요하다. 올해로 122년의 역사를 아로새긴 한국제약산업의 더 높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제약기업 오너(경영진)의 역량과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제약 본사.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제약 본사.

 

경영은 역시 오너가 해야(?) ... 황우성 회장 5년 만에 복귀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기자] 서울제약이 지난해 8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지 5년 만에 오너 경영체제로 재전환했다. 2013년 경영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오너 2세 황우성 회장(52세)이 몇 년간 유지돼 오던 전문경영인 체제를 깨고 다시 일선으로 복귀하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서울제약은 황준수 명예회장(82세)이 1976년 설립한 서울신약공업사가 전신이다. 황준수 명예회장은 1985년 12월 지금의 상호로 사명을 바꾸고, 2000년 장남인 황우성 회장에게 대표이사직을 물려주면서 서서히 경영에서 물러났다.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황우성 회장은 미시간대학교 MBA를 마치고 대우그룹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다 1995년 서울제약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2000년 대표이사직에 오른 이후 별다른 잡음 없이 회사를 이끌어오다 2013년 3월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그동안 이사회의 의장직만 유지해왔다. 

그렇다고 회사에 대한 영향력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올해 1분기 보고서 기준, 황우성 회장은 서울제약의 최대주주로 20.4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그의 부인 전윤주씨가 7.67%, 자녀 2명이 각각 3.6%를 보유하는 등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45.49%에 이른다. 특수관계자에는 황준수 명예회장이 2010년 지분 일부를 증여한 손주 4명이 포함되어 있다.

 

서울제약 지배구조.
서울제약 지배구조.

황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돌아오기까지 서울제약은 한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다. 2013년 3월 박진규 대표를 시작으로 2014년 3월 오충근 대표, 2015년 3월 이윤하 대표, 2015년 11월 김정호 대표 등 오너의 공백을 전문경영인들이 메워오다 김정호 대표가 지난해 8월 9일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면서 다시 오너 2세 경영체제를 맞이했다.  

서울제약이 오너 체제로 회귀한 가장 큰 이유는 지지부진한 경영실적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너 중심의 강력한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기업성장에 이롭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해 실적만을 놓고 보면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서울제약 ... 영업이익·순이익 적자 전환

지난해 서울제약의 매출액은 441억원. 이는 2017년(467억원)보다 5.4%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37억원과 -44억원을 기록,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공교롭게도 오너가 귀환한 해의 실적이 더 악화된 형국이 됐는데, 최근 10년간 서울제약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서울제약 연도별 영업실적 및 R&D 투자 현황 (단위: 억원, %)

구분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매출액

404

438

464

420

438

447

459

467

441

영업이익

24

19

61

13

7

7

30

41

-37

당기순이익

12

13

51

6

-7

-8

8

9

-44

R&D비용

15

60

55

47

42

25

21

25

27

R&D비율

3.8

13.6

11.9

11.3

9.5

5.6

4.6

5.5

6.1

이와관련 서울제약 측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2018년) 판매 제품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매출액이 감소했다”면서 “국내외 신규 거래처 확보 및 이에 수반하는 투자 활동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는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흑자 전환을 위해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신규거래선 확대를 통해 약가인하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운영하면서 사업을 의욕적으로 확장하다 보니 여러 영업비용이 발생하고 내부 조직 등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이 발생했다“면서 “(지난해 8월) 황우성 회장님이 복귀한 근본적인 이유가 회사의 적자 누적에 있는 만큼,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회사의 근간을 재정비함으로써 올해 1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2분기에도 긍정적인 성과가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제약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6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1분기 총 매출액은 14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2억원으로 전년동기 -4억원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오너의 ‘귀환 효과’가 올 들어서 서서히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스마트필름 기술로 대내외적 역량 강화

서울제약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회사가 보유한 독자적인 스마트필름 제조기술로 대내외적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수제형과 같은 약물전달기술 개발에 주력해 온 서울제약은 현재 구강붕해필름(Orally Disintegrating Film, ODF)에 대한 신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구강붕해필름은 알약 형태로 복용하는 의약품을 얇은 필름 형태로 제조한 것으로 입안의 침에 의해 자동으로 녹아 흡수돼 복용이 편리하고 휴대가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제약은 이미 구강붕해필름에 대한 특허를 통해 지적재산권을 확보해 둔 덕분에 필름형 의약품의 강자로 꼽힌다. 몇몇 대규모 수출계약도 체결했다.

