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소화제 시장 ‘올드보이’가 돌아왔다
액상소화제 시장 ‘올드보이’가 돌아왔다
  • 이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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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0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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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동근 기자] 액상소화제 약국 시장에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오래전에 자취를 감춘 브랜드가 부활하는가 하면, ‘원조’를 표방하며 TV 광고를 시작하는 등 옛명성을 되찾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브랜드도 있다. 일명 ‘올드보이’들이 귀환하면서 동화약품의 부채표 ‘활명수’가 지배하고 있는 액상소화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솔표’와 ‘왕관표’의 귀환 

국내 액상소화제 시장 1위는 오랫동안 동화약품의 ‘부채표 활명수’가 지켜왔다. ‘활명수’는 1897년 대한제국 당시 궁중 선전관이었던 민병호 선생이 궁중 비방에 서양 양약의 편리함을 더해 개발한 국내 최초의 현대식 약물이다. 지금은 부채표 ‘까스활명수’가 동화약품의 대표상품으로 자리잡았지만, 오리지널 ‘활명수’도 여전히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액상소화제 약국시장 규모는 약 467억원(아이큐비아 기준)으로, 이 가운데 무려 64.5%(301억원)를 활명수 제품군(까스활명수Q·미인활명수·꼬마활명수·활명수)이 석권했다. 변화에 변화를 거듭한 덕분에 누구도 쉽게 범접하지 못할만큼 절대강자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살아있는 한국 제약의 역사라고 할만한 활명수의 변천사. 시장 점유율이 65% 가까워도 결코 경계를 늦추지 않는 ‘최고참·최강자’의 이미지다.
살아있는 한국 제약의 역사라고 할만한 활명수의 변천사. 시장 점유율이 65% 가까워도 결코 경계를 늦추지 않는 ‘최고참·최강자’의 이미지를 지켜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조선무약이 간판을 내리면서 자취를 감추었던 솔표 브랜드가 재등장하면서다. 솔표 브랜드는 1925년 조선무약이 만들었지만 광동제약이 지난해 9월 인수하면서 보란듯이 되살아났다. 광동제약은 이후 올해 3월 ‘솔표 위청수에프’를, 6월에는 ‘솔표 솔청수’를 잇따라 재출시했다.

조선무약 시절 ‘편안한 소화제’라는 컨셉으로 큰 인기를 누린 바 있는 ‘솔표 솔청수’는 재출시 후 첫 달에만 전국 5000곳 이상의 약국 거래망을 확보했고, 판매량도 월 70만병에 육박하는 등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광동제약의 판단이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자체 브랜드 제품인 ‘생록천’과 ‘생록수에프’로 16억7100만원의 매출을 올린바 있다. 동화약품(301억원)과 동아제약(68억1900만원)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3.6%)다. 따라서 솔표 브랜드 제품이 기존 제품과 시너지를 낼 경우 광동제약의 액상소화제 시장 점유율은 더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없지 않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광동생록수에프액, 광동프리미어평위천, 솔표위청수에프액 등 한방 기반의 생약성분 액상소화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고 각 제품별로 목표 고객과 가격대별 특성이 구분돼 있다”며 “제품별 디자인 리뉴얼을 통해 각각의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인수한 솔표 상표권을 활용해 재출시한 조선무약의 액상소화제 솔표 ‘위청수 에프’. 광동제약은 기존 자사 제품과 겹치지 않는 포지셔닝으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광동제약이 지난해 인수한 솔표 상표권을 활용해 재출시한 조선무약의 액상소화제 솔표 ‘위청수 에프’. 광동제약은 기존 자사 제품과 겹치지 않는 포지셔닝으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브랜드는 삼성제약의 ‘왕관표’다. 이 회사의 왕관표 ‘까스명수’는 1965년 출시된 제품으로, 탄산이 들어간 국내 첫 액상소화제다.

출시 당시에는 활명수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나 동화약품도 탄산이 들어간 ‘까스활명수’를 출시하면서 2위로 내려앉았고, 최근 몇년 전부터는 동아제약과 종근당, 광동제약 등이 치고 올라오면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삼성제약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복고풍의 TV광고 ‘소화극장’ 편을 방영하면서 ‘왕관이 원조다’라는 메세지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 마치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처럼.

