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씨 까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호박씨 까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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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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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향후 3년 칠흑같은 암흑기”
제약업계 의료계 로비 공식 시인

【헬스코리아뉴스】국내 제약업계가 이래저래 시련을 겪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불공정거래로 공정위에 적발된 이후 최근 리베이트 비자금 조성 파문에 말려들었다. 클린기업, 공익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탓에 충격은 컸다. “설마, 유한양행이?”라는 말도 ‘사회공헌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정서다.   

유한양행의 주장대로라면 이번 사건은 일부 영업지점의 과잉의욕에서 비롯된 것이다. 리베이트 조성에 회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 유한측의 해명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유한은 이번 사건으로 연속 2년간 공정위 조사를 받게 됐고 세계적 금융위기에도 끄떡하지 않던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보면 여파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대웅제약은 비만치료제 마케팅 과정에서 사소한 실수를 했다가 의사들의 처방거부운동으로 곤혹을 치렀다. 근래에는 비영리 인체조직은행을 사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녹십자는 인태반 주사제의 불법유통 의혹으로 경영진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는 수모를 겪었다. 제약업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모두가 과욕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유한양행은 차중근 사장이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실적올리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터였다. 대웅제약도 올해 매출목표를 무리하게 설정했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큰 소리만 뻥뻥쳤다. 녹십자 역시 인태반제제 판매목표 때문에 영업사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그렇지 않아도 제약산업은 정치·경제적 역동성에 휘말려 있다. 건보재정 안정화를 명분으로 한 약가인하 정책은 새정부들어서 강도를 더하고 있다. FTA(시장개방)에 대비한 cGMP 의무화와 특허권 강화는 국내 제약기업들의 설자리를 더욱 옥죄고 있다. 

오죽하면 김정수 한국제약협회장은 "정부의 가혹한 약가인하 정책 때문에 제약업계의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한탄을 다 했을까.

제약업계는 김정수 회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주문한 쓴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약업계의 향후 3년은 칠흑같은 암흑기가 될 것이다. 더 이상 복제약으로 먹고살려고 하지말라. 불공정행위의 결과를 알면서도 과감히 떨쳐내지 못하면 서서히 데워지는 물속에서 뜨거운 줄 모르고 죽는 개구리가 된다."

김회장의 말대로 투명화는 기업의 가장 큰 덕목이자 생존전략이다. 과당경쟁은 기업의 신뢰상실은 물론, 서로에게 짐이 될 뿐이다. 제약산업이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세계화, 투명화, R&D, GMP 등 시대적 변화에 충실히 부응하는 것이다. 

물론 공정거래특별위원회 설치 등 국내 제약기업들의 자구 노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워낙 교묘해서 호박씨 까는 줄 모르는 일부 다국적제약회사에 비하면 양심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일은 때가 있는 법이다. 호박씨 깔 때 까더라도 지금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우를 범해서는 안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충분한 노하우가 쌓였을 때, 호박씨는 그 때 가서 까도 늦지않다.  카드놀이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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젝일 2013-05-11 08:42:58
아놔~ 진짜 호박씨 까는 방법인줄 알고 들어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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