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경제위기의 시대, 환자권리를 말하다
<기자회견문> 경제위기의 시대, 환자권리를 말하다
- 제2회 환자권리주간 행사를 시작하며 -
  • 헬스코리아뉴스
  • admin@hkn24.com
  • 승인 2009.05.26 0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든 환자는 언제든지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최선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가능한 한 최고 수준의 건강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모든 환자는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건의료체계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

이는 2008년 5월 환자권리를 보장하라는 우리들의 외침이었습니다. 환자의 몸으로 앞으로 환자가 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를 위한 주장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다시 서서 작년에 이어 제2회 환자권리 주간 행사를 개최함을 알립니다. 환자권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 자신이 나서자는 것을 촉구하면서 제2회 환자권리 주간 행사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발딛고 서있는 현실은 조금은 무겁고 어둡게 느껴집니다. 이번 경제위기에 대하여 세계보건기구(WHO)는 1930년 대공황 이후 가장 경제상황이 나쁜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경제침체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는 각국 정부에 저소득층을 포함한 취약계층의 건강과 의료이용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도록 권고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정부는 이런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보건의료를 모든 국민에게 보장하기 위한 정책보다는, '신성장동력'으로 여기며 돈벌이를 위한 시장으로 내모는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 환자들은 이와같은 경제위기와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민영화가 환자들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의료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며, 병원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고, 자칫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에 대하여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생존에 대한 위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최근 멕시코에서 발생한 신형플루에 대해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동물로부터 인간으로 전이될 수 있고, 또 다시 다른 사람에게 옮겨질 수 있는 병이라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두려움을 주는 또 다른 원인이 있습니다. 신형플루 환자는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발견되고 있지만, 왜 이 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멕시코에서 유달리 많이 나타나는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많은 전문가들은 멕시코가 사회양극화로 인한 빈곤층이 늘어났고, 의료민영화로 인하여 환자들이 의료이용을 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멕시코의 환자들이 비싼 병원비가 부담스러워 집안에서 치료하려다가 병을 키워 손을 쓸 수 없을만큼 악화된 이후 병원을 찾았기 때문에 사망자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질병에 대해서도 두렵지만,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더욱 두렵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8일 정부는 '보건의료서비스선진화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의료민영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병원들이 인수합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대형재벌병원 중심으로 체인화를 허용하며, 그동안 국가가 보건소를 통해 수행해 왔던 전국민의 건강관리서비스를 시장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내용이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보건의료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산업분야' 쯤으로 여기는 정부의 잘못된 관점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경제위기의 시대에 이러한 정책을 추진한다면 환자권리는 물론, 가난한 환자들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목격한 멕시코의 상황을 불행한 우리의 미래로 만들어놓을 수도 있는 위험한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 의하여 '환자를 위한 나라'가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으로 여기고자 합니다. 우리 자신이 모두 '환자권리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설 때 '환자권리를 위한 나라'가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제2회 환자권리주간행사는 바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준비된 것입니다. 경제위기의 시대, 의료민영화가 아니라 모든 국민의 의료이용과 건강할 권리를 보장하도록 정부와 사회의 노력을 촉구하면서, 환자권리를 보장하고 사회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가 스스로 나서고자 하는 취지가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이제 우리 함께 손을 잡고 함께 갑시다. 세상에는 환자인 사람과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닙니다. 건강하던 사람들도 언젠가는 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모두 건강한 삶을 원하는 같은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지금 나아가면 누구나 건강한 세상, 모든 환자들에게 치료받을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지금 시민 여러분의 참여와 연대, 그리고 함께하는 행동을 기대합니다.

그것이 환자권리를 위한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2009년 5월 25일
제2회 환자권리주간행사 공동주최 단체 일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