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사로 옮겨붙은 항암바이러스제 열기
대형 제약사로 옮겨붙은 항암바이러스제 열기
코오롱생명과학 이어 동아ST도 가세 … 선두주자 신라젠은 임상3상 순항 … 업계 관심 ↑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8.23 1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차세대 암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항암바이러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가 뛰어들 정도로 연구가 활발하지만, 국내에서는 신라젠 등 일부 바이오 벤처 기업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분야였다. 그러나 최근 동아에스티, 코오롱생명과학 등 대형 제약사가 가세하면서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항암바이러스제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는 분위기다.

동아에스티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유전자 치료제 및 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일본 바이오기업 타카라바이오와 항암바이러스 신약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동아에스티는 타카라바이오가 일본과 미국에서 개발 중인 항암바이러스 신약 'Canerpaturev'(C-REV)의 국내 독점 개발 및 판매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회사 측은 일본 내 개발 진행단계에 맞춰 국내에서 악성 흑색종 치료제 및 췌장암 치료제로 시판허가를 받고 판매에 들어갈 방침이다.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C-REV는 자연발생적으로 약독화된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이다. 유전자 조작을 거치지 않아 암세포 내에서의 자가 증식 능력이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어 다양한 암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다.

참고로 항암바이러스제는 정상 세포가 아닌 암세포 내에서만 자가 증식해 암세포를 파괴한다. 이 과정에서 분비되는 암 항원이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지속해서 공격하고 전이된 부위에 작용해 재발을 억제한다.

타카라바이오는 C-REV를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 흑색종 치료제 및 췌장암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우선 오는 2019년 3월 안에 일본에서 악성 흑색종 치료제로 제조판매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최근 항암바이러스제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투여 시 객관적 반응률과 완전관해율이 상승한다는 각종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항암바이러스제에 대한 전 세계 제약회사들의 관심이 높다"며 "동아에스티는 타카라바이오와 협력해 선제적으로 항암바이러스제를 도입, 항암제 파이프라인 확대 및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유전자치료제 및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일본 바이오기업 타카라바이오와 항암바이러스 신약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유전자치료제 및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일본 바이오기업 타카라바이오와 항암바이러스 신약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자체 개발 중인 항암바이러스 신약물질 'KLS-3020'의 전임상(동물실험)을 내년 중순까지 마치고 곧바로 미국에서 임상1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회사 측은 내년 말께 미국 FDA에 임상1상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LS-3020은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종양 살상 바이러스 치료제다. 지난해 말 국내 출시한 골관절염 신약 '인보사'에 이은 코오롱생명과학의 두 번째 신약 후보 물질이다. 정상 세포에는 손상을 입히지 않고 암세포만 특이적으로 살상하는 선택성을 가진다. 유전자 조작으로 암세포 선택성을 높인 개량된 폭스 바이러스 플랫폼에 치료 증대 목적의 유전자를 삽입해 제작했다.

바이러스의 확산 효율성을 높여 종양 살상력을 증가시켰고 암 성장과 관련된 여러 기전을 동시에 타깃 할 수 있게 했다. 환자 체내의 세포성 면역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유전자들도 발현된다.

 

선두주자 신라젠 '펙사벡' 글로벌3상 순항 … 글로벌 기업도 '관심'

국산 항암바이러스제 개발 선두주자인 신라젠은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미국, 유럽 등 20여개 국가에서 환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중국에서도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펙사벡은 우두(vaccinia)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재조합해 독성을 없앤 항암바이러스로,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종양 주위의 신생혈관을 폐쇄하는 효과가 있어 종양 증식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

암세포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수지상세포를 활성화하고 적응면역 반응도 촉진한다. 참고로 수지상세포는 주요 항원 전달 세포로 킬러 T세포가 특정 항원을 가진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도록 지시한다.

지난 5월 회사 측이 공개한 임상1상(전이성 흑색종 환자 3명과 대장암 간전이 환자 5명 대상) 결과 따르면 수술 전 펙사벡을 1회 정맥 투여받은 환자는 종양에서 활성화된 우두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활성화된 우두 바이러스가 종양에 침투했다는 것은 약물이 암세포에 잘 전달됐다는 것을 뜻한다.

펙사벡 투여 후 이들 환자의 자연살해세포(NK세포)는 암세포를 만났을 때 과립(암세포를 죽이는 성분이 들어있는 알갱이)을 분사하는 기능도 활성화됐다.

 

국산 항암바이러스제 개발 선두주자인 신라젠은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미국, 유럽 등 20여개 국가에서 환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중국에서도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국산 항암바이러스제 개발 선두주자인 신라젠은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미국, 유럽 등 20여개 국가에서 환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중국에서도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펙사벡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신라젠에 '러브콜'을 보내는 글로벌 기업도 나타났다.

신라젠은 지난해 5월 미국의 빅바이오텍으로 꼽히는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RegeneronPharmaceuticals, 이하 리제네론)와 신세포암(신장암) 치료제 개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펙사벡 및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REGN2810'의 병용요법과 REGN2810 단독요법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계약의 골자다. 양사는 지난 6월 미국에서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당시 이 계약은 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유망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국내의 작은 벤처기업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REGN2810은 리제네론이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와 공동개발 중인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억제제다. 사노피는 REGN2810을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5년 7월 리제네론에 21억7000만달러(약 2조42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리제네론은 사노피가 최대주주로 지분 약 22%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가총액(나스닥)이 약 60조원에 달한다. 지난 2011년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 2015년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프랄런트주'(성분명 알리로쿠맙) 등 신약개발에 성공해 2016년 8월 포브스(Forbes) 선정 전 세계 혁신기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형 제약사 가세로 항암바이러스제 연구 '활기' … 반사이익 기대감도

그동안 국내에서 항암바이러스제 개발에 관심을 보인 곳은 신라젠과 일부 바이오 벤처 기업들에 국한됐었다. 그나마 신라젠은 투자가 이어지면서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으나, 나머지 바이오 벤처들은 상대적으로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탓에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동아에스티와 코오롱생명과학의 항암바이러스제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 분야 연구가 활기를 띠고,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의 가세로 항암바이러스제의 상업화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기존 개발사도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