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생활습관이 부른 ‘분노의 역류’
잘못된 생활습관이 부른 ‘분노의 역류’
  • 장재영 교수
  • admin@hkn24.com
  • 승인 2009.05.09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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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역류성질환이란 위산이 식도 내로 넘어오면서 위산에 취약한 식도점막을 자극하여 나타나는 증상과 이와 연관된 합병증으로 정의한다. 역류성식도염은 증상과 무관하게 내시경에서 위식도접합부의 점막결손과 염증이 관찰되는 것으로 여러 위식도역류질환군에 포함되는 한 질환이다.

서구에서는 속쓰림이나 신물 등의 역류증상이 일주일에 한번 이상 나타나는 위식도역류질환환자가 인구의 18~24%에 이를 정도로 많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에서는 발병률이 적지만 최근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과거 몇 년 전에는 술, 담배 많이 하는 남자나 고령의 뚱뚱한 할머니에서 역류성식도염이 주로 관찰되었으나 최근에는 매우 젊고 날씬한 여성에게서도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 이것은 생활 식습관이 과거에 비해 서구화된 것과 관련이 있으며, 한때 무관심했던 식도병변에 대해서 최근에 교육을 강화하고 체계적으로 내시경 소견을 정리하고 교육하여 잘 몰랐던 위식도접합부위를 꼼꼼히 관찰한 결과이다.

남녀, 노소, 비만 유무와 관계없이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역류성식도염이 관찰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 의하면 종합건강검진을 통해 내시경을 시행 받은 성인의 8%에서 역류성식도염이 진단되었다고 보고하였다.

▲ 정상 식도
◆ 식사 후 바로 부우면 소처럼 되새김질

일시적으로 위산의 식도 내 역류가 발생하는 것은 극히 정상적인 경우이지만 이와 같은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 매우 자주, 빈번히 발생하는 경우가 역류성식도염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이다. 복압이 증가될 수 있는 경우, 비만이나 식사 후에 바로 눕는다거나 야식을 먹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또한 하부식도괄약근압을 감소시키는 약물이나 음식, 술, 담배 등이 주범이다. 나이가 들면서 역류성식도염이 증가하는 것은 위식도접합부를 지지해주는 해부학적인 구조물이 약화되어 위산역류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인 데 식도열공 등이 원인이다. 최근에 날씬한 여성에서도 역류성식도염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불규칙적인 음식 섭취, 흡연의 증가, 스트레스에 의한 위산분비 증가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역류성식도염은 내시경을 통해 진단되는 질환이므로 증상과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 대부분의 환자나 의사가 오인하고 있는 가장 큰 잘못은 내시경에서 관찰되는 병변이 항상 증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례로 거의 구멍이 날 정도로 궤양이 심하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고, 내시경 소견이 정상이더라도 소화불량, 속쓰림, 복통으로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 역류성식도염 환자의 식도
그러므로 역류성식도염이 내시경에서 관찰되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약물치료가 오히려 환자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흔히 호소하는 증상은 신물 또는 쓴물이 넘어오는 것, 속쓰림, 명치 끝 통증, 흉통, 경부, 흉부불편감, 경부이물감, 만성기침 등이다. 합병증으로 식도협착, 출혈,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

◆ 가장 중요한 건 살 빼는 것, 야식부터 주의

치료의 목적은 증상을 호전시키고 식도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강력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산에 취약한 식도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 및 증상을 유발하므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이 치료의 주요 약제가 된다.

역류성식도염은 잘못된 식생활 습관에서 비롯되므로 생활환경이 개선될 때까지 약물을 장기간 투여해야 한다. 고령의 뚱뚱한 환자는 살을 빼는 것이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일방적인 다이어트만을 강요할 수 없어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생활습관을 교정시키지 않으면 원인이 제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제를 끊으면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을 경우, 적어도 3개월 이상 약물을 복용해야 식도 내의 염증이 가라앉는다. 약물을 투여하면서 동시에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이 살을 빼는 것이다. 자기 전 음식 섭취를 삼가고, 식사 후 적어도 2~3시간 이상 눕지 말고, 취침 시 높은 베개를 베고,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하부식도괄약근압을 감소시킬 수 있는 약물이나 음식을 삼가 하는 것이 좋다.

피해야 할 음식으로는 커피, 코코넛, 땅콩, 초콜릿 등의 견과류, 위산분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신 과일 종류이다. 잘못된 생활환경을 개선하라는 것은 말이 쉽지 웬만해서 고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고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살을 빼는 것은 역류성식도염의 치료인 것과 동시에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이상적인 전제조건이다. 그러므로 생활환경의 개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역류성식도염의 예방법 및 치료법이다.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교수>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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