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분야 한EU FTA, 미국 수준될 것"
"의약품분야 한EU FTA, 미국 수준될 것"
김한수 수석대표, 국정브리핑 인터뷰서 밝혀
  • 임호섭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7.05.20 0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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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수 수석대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 수석대표를 맡은 통상교섭본부 김한수 FTA추진단장은 17일 EU와의 의약품, 화장품 협상은 한미FTA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대표는 이날 국정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통상현안 논의에서 EU측은 자동차, 의약품, 화장품 분야에 비관세장벽이 있다고 제기해 왔고 이번 협상에서도 이들 분야가 핵심이 될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략적 FTA’에 대해 “우리나라처럼 전략을 가지고 FTA를 추진하는 경우가 없다”면서 “포괄적이고 수준 높은 FTA를 지향하며 FTA 지각생에서 순식간에 FTA 중진국으로 올라선 것이 앞으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국정브리핑과의 인터뷰 내용]

- 한미FTA가 타결된 지 한 달 만에 EU와 FTA 협상을 하니까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시기적으로 한EU FTA 협상이 한미FTA 타결 이후 한 달만에 시작되어서 그렇게 보일수도 있다. 사실 한EU FTA는 우리가 상당기간 동안 준비해 왔던 것이다. 2004년부터 EU와 FTA추진을 위해 접촉해 왔지만 EU는 주로 다자간협상인 도하개발아젠다(DDA)나 남미관세동맹과 같은 거대경제권과의 FTA에 관심이 있었지 우리는 우선순위 밖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한미FTA 협상이 시작되면서 EU측이 협상준비를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고 지난해에 이미 2차례 예비 협의를 했다. 지난 4월2일 한미FTA 타결이 EU측을 자극했고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FTA 협상은 우리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다려 달라고 해서 상대방이 기다려주지도 않는다. 지금 때가 무르익었고 준비를 착실히 해 왔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 아무런 전략 없이 서둘러 하는 것이 아니다."

- 2차 협상 때 모든 이슈를 협상테이블에 올린다는 게 우선 목표인데, 연내 타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것은 사실이다. 빠르면 협상 1년 내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좀 속도를 낸다면 연내 타결도 가능하겠지만, 아시다시피 FTA협상은 상대가 있기 때문에 우리만 욕심낸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개성공단의 중요성, 계속 설명하고 설득하겠다”


-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 EU는 우호적일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한미FTA와 달리 보다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우호적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협상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쉽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설득해야 할 부분이다.

1차 본협상 전체회의에서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서유럽 경제통합이 전체 유럽의 안정에 기여한 사례를 들면서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호의적으로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향후에도 이 문제가 가지는 상징성이나 중요성을 EU측에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해 나가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희망한다.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ASEAN 등과의 FTA에서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했던 것처럼 같은 방식이 될 것이다.“

- 한미FTA에서 아쉬웠던 것이 교육, 의료 서비스 개방이다. 이번 한EU FTA에서도 EU측은 이 분야의 개방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EU는 교육, 의료분야를 공공서비스로 보는 경향이 있고, 그러한 이유에서 자신들도 개방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미FTA의 경우 우리 입장에서는 교육, 의료 서비스가 제외된 것이 외부충격을 통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외부충격 아니더라도 이 분야에 있어서 스스로 내부적인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

“서비스 개방방식은 유연성 있게 접근”

- 서비스 분야는 이번 1차 협상에서 진도가 느린 분야로 꼽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서로 선호하는 개방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우리는 기존 FTA에서 주로 네거티브 방식(개방하지 않을 분야만 명시하고 나머지는 모두 개방)을 선호하는 반면, EU측은 포지티브 방식(개방할 분야만 협정문에 명시)을 주장하고 있다. EU측은 지금까지 한번도 네거티브 방식을 써본 경험이 없다.

이와는 달리 우리는 네거티브 방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스위스, 노르웨이 같은 유럽 4개 국가로 구성된 EFTA때 포지티브 방식을 써본 경험이 있어서 두 방식 모두에 유연성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EU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서 이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 개방방식의 차이가 개방수준을 결정짓는다고 볼 수 있나. 다시 말해 네거티브면 개방폭이 넓은 것이고 포지티브면 좁은 것이다 이렇게.
“대체적으로 네거티브 방식이 자유화 정도가 높다고 보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네거티브 방식이라도 미래유보나 현재유보 대상이 많으면 자유화 정도가 포지티브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 포지티브 방식이라도 열거 수준에 따라 자유화 정도를 평가해야 한다."

- 한미 FTA의 '미래 최혜국 대우'로 인해 한-EU FTA 개방 품목이 그대로 한미 FTA에서 인정될 경우 결국 공공서비스의 여러 분야들이 미국에도 개방될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EU한테 열어주면 미국에게도 똑같이 개방하는 것이 돼 서비스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서비스 분야는 상품분야처럼 관세철폐가 아니라 제도적인 문제이다. 어느 한 국가에만 제도적으로 개방특혜를 준다는 것이 실행가능성이 낮고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다룰 문제라고 본다.

또 한미FTA에서 개방이 제외된 것 중에 많은 부분은 미국이 관심을 두지 않은 분야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한EU FTA에서 이들 분야가 포함되더라도 미국이 추가적인 혜택을 갖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공공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상하수도, 즉 물의 사유화를 걱정하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이미 5년 전 DDA협상 논의에서 EU측에게 물은 공공서비스에 해당하기 때문에 개방대상이 안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고 EU측도 이후 이에 대해 제기하지 않고 있다.
우려는 있을 수 있지만 지나치게 과장된 우려로 EU와의 협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지나지 않는다."

