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몸을 혹사한 기억은 없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쫓아 열심히 살아왔을 뿐인데, 언제부턴가 잠을 자도 개운치 않고, 온 몸이 쑤시고 피곤하다. 배탈이 난 것도 아닌데 설사를 하고 마음이 불편해 여기저기 병원을 다녀 봐도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한다.
사실 의료현장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이런 환자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는 꾀병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한번쯤 ‘섬유근육통 증후군’이라는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 전신 통증과 함께 과민성 대장 증후군, 우울증 동반
섬유근육통 증후군은 근육, 인대, 힘줄 등 인체의 섬유조직에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가장 큰 특징은 전신 근육통이다. 만성피로, 몸살과 비슷한 증상처럼 느껴지지만 섬유근육통 증후군만의 특징적 근육통이 있다.
인체의 18군데의 압점을 눌러보아 11군데 이상에서 일반인들보다 심한 통증을 느끼고 이런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섬유근육통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불면증이 동반되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근육이 경직되어 피로는 더욱 심해진다.
이런 만성적 통증을 겪다보니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받아, 전체 환자의 약 30%가 우울증에 시달린다. 섬유근육통은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5대1 정도로 여성에게 많으며, 특히 30~55세 여성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뚜렷한 발병 요인 없고 꾀병으로 오인받기 쉬워
섬유근육통 증후군을 일으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꼽힌다. 정확한 발병요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뇌 신경의 이상반응으로 통증을 과민하게 느낀다는 설과 근육 대사의 이상, 수면장애, 호르몬 이상 등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스트레스도 수면장애를 일으켜 병증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환자도 섬유근육통을 동반할 수 있다.
전신에 걸쳐 나타나는 통증이 심한데도 근골격계나 내장기관에 손상을 주지는 않는다. 단지 통증만 증상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아 고통 받는 환자만 '꾀병 부리는 거 아니냐' 는 눈총을 받게 된다.
◆ 같은 자세만 반복하는 습관, 잘못된 자세 버리고 유산소 운동해야
업무의 특성상 직장인은 어깨와 목을, 가정주부는 무릎과 허리를 혹사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렇듯 특정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섬유근육 통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같은 자세를 몇 시간씩 지속하는 습관을 버리고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 또한 잘못된 수면 자세로 인한 골반이나 척추변형에 의한 주변근육의 만성 스트레스도 섬유 근육통과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약물요법과 운동요법, 인지행동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며 운동요법은 유산소 운동이 되는 걷기, 자전거 타기, 수중 운동, 부드러운 에어로빅 등이 추천된다. 다만 잠들기 직전 운동은 숙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고 운동의 강도는 옆 사람과 가벼운 말을 나룰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섬유 근육통은 전신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원인모를 통증에 환자의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더욱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그러나 섬유 근육통으로 인해 통증이 생긴다 하더라도 근골격계나 내장기관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므로 마음을 편하게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통증을 없애는 것보다 통증을 경감시키는 데 목적이 있으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통증은 경막외강 차단치료, 신경차단술, 압통점 주사 요법을 통하여 완화시킬 수 있다. <안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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