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가슴이 뛰지?”
꼭 최근의 불황이 아니더라도 현대인들은 언제나 불안을 가슴 한곳에 안고 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스트레스는 실제로 건강 이상을 가지고 오기도 한다.
회사원 정소연씨(34세·여)의 경우가 그랬다. 그는 경제난으로 인해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고 정리해고와 연봉삭감 등 소문이 돌면서부터 계속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회사만 나오면 심장이 몹시 빠르게 뛰고 불안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이다.
정씨처럼 심장이 너무 빨리 뛰거나 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심계 항진증이라고 한다. 이는 실제로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도 나타날 수 있지만 갑상선 항진이나 갱년기 질환뿐 아니라, 스트레스나 우울증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원인은 크게 내과적 질환과 정신과적 질환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흔히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해서도 생길 수 있으나 증상이 지속될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
심계 항진증의 내과적인 원인은 부정맥이 가장 흔하다. 일반적으로 맥박은 60~100회가 정상이다. 그러나 120번 이상을 뛰거나 불규칙적으로 뛴다면 심계항진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부정맥은 누구에나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부정맥이 생긴 이유가 심장질환에 의한 것일 때다.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심장 기형, 선천성 심장병 등 심장질환에 의해 생긴 부정맥을 방치하면 자칫 돌연사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갑산성 기능이상으로 인한 항진증은 젊은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목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 안쪽에 자리 잡은 갑상선은 우리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갑상선이 어떤 문제로 인해 기능이 지나치게 활발해 지는 것을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 한다.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면 몸의 모든 대사가 지나치게 활발해지면서 발열이 생기고 몸무게가 크게 줄거나 맥박수 역시 증가하게 된다. 이때에는 약물치료를 통해 갑상선의 기능을 떨어뜨리면 증상이 쉽게 사라지게 된다.
스트레스와 갱년기 장애로 인한 심계 항진증은 지나치게 긴장을 하거나 급작스런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때 역시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 했을 때 일시적으로 심장의 심방이나 심실이 조기 수축되면서 맥박이 빨라질 수 있다.
이때는 충분히 휴식하고 술이나 담배, 카페인등이 든 음료를 줄여주면 며칠 내로 증상이 호전 될 수 있다. 갱년기 증상 역시 심계 항진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때에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화끈해 지거나 땀이 나는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다. 호로몬의 감소로 인해 일시적으로 나타나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간혹 하루 종일 가슴이 심하게 뛰고 불안한 감정을 감출 수 없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검사 결과 맥박도 정상이고 다른 내과적인 질환이 의심되지 않을 때는 우울증이나 공항장애 등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정신과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이때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뿐 아니라 불안, 짜증, 공포감, 수면장애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세란병원 내과 과장 /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