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정신건강 ‘빨간불’
한국인들의 정신건강 ‘빨간불’
  • 헬스코리아뉴스
  • admin@hkn24.com
  • 승인 2009.05.28 0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유진 정신과장
평균 수명이 점차 길어지고 안정적인 평생직장의 개념이 거의 사라진 요즈음, 퇴직이후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년을 마치고 퇴직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퇴직을 맞게 되면서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는 분들 또한 많은 것 같다.

그동안 한 가정을 이끌면서 동시에 사회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이른바 멀티플레이어로 앞만 보며 살아오다가 중년에 접어들면서 어느 순간 벽에 가로막힌 느낌이 든다. 

우선 몸이 예전 같지 않으며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새로운 일에도 예전과 같은 열정과 흥미가 생기기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는 자신의 모습을 문득 발견하게 된다. 특히 퇴직과 같은 급격한 환경 변화가 있다면 이러한 신체적, 심리적 변화가 더욱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중년을 제2의 사춘기라고 한다.  이제까지 치열한 경쟁속에서 사회적인 성취를 이루고 자신과 가족의 안정된 생활을 위하여 올인을 하였다면, 중년 이후에는 이전과는 다른 목표수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현실의 불확실성에 대해 불안해하며 우울해하는 것은 이 시기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인지도 모른다.  이 시기를 잘 준비하고 넘긴다면 나머지 인생이 훨씬 풍요로워 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생물학자는 폐경 이후의 생존기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유난히 긴 인간의 특징에 주목하면서 제1기 번식기와 제2기 번식후기로 나누어 ‘두 인생 체제’의 개념을 제안했다.  그는 40,50대 이후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살아야 한다면서 이모작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한 정신분석가 융은 중년기에 접어들어 이전의 삶을 뒤돌아보고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이전의 삶의 가치와 태도를 그대로 고집한다면 진정한 인간으로 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퇴직을 비롯하여 외적인 관계에서 변화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수행해야 할 사회적인 역할이 있으며, 막상 제2의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당장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인생 전반기에서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느라 놓치고 있었던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에 집중하여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편안한 마음으로 스스로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여정에 함께 할 가족과 친구들이 곁에 있다면 이에 대해 진정으로 감사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제까지의 삶에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소홀하였다면 지금이라도 그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 함께 즐거움을 나누려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우선 가까운 가족과의 관계를 돌아보고 이전과는 다른 다양한 대인관계를 맺는데 주저하지 마십시오. 또한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서두르지 않고 제2의 인생을 차근히 준비해보는 기회를 가져보기 바란다. <안산중앙병원 박유진 정신과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