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은 시각과 함께 세상과 관계를 맺어 가는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눈과 달리 귀는 마음대로 외부 자극을 차단할 수 없어 더 수동적으로 외부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감각기라 할 수 있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간의 귀가 견뎌야 하는 주변 환경의 소리 에너지는 엄청나게 증가했고 이에 따라 난청 등 각종 귀 질환이 문제가 되고 있다.
우선 소음의 폐해는 누적되는 특성이 있으므로 귀를 한시도 쉴 수 없는 도시 생활의 특성 상 시간이 갈수록 내이 청각세포의 손상이 커져가므로 문제가 된다. 또 신경세포는 일단 기능을 잃으면 회복이 잘 되지 않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 이론적으로 85데시벨 정도의 음에 매일 8시간씩 노출되는 생활을 하면 소음성 난청이 올 수 있다.
이런 난청은 처음에는 고음의 가느다란 소리만 잘 안 들리다가 점점 진행하여 전체적으로 청력이 떨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처음 생겼을 때는 심각하게 생각 하지 않는 수가 많다. 도심지 버스정류장 부근의 소음이 75데시벨에 육박하므로 모든 도시생활자는 잠재적인 소음성 난청 환자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최근 MP3등 장시간 청취가 가능한 기기들이 나와 청소년들의 귀의 건강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귀의 건강을 위한 환경 조성은 개인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지역, 도시, 나라의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소음 공해를 줄여나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 귀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병, 무엇이 있을까?
<중이염>
급성 중이염은 보통 코나 목에 감기 등의 염증이 있을 때 이것이 귀로 올라와서 생기게 된다. 보통 2~4주 내에 치료되는데 불충분한 치료로 만성화 되거나 합병증이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 방치하는 경우 청력손실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고 만성 중이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즉 초기에 항생제, 소염제 등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고 스스로 몸의 컨디션 조절에 힘쓰고 과로와 과음 등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중이염이 가라앉지 않고 열과 통증이 계속 있을 때는 고막을 인위적으로 절개하기도 한다. 나이 어린 환자에서는 귀 안에 물이 고이는 삼출성 중이염이 흔히 문제가 된다. 처음에는 항생제 등의 약물요법으로 물을 말리는 것이 기본이고 원인이 되는 코나 목의 염증, 알레르기 등을 치료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수개월 이상의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을 때는 고막을 통해 주사기로 물을 빼 주거나 좀 더 근본적인 방법으로 고막에 환기관을 삽입해 주는 방법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또 만성화 되어 계속 귀에서 고름이 나오고 귀가 안 들리는 만성 중이염으로 변한 경우는 수술로서 제거해야만 완치가 된다.
<난청>
난청은 그 원인이 외이, 중이, 내이 및 청신경 등에 이르는 만큼 매우 다양하고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부분도 많으므로 우선 치료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청 환자는 비교적 경도의 청력장애를 가진 경우부터 완전한 귀머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이명이나 어지럼증 혹은 두통이 같이 동반될 수도 있고 선천적 기형에 의하거나 급, 만성적 외상에 의한 난청도 있다.
적절한 진단 후 처치는 다음과 같이 대별될 수 있는데, 즉 급, 만성 중이염이나 돌발성 난청 등은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하고 여기에 반응이 없으면 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수술요법이 필요하다.
여기서 난청에 대한 청력재건술을 같이 시행하게 되는데, 여기에 해당이 되지 않는 난청환자에게는 다양한 종류의 보청기를 처방 하여 청력재활을 돕고 경우에 다라 인공와우 이식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 청각에 의한 언어장애가 있는 경우 전문적인 언어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