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경제성 평가 10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신약 경제성 평가 10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시대 역행하듯 신약 평가기간 점점 길어져"

"효율성·신속성 감안한 개선방안 마련해야"
  • 이민선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5.2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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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민선 기자]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부터 의약품 선별등재제도를 도입, 임상적·경제적 가치가 우수한 약제를 선별해 건강보험을 적용시키는 이른바 '경제성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비용 효과적인 의약품을 선별 등재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신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의료상으로는 필요도가 높으나 대체치료제가 없던 영역에서 몇십년 만에 개발된, 또는 기존 치료제 보다 우월한 신약들이 건강보험 등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학적으로 필요한 신약일지라도 기존 의약품에 비해 비용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등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A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개발되는 신약의 경우 고도로 발달된 기술이 집약된 경우로 비용효과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최근 허가받는 신약의 경우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 등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만큼 비용효과성 입증이 쉽지 않아 비급여 등으로 인한 높은 약가가 고스란히 환자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 후보물질 평가 전문성 높여야" 

현재 우리나라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신약 의존도가 높은 반면, OECD 국가 중 혁신적인 치료제 가치 평가를 경제성평가(비용-효용 분석)에 의존하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일본은 신약의 가격산정시 비교가 되는 약제를 원칙적으로 등재된 지 10년이 지나지 않은 의약품이면서 후발제품의 약가가 수재되지 않은 제품을 선정하는 등 신약의 가치가 가격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유연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희귀 난치성 질환 등을 질병의 중증도에 반영해 급여 평가 시 이를 참고한다.

영국의 경우 임상시험 결과 및 비용효과성 평가 등을 통해 보험급여에 대한 권고안을 작성하는 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의 평가 및 권고안이 보험급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NICE의 권고가 반영돼 제약사는 의약품에 대한 경제성평가 자료 제출시 환자접근성계획 등을 제안할 수 있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경우 가격의 불확실성, 효과 지속 기간 등에 대한 입증의 어려움 등 의약품 자체 특성을 고려한 평가도 반영된다.

B 제약사 관계자는 “마치 시대를 역행하듯 신약 평가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현행 의약품 경제성평가제도 개선을 통해 효율성, 신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중국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의약품 당국은 허가 신청을 접수하면 홈페이지에 허가 프로세스의 일정을 공개해 진행하고 있다. 이에 신약 개발 기업들이 기술수출 전에 개발 단계를 조금이라도 더 진전시키면 계약 규모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C 제약사 관계자는 “(신약 개발 시) 임상 데이터 외에도 의약품 당국의 허가 과정, 제조 공정과 비용, 시장 안착 가능성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며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을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설정하고 지원에 나섰지만 (다른 국가처럼) 신약 후보물질 평가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 가능성이 큰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한다면 빠른 성과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 대상 선정 기준 · 사후평가제도 등 조건부 등재 방안 마련해야"

경제성평가 제도의 운영 과정 중 신약의 임상적 유용성 평가 과정 등에 있어 각 신약의 특성을 반영하여 평가할 수 있는 제도의 운영도 필요하다. 희귀질환을 가지거나 삶의 질이 극도로 저해될 수 있는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환자 치료를 위한 의약학적 관점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약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경제성평가의 비교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도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면역항암제를 투여받은 환자 중 급속도로 사망한 사례를 통해 면역항암제 사용자의 급성진행(hyperprogression:과발현)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후평가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한 가치를 나중에 평가하는 조건으로 신약을 등재하자는 말이 나온다.

C 제약사 관계자는 “빨리 죽는 사람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에대한 가치를 다시 산정할 수 있는 실마리로 신약등재 시 계약조건에 반영돼야 한다”며 “이런 조건들에 동의하는 제약사에 대해 불확실성 입증 의무를 완화시켜 신속한 등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21일 열린 '의약품 경제성 평가 제도개선' 정책세미나에서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최경호 사무관은 “보건복지부 역시 사후평가 부분은 굉장히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비교약제, 할인율, ICER(점증적 비용-효과 비율 / Incremental cost-effectiveness ratio) 상향에 대한 연구용역 등 모든 부분에서의 소통을 통해 지침 개정에 있어 현실적으로 수용가능한 방안이 될 수 있도록 이를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심평원 박영미 약제관리실장은 "2017년 중반부터 1년간 업계, 환자단체 등과 모여 TF를 구성, 경제성평가제도 운영의 절차와 과정상의 예측가능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할지 논의했다”며 “최종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과정과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경제성평가에 대한 가이드라인 개정을 고민하고 있으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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