 

동화·동아·종근당만 시장 확대 ... 아직 반전은 없었다

올드보이들이 즐비한 액상소화제 시장에서 2위 자리에 안착한 영보이 동아제약 ‘베나치오’는 ‘무탄산 액상소화제’의 최강자이기도 하다.
올드보이들이 돌아온 액상소화제 시장에서 2위 자리에 안착한 동아제약 ‘베나치오’는 ‘무탄산 액상소화제’의 최강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돌아온 ‘올드보이’의 이슈몰이는 아직은 ‘찻잔속의 태풍’에 그치고 있는 모양새다. 동화약품, 동아제약, 종근당 등 기존 강자들의 3강구도가 워낙 단단하기 때문. 

‘원조 중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동화약품 ‘활명수’ 브랜드(까스활명수Q 등 4개 제품 합산)는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이 64.6%(79억7800만원)로 전년 시장점유율(64.5%)보다 소폭 높아졌다.

동아제약의 ‘베나치오’도 지난해 14.6%(베나치오에프·베니치오 합산)에서 올해 1분기 14.9%로 0.3%p 올랐다. 특히 ‘베나치오에프’는 비탄산 액상소화제 시장에서 지난해 매출 1위(64억3000만원)를 기록했다.

종근당(속청·까스속청 합산) 역시 지난해 3.3%(15억36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3.9%(4억8000만원)로 점유율을 0.6%p 끌어올리며 광동제약과 녹십자를 제쳤다.

반면, 광동제약(생록천·생록수에프·솔표솔청수 합산)은 지난해 점유율 3.6%(16억7100만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6%(4억4200만원)에 머물고 있다. 

GC녹십자(백초플러스) 역시 지난해 3.5%에서 올해 1분기 3.3%(4억800만원)로 점유율이 떨어졌고, 삼성제약(까수명수·까수명수에프 합산)도 같은 기간 3.4%에서 3.1%(3억8000만원)로 하락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백초는 생약제제로 안전하게 전연령이 복용 가능한 약이지만 그동안 편의성을 중시하는 성인의 특성상 기존 병 포장의 제형적 한계점으로 인해 유아 및 소아 정장제로 포지셔닝 돼 있었다”며 “현재는 복용과 휴대가 간편한 스틱 파우치 제품을 활용해 소아청소년 소화정장 시장에 이어 성인 시장으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액상소화제 시장 현황 (아이큐비아, 단위 : 100만원)
액상소화제 시장 현황 (아이큐비아, 단위 : 100만원)

 

2018년 1분기 액상소화제 제품별 점유율 (아이큐비아)
2018년 1분기 국내 액상소화제 약국시장 점유율(아이큐비아). 동화약품 ‘까스활명수’와 동아제약 ‘베나치오에프’의 점유율이 유난히 높다.

 

기존 강자들, 소비자 접점 늘리며 시장 확대 주력

기존 강자들은 ‘돌아온 올드보이’가 “시장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면서도 경계만은 늦추지는 않고 있다.  

동화약품은 몇 년 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환기시켜온 콜라보 시리즈를 계속해서 이어나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활명수는 전통이라는 면에서 타 제품들이 따라오기 힘든 제품”이라며 “추후에도 액상소화제 매출 확대에 주력하면서 소비자와의 소통에 집중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더 사랑받고 가까이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탄산 액상소화제’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동아제약은 약국시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매월 한 주를 ‘베나치오 위크(Week)’로 정하고 소비자 대상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베나치오 위크는 한 주간 100여명의 약국 담당 영업사원이 베나치오 홍보대사가 돼 정장 대신 베나치오 로고가 새겨진 연두색 티셔츠나 셔츠를 입고 진행하는 홍보 캠페인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연두색은 베나치오를 상징하는 색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의 색깔인 연두색은 감초, 진피, 창출 등 식물성 유래 성분이 함유된 베나치오와 가장 잘 어울려 제품 메인 컬러로 사용되고 있다”며 베나치오 위크에 연두색 상의를 입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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