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존엄사’, 너무 상업주의 아닌가
‘역사적인 존엄사’, 너무 상업주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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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2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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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이 23일 1년 이상 식물인간상태에 있던 김모할머니(77)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함으로써 국내 첫 존엄사가 시행됐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지 1개월여만의 일이다. 

아직 사회적 합의가 안된 상황에서 진행된 존엄사여서 이번 존엄사는 무엇인가 뒤끝이 개운치않다.

더군다나 그동안 의미없는 연명치료중단을 요구했던 가족이나 세브란스병원측 또한 존엄사를 둘러싼 법정공방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면서 이 과정에서 양측은 적지않은 상처를 입었다.

존엄사의 사회적 의미를 떠나 귀중한 한 생명을 다루는 성스럽고 불가피한 존엄사 과정을 지켜보면서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대목이 하나 둘이 아니다.

우선 존엄사가 가족측의 당초 의도와 달리 너무 상업주의적으로 이용된 것은 아닌지, 병원 스스로 되돌아볼 일이다. 존엄사 시행과정이 공중파 방송으로 중계되고 언론에 노출되면서 환자와 보호자의 사생활은 깡그리 무너졌다.

환자와 보호자의 고통은 철저히 외면된 것이다. 죽음을 앞에 둔 환자와 이를 가슴아프게 지켜보는 보호자의 사생활과 인권은 과연 없는 것인가.

물론 병원으로서는 국내에서 첫 시행되는 존엄사의 의미를 한층 부각시키고 싶었겠지만 한편으론 주검을 앞세워 병원측 입장만 변명하고 강조한 게 아닌가하는 느낌도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존엄사 과정에서 병원측이 보여준 행태는 김할머니의 존엄사를 병원의 홍보 마케팅에 최대한 활용하려한다는 인상마저 들게 했다.  실제로 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사건을 통해 한 생명을 끝까지 지키려한다는 이미지 제고에 성공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병원과 달리 환자와 보호자는 약자다. 존엄사 시행 공개과정에서 더욱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했다.이런 모든 과정이 과연 보호자의 동의를 받은 것인지도 의문이다.

존엄사가 시행된 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 임종식은 가족과 병원측이 외부에 공개하지않기로 합의했다지만 존엄사가 시행되는 과정이 호들갑떨듯 언론에 공개된 것은 보호자와 환자측에 아무리봐도 비인격적이다.

이제 존엄사는 숱한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고통을 생각할 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인 과제가 됐다.이번 존엄사는 이런 의미에서 더욱 의미가 클 것이다.

하지만 병원이 이를 상업주의적으로 이용하는 듯한 요란한 행태는 역사적이라는 평가를 퇴색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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