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제약바이오협회장에게 바란다
새 제약바이오협회장에게 바란다
  • 현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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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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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공석인 채로 7개월째 접어드는 제약바이오협회장 자리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오는 9월21일 13명의 협회 부회장단이 추천한 명단이 공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어떤 사람이 협회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한창이다.

현재 하마평에 오른 사람은 차의과학대학교 문창진 교수(전 보건복지부 차관)와 앞서 제약협회장을 지낸 희망나눔협의회 원희목 대표(전 국회의원, 전 약사회장), 그리고 노연홍 전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등 모두 5명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직 공무원이거나 전직 국회의원이다. 그동안 업계가 협회장에게 바라는 것이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제약바이오협회장이 정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게 됐을까.

사실 역대 협회장들을 살펴보면 17대까지만 해도 업계 관계자가 회장직을 맡는 것이 당연시 됐었다. 이권단체인 만큼 제약업계의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었던 것이다.

실제로 같은 보건의료계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에 의사가 아닌 회장이 당선된다거나, 대한약사회에 약사가 아닌 인물이 회장으로 당선된 역사는 없다.

제약바이오협회 역대 회장들만 보아도 초대 전용순 회장(금강제약), 2대 유명한 회장(유한양행), 3대 이동선 회장(조선매약), 4대 유특한 회장(유유제약), 5대 김종건 회장(삼성제약), 6대 이덕휘 회장(동양제약), 7대 전규방 회장(신한합동제약), 8대 강중희 회장(동아제약), 9대 이종근 회장(종근당), 10대 심신권 회장(한독약품), 11대 허용 회장(삼일제약), 12대 강신호 회장(동아제약), 13대 김승호 회장(보령제약), 14대 이종호 회장(중외제약), 15대 이금기 회장(일동제약), 16대 허영섭 회장(녹십자), 17대 임성기 회장(한미약품) 등 대부분 제약업체 대표나 관계자들이다.

그러다 국회 5선위원이자 보건사회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18대 김정수 회장을 시작으로 안국약품 대표이긴 했으나 15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바 있는 19대 어준선 회장, 보건복지부 관료 출신에 복지부 차관 및 보건산업진흥원장까지 역임한 20대 이경호 회장 등 정부와 정치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들이 역대 회장을 맡아 왔다.

대신 18대부터는 이사장 제도를 도입, 18대 유승필 이사장(유유제약), 19대 이장한 이사장(종근당), 20대 허일섭 이사장(녹십자), 21대 이행명 이사장(명인제약), 22대 이정희 이사장(유한양행) 등이 제약업계 관계자들로 채워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전후로 취임한 21대 원희목 전 회장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라인으로 분류돼 취임 초기부터 논란이 있기는 했으나 대한약사회장 경력에 18대 국회의원 시절인 2008년 제약산업 육성지원 특별법을 대표발의하는 등 제약산업에 대해 잘 아는 적임자라는 점이 높이 평가됐었다.

그렇다면 왜 18대 김정수 회장부터 정부 관계자나 전 국회의원 등이 회장이 됐을까. 김정수 회장이 취임한 것은 2000년 6월28일이다. 그리고 같은 해 2000년 8월 의약분업이 시행(의약분업안이 개정약사법에 반영되어 1999년12월 국회 통과)됐다.

결국 정부 정책이 업계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 협회장으로 외부 인사를 들이기 시작한 계기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김정수 당시 회장은 신약개발기금 5억원을 타내는 등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으며, 이후 회장들도 업계 관계자로서는 힘든, 정부에 쓴 소리를 거침없이 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에도 협회가 외부 인사를 선호하게 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렇다면 업계에서 원하는 것처럼 이번 협회장도 제약업계 발전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현재 제약업계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수많은 약가인하정책으로 인해 목줄이 강하게 조여지고 있고, 해외 시장을 뚫기에는 너무 높은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케어가 도입되면서 더 많은 약가 인하가 전망되는 만큼 과거 의약분업 시기 못지 않은 격동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협회장들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보면 누구 하나 훌륭하지 않은 인물이 없다. 나름대로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왔고, 제약업계의 강점과 취약점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인물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현재의 제약업계는 이들이 100% 이상의 능력을 발휘해야만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을 정도로 보인다.

어려운 시기의 프랑스를 구해낸 잔다르크처럼, 적벽에서 수많은 적선을 농락했던 제갈량처럼 제약업계를 구원해 줄 인물을 기대하는 것은 과도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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