“GI는 치즈 등 새로운 상품 보호 요구할 듯”

- EU측이 요구하는 지리적 표시제(GI) 보호는 무엇인가. 우리측은 이 지리적 표시제 보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계획입니까.
“지리적 표시란 보르도 와인, 스카치위스키 같은 지리적 명칭을 가진 상품에 대한 지재권을 말한다. 현재는 국제적으로 증류주와 와인만 강제로 보호하고 있지만 치즈 등도 보호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리적 표시제 보호대상을 확대할 것인지 확대한다면 소급적용할 것인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소비자 보호, 관련업계에 미치는 영향 및 행정적인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후 대응할 문제다."

- 농산물의 경우 서로 민감한 부분이어서 큰 쟁점으로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농산물 협상 어떨 것으로 보나.
“농산물이라고 모든 것이 민감한 것은 아니다. 와인과 같은 것은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피해가 거의 없다. 치즈나 돼지고기, 닭고기의 경우 축산, 낙농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농산물의 경우 한미FTA와는 달리 쇠고기와 같은 아주 민감한 부분은 많이 예외가 인정될 것으로 본다. EU측과는 이러한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 EU측은 관세철폐보다는 우리의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는데. 주로 어떤 측면에서 비관세 장벽이 있다고 보는 것인지, 앞으로 이 부분에서 협상 전망은.
“그동안 EU와의 통상현안 논의 때 비관세 장벽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고 이번 FTA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추측이 된다. 아직 EU측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관심사항으로 미뤄 짐작하면 자동차, 의약품, 화장품 분야로 예상된다."

자동차의 경우 기술표준 문제인데, 국제기술표준에는 미국식, 유럽식이 있다. 우리나라처럼 작은 시장에 자동차를 수출하면서 유럽식과 다른 기술표준을 맞춰야한다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 EU측은 의약품의 경우 특허심사기간이 지연되면 특허기간을 그만큼 연장하는 등 한미FTA 협상내용을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일단은 한미FTA 때의 의약품 협상내용을 물어오는 등 정보교환이 있었다. 미국의 제약업계나 EU의 다국적 제약회사가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고 따라서 한미FTA 수준에서 의약품 논의가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EU측 의사결정구조 복잡해 협상 난항도 예상”

- 지속가능개발 분야, 즉 노동, 환경에 있어서 EU의 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특히 신화학물질관리제도가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우리 업계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또한 보이지 않는 비관세장벽이 아닌가.
“신화학물질제도는 사실 FTA협상 대상이 아니다. 또 내국인 외국인 모두에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차별로 인한 비관세 장벽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는 6월 신화학물질제도가 시행되면 수출업계에 부담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것이 FTA 협상에서 우리 업계에게만 예외로 해달라고 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 그동안 적지 않은 FTA협상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FTA 상대인 EU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EU의 특징은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접근이 돋보인다. 자신의 경제규모나 영향력을 가지고 상대방을 강요하는 식의 접근은 하지 않는 것 같다. 대화를 통해 논리적인 견해로 상호 입장을 조화롭게 일치시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그러나 모든 협상에는 쉬운 상대가 없다. 1차 협상이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해서 남은 협상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보는 것은 금물이다. 또 EU의 의사결정구조가 복잡하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라고 평가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온화한 인상이 강하다. 협상테이블에서는 어떤가. 강할 때는 강하고 그래야 할 텐데.
"그렇게 보시는 것 같다. 그래서 협상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 FTA는 상대방과 싸우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이익의 균형을 맞추면서 시장을 열자는 것이기 때문에 전사처럼 보일 필요는 없다.
외유내강이 오히려 협상테이블에서는 상대방에게 우호적인 관계를 갖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또 필요할 때는 누구 못지않게 강하게 대처해 온 경험도 있다. 한·일 FTA 협정시에는 다른 대표단원들이 저렇게 강하게 공격해도 되나 할 정도로 대응한 적도 있다."

“전략적 FTA, 성장잠재력 높이는데 큰 역할 기대”

- 과거 미국의 컬러TV 반덤핑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한국의 WTO 첫 제소를 기록한 경험이 있는데, 결론은 어떻게 났나.
“예전 산업자원부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과장으로 있을 때 최초로 미국의 반덤핑 조치를 WTO에 제소한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의 컬러TV가 13년간 규제대상으로 남아있었는데, 최초 제소하면서 패널까지 가지 않고 미국이 스스로 철회했다. 그다음 같이 제소했던 D램은 결국 패널까지 가서 미국의 제도가 WTO협정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 FTA추진단장으로서 ‘전략적인 FTA’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해 달라.
“처음에는 칠레와 같은 대륙별 거점국가를 대상으로 해 왔고 자연스럽게 거대경제권으로 이동했다. 그런 로드맵에 따라서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과 하고 있는 것이다.

거대경제권과의 FTA가 어느 정도 되면 이를 보완하는 차원의 FTA를 하게 된다. 호주, 뉴질랜드, 페루 등 필요한 국가들은 그때그때 전략에 따라 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세계적인 추세를 봐야겠지만 더 나아가서 지역적인 FTA가 추진되면 그것에 맞춰 가야할 것이다.

FTA 추진동향을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처럼 전략을 가지고 하는 경우가 없다. 대개의 경우 큰 나라들은 작은 나라들이 ‘하자하자’ 하니까 받아주는 식의 FTA를 해왔다.

우리처럼 포괄적이고 수준 높은 FTA를 지향하는 것은 주로 선진국 위주이고 개도국에서 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 제일 뒤쳐져 있다가 순식간에 FTA 중진국으로 올라선 것이 앞으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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