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연세의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준 제2진료부원장이 최근 "제약업계 영업담당 임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기부금 등을 받지않겠다"고 한 발언이 제약 및 의료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제약업계는 일단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
한국제약협회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연세의료원의 기부금 수수 금지 선언을 환영한다”며 “연세의료원의 신선하고 용기있는 결정은 의료계 제2, 제3의 기부금 수수 금지 선언을 이끌어내는 선도적 역할을 하고 제약업계의 윤리 경영, 투명경영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연세의료원의 선언은 의약품 시장에서의 투명성 확립을 위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에 큰 지원이 될 것이고,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제약기업들도 불공정한 기부금 제공을 철저히 근절하는 등 뼈를 깎아내는 자구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반면 삼성서울병원, 고려대병원, 가톨릭의료원, 서울아산병원 등 다른 대형병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세브란스의 기부금 금지선언과 관련) 보도내용을 보면 마치 세브란스병원만 기부금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다른 대형병원들도 몇년전부터 원칙적으로 기부금을 금지하고 있다"며 세브란스측의 선언(?)을 평가절하했다.
또다른 대형병원 관계자는 "병원은 (기부금을 받지않는다는) 원론적 입장외에 그 어떤 것도 밝힐 수 없다. 교수들 개개인의 문제, 학회지원문제까지 병원이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분히 선전용으로 보여질 수 있다"고 비꼬았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몇년전부터 (서울대병원은) 제약사 후원을 안받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별도의 후원회까지 있지만, 제약업계에서 주는 것은 받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세브란스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약회사 및 병원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이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공정위 조사에서 의약품 납품과 관련, 제약사들로부터 수억원의 기부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바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협회의 성명은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병원계에 대한 일종의 압박용으로 보인다"며 "겉으로 드러내놓고 기부금을 받겠다고 밝히는 병원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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