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기자] 플라스틱 오염이 국제적인 환경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미세플라스틱이 토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규명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안윤주 건국대 교수 연구팀이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에 의해 흙 속 생물의 움직임이 방해받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수많은 플라스틱 폐기물들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함부로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더 작은 크기로 분해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5mm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이 강이나 바다에서 해양생물의 대사 작용을 교란시키는 등 독성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돼 왔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수중환경에 비해 연구가 제한적이었던 토양환경 내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규명, 미세플라스틱이 물에서뿐만 아니라 토양에서도 역시 생물의 행동학적 교란을 일으킨다는 것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안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흙 속에서 곰팡이 등을 분해하는 이로운 토양생물인 ‘톡토기(springtail)’의 움직임이 미세플라스틱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토양 생태계에서 소비자이면서 분해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톡토기는 흙 속에서 호흡하며 원활히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인 ‘생물공극’을 만들어 행동한다. 연구 결과 이 ‘생물공극’ 내로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돼 채워지면서 톡토기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방해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 29~676µm 크기의 폴리스틸렌과 폴리에틸렌류 미세플라스틱이 1000mg kg-1 농도로 오염된 토양에서 톡토기의 움직임이 약 23-35% 정도 저해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보다 더 작은 크기인 0.5µm 폴리스틸렌의 경우는 8mg kg-1 농도에서도 약 33%의 저해율을 보였다.
안윤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토양 내 분포돼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생물종에 직접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규명한 것”이라며 “현재 토양 생물종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영향 연구가 제한적인 수준으로 연구의 관점과 자료는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 관리를 위한 토대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환경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Environment International)에 3월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