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동근 기자] 복막으로 전이된 4기 대장암의 치료효율을 높이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종양감축술 후 복강 내 온열항암화학요법(Hyperthermic Intraperitoneal Chemotherapy, HIPEC)의 항암제 흡수율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기초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승혁·박은정 교수와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황성주 교수의 융합연구팀은 HIPEC 시술 시 지용성 특성을 지닌 관류액을 이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20일 밝혔다.
HIPEC 치료는 복막까지 암이 전이된 환자에게 쓰는 항암화학요법이다.
복막에 생기는 암종증은 정맥주사용 항암제로 치료효과가 낮아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42~43℃의 고온상태에서 항암제를 복강 내에 넣어 복막에 직접 약물이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HIPEC 치료다.
연구팀은 HIPEC 시술 시 지용성 수용액과 수용성 수용액을 이용하여 항암제 마이토마이신C(mitomycin C)와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의 복막 흡수율을 비교했다.
마이토마이신C의 경우 복막흡수율(AUC ratio)이 지용성 관류액에서는 59.0, 수용성 관류액에서는 20.8로 나타났다. 지용성 관류액을 사용하니 복강 내 항암제 흡수율이 높아진 것이다.
옥살리플라틴의 경우에는 지용성 관류액이 임상에서 주로 써왔던 5% 포도당 수용액에 비해 약 3배 높은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향후 대장암 복막전이의 효과적인 HIPEC 치료를 위해서는 혈장흡수율을 낮추고 복막 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는 지용성 특성을 지닌 약제의 개발의 필요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은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HIPEC 항암제 외에도 관류액의 선택이 HIPEC 치료에 영향을 주며, 특히 지용성 특성을 지닌 관류액을 사용할 경우 HIPEC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최초의 동물 모델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외과임상종양학회연보 7월호에 게재됐으며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국제 학술대회 ‘제11회 복막 악성종양의 국제 워크숍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