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치매는 환자가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실제는 수년간에 걸쳐 천천히 발생한다.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때 조기 발견한다면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때문에 여러 연구를 통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 경도인지장애에 주목하자
양전자 방사 단층(PET) 사진촬영을 통해 뇌 속에서 치매를 유발하는 독소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를 찾아낸다거나 혈액검사를 통한 혈액지표로도 치매를 미리 예견 할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기억장애의 새로운 범주인 경도인지장애에 주목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란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라 할 수 있다. 이는 기억력을 비롯해 행동, 인지능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정상적인 노화와 알츠하이머 치매의 중간상태, 즉 알츠하이머 치매로의 이행단계라고 볼 수 있다.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주 무언가를 잊어버릴 때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최근의 일을 잊어버리는 단기기억력 저하, 이전에는 잘 해내던 일을 갑자기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계산 실수가 잦아지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치매에 비해서는 판단력과 지각 능력,추리능력, 일상 능력등이 모두 정상으로 나온다.
때문에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를 구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계속 될 경우 치매로까지 발전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유명 치매 병원인 메이요 클리닉에서 경도인지장애 환자 270명을 10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들 가운데 10∼15%가 매년 치매로 진행됐으며 6년간 80%가량이 치매로 이행됐다는 연구 발표도 있었다.
따라서 일반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해도 기억력이나 지각 능력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선별 검사(MMSE)라는 간단한 문답형 검사를 통해 1차적으로 파악이 가능하고 신경인지기능검사(SNSB)를 통하면 좀 더 정확한 구분이 가능하다.
◆ 노인성 우울증은 치매와 다르다
노인성 우울증은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분명 치매와는 다른 질병이다. 그러나 때론 이런 우울증이 방치되면 실제로 치매로 발전하기도 한다. 최근 한 연구 결과는 우울증이 인지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샌프란시스코의 VA의학센터와 캘리포니아대 연구진들은 우울증이 심할수록 인지손상의 위험도가 커진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65세 이상 노인 220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증상을 조사하고 6년 후 인지 손상 정도를 측정한 결과 실제로 우울증을 앓았던 노인들이 인지손상 정도가 더 심했다는 것이다.
노년기의 우울증은 치매로 혼동되거나 서로 동반 악화 시킬 수 있다. 때문에 치매의 예방뿐 아니라 치료에 있어 우울증 치료는 중요한 요인이다. 치매 환자의 30~40% 정도가 우울증 증세를 함께 보이는데 이 경우에는 활동장애나 지적 장애가 더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때에도 치매 치료와 함께 우울증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흔히 치매는 인지장애이고 우울증은 기분 장애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질병이라고 인식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치매와 노인성 우울증은 처음부터 끝까지 불가분의 관계임을 강조 한다.
◆ 갑자기 몸무게가 줄었다
나이가 들면서 원인 없이 갑자기 몸무게가 주는 것 역시 몸의 이상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시카고대학 러시메디컬 센터 연구팀이 평균 연령 75세의 로마 카톨릭 성직자 820명을 대상으로 최대 10년간 연구를 한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가장 많이 떨어진 대상자들이 알츠하이머에 걸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BMI가 계속 하락한 사람들은 BMI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사람들에 비해 이후 알츠하이머가 걸릴 위험이 35% 높았다.
이는 알츠하이머 발병이 기억과 관련된 뇌부위 뿐만 아니라 음식물 섭취와 신진대사와 관련된 뇌부위의 손상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 익숙한 냄새를 맡지 못 한다
일상적으로 맡아왔던 냄새를 구분하지 못할 때 알츠하이머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시카고 러시대 메디컬센터 로버트 윌슨 박사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후각기능이 상당히 떨어진 사람이 일반인 보다 알츠하이머병의 예고 신호인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날 위험이 50% 높았다고 한다.
54세에서 100세 사이 600명을 대상으로 5년간 후각 기능과 인지기능 테스트를 한 결과, 양파 레몬 계피 후춧가루 등 익숙한 냄새를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인지장애 위험이 나타났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