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CP 무용론...리베이트 양벌규정 여론 확산
제약업계 CP 무용론...리베이트 양벌규정 여론 확산
“조건없는 후원 불가능”...“기업활동 위축 엄격한 규정 개선해야”
  • 신명희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8.11.1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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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사람이 있으면 받는 사람이 있다. 고객이 원하는데, 안줄 수 있나. 한쪽만 처벌해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A제약사 임원>

제약회사들이 자사 약물 처방을 대가로 의료계에 제공하는 리베이트와 관련,  엄격한 양벌규정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이상, 제약업계의 자정노력 또는 한쪽만 처벌하는 것으로는 리베이트를 근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한국제약협회는 최근 열린 이사장단 회의에서 ‘의약품 유통부조리 신고센터’ 설치와 인터넷 익명 고발제 도입 등 강도높은 내부 감시시스템을 도입키로 결의한 바 있다. 의약품 불공정거래행위와 관련, 신속하게 진위를 파악하고 사실로 드러난 제약회사에 대해서는 제약협회 윤리위원회 회부 및 공정위 고발 등 엄격한 사후조치를 취하기 위한 것이다.  

협회는 또 대가성 후원을 금지하고 발전기금 등의 무리한 요구에도 절대 응하지 않는 것은 물론, 모든 학술지원 활동은 공개적인 방식으로 제3자를 통해 투명하게 집행키로 했다.

문경태 제약협회 부회장은 “의약품 유통부조리 신고센터는 유통 부조리 척결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라며 “신고센터는 내부논의를 거쳐 유명무실하지 않고 실제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약협회의 이번 결의가 리베이트 차단에 특효약이 될지는 미지수다.  제약협회는 지난해 의약품 납품비리 파문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이후 올해 5월부터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Compliance Program)까지 도입하면서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에 나섰지만, 결국 유한양행 리베이트 파문이 터졌다. 소잃고 고친 외양간이 또 부서진 격이 됐다.

제약사의 직접 후원을 금지하는 제3자를 통한 학술지원 역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3자 학술지원은 조건없는 후원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윤을 창출해야하는 기업에서 공짜 후원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는 제약협회 임원사 50곳 중 34곳이 참여하고 있는 CP 무용론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리베이트를 받는 의료계도 함께 처벌해야한다는 여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모 제약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의사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제품 처방을 위해서는 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관행처럼 이어져 온 학회지원까지 처벌대상으로 한다면 마케팅을 하지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불만을 토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등 선진 외국처럼 리베이트를 합법화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나치게 엄격한 규정이 시장기능을 위축해 기업활동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객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 경쟁업자의 고객을 유인할 가능성이 있는지 공정위가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함에도 이를 특정하지 않고 고객유인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  지난해 부당고객유인행위로 검찰에 고발된 한 제약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의사들이 성분명이 아닌 제품명을 처방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제약회사가 리베이트나 후원 등을 100%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정한 상한선을 두고 리베이트를 합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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