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약물에 길들여진 한미약품의 슬리머(애보트사의 식욕억제 비만치료제 '리덕틸'의 개량약)가 당초의 기대만큼 매출신장을 이끌어내지는 못할 전망이다.
조만간 대웅제약(엔비유)을 필두로 CJ(다이트라민), 유한양행(리덕타민), 종근당(실크라인), 동아제약(미확정) 등이 리덕틸 개량약물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오리지널사인 애보트사가 리덕틸의 가격을 최고 43%까지 인하하고 나섰기 때문.
업계에 따르면 애보트의 리덕틸을 판매하고 있는 일성신약은 최근 새로운 라벨을 부착한 제품을 내놓고 부가세를 포함한 도매 출하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10mg은 기존 9만5000원대에서 5만6000원대로, 15mg은 10만5000원에서 6만2000원대로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인 리덕틸은 12일 출시 예정인 한미약품의 슬리머(11.51mg 4만9500원, 17.26mg 5만9400원)와 가격 차이를 크게 좁혀 기존 시장을 방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의사들이 오리지널 약물을 선호하는 데다 가격이 내린만큼 환자들 역시, 많은 임상을 통해 안전성이 확보된 약물을 선호할 것"이라며 "개량약물로 재미를 보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한편 리덕틸의 새 제품에는 겉포장 하단에 '10년의 신뢰 리덕틸'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는 개량약물 보다 오리지널인 리덕틸의 효능와 안전성이 월등히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