처음 주목 받은 건 지난 2012년 비아그라 오리지널 제조사 한국화이자와 비아그라 필름 제형 ‘불티움’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다. 이후 중국,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8개국과 페루 등에도 총 1365억원 규모의 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올해 2월에는 페루 디스톨로자사와 맺은 불티움 수출 계약에 대한 현지 허가를 받고 6월 첫 선적을 진행했다. 불티움이 해외에서 받은 첫 허가 사례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카스피해 연안 아제르바이잔 로그만파마사와 불티움 수출계약을 체결하면서 독립국가연합(CIS)에 첫 진출하는 성과가 있었다. 계약기간은 5년으로 예상수출액은 128만4600달러(한화 약 15억원). 허가권과 상표권은 서울제약이 가진다. 아제르바이잔의 허가 예상 소요기간은 4개월로 서울제약은 연내 허가 취득 및 내년 초 첫 수출 선적을 바라보고 있다.

ODF 연구개발 기술로 개발한 콜라겐 제품 ‘CH.V’의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주사나 통증 없이 피부 노화를 개선할 수 있는 국내 첫 구강 필름형 콜라겐 제품으로 국내외 특허가 출원돼 있으며, 지난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CH.V’는 미국 내 현지 판매업체인 알케이 글로벌사를 통해 캘리포니아, 네바다, 텍사스, 워싱턴, 콜로라도 등 서부 지역에 주로 판매되고 있다. 2017년 9월 국내 발매 후 1년 만에 첫 수출로 2억원 상당의 1000박스를 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제약 관계자는 “향후 필름 형태 의약품의 라인업 확장을 위해 항비만 치료제, 항바이러스 치료제, 항진균 치료제 등 필름형 후속 제품을 연구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원가 절감·조직 슬림화 등 경영혁신 ... 성장 모멘텀은 과제

서울제약은 황우성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원가절감, 인력 감축 등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황 회장이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한 이유가 경영 실적 개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만큼, 적자 해소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황 회장은 타 제약사에 위탁·제조 함으로써 매입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품목에 대한 원가절감과 조직의 슬림화에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생산본부, 경영기획본부, 의약사업본부, 경영지원본부 등 기존 4개 본부 아래 있던 복수의 조직과 불필요한 직급을 정리해 인건비를 줄이고 소통 통로를 원활하게 만드는 등 효율적 관리 체제를 구축했다.

조직 슬림화와 비용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김정호 전 대표 시절 외부에서 영입된 고임금 임원들도 정리했다. 실제 황 회장 복귀 이후 김정호 전 대표를 비롯해 김 전 대표 시절 영입된 대웅제약 출신 경영진 중 박종전 전 부회장, 박재홍 전 부사장, 정종근 전 부사장 등이 서울제약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대표 재임 시 설립된 영업대행사 ‘헤스티안’을 폐업한 것도 눈길을 끈다. 헤스티안은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판매를 목적으로 2016년 10월 설립된 CSO 업체로 최근 제약업계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가 문제가 될 때마다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업체다.

서울제약 관계자는 “(헤스티안의 경우)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겨서 정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CSO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도 있고 영업대행사 설립이 회사의 장기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서울제약의 경영혁신 노력이 기업 경영에 숨통을 열어 줄 것으로 보면서도 당장 놀랄만한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고위 임원은 헬스코아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너 경영체제로 돌아섰다고 해서 중하위 제약사가 당장 중견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약영업환경이 크게 변화된 요즘에는 경영진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혁신 신약개발 등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합리적인 인적·물적 관리 등을 통해 기업 경영의 리스크를 줄이고 종사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야 기업 경영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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