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발사르탄’의 발암물질 사태가 2차에 걸쳐 일어나면서 의약계의 혼란은 컸다. 그중에서도 문제가 컸던 것이 ‘노바스크 브이’(암로디핀+발사르탄)다. 이 약물을 오리지널로 착각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한 달 전 중국 원료의약품업체인 제지앙화하이가 제조한 발사르탄 원료에서 발암가능물질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검출돼 54개 제약사 115개 품목이 판매중지 조치를 받았고 이달 6일 추가로 22개사 59개 품목이 판매중지 됐다.
이때 LG화학에서 생산하는 '노바스크 브이'가 판매중지 되자 의약계 안팎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노바스크는 화이자의 오리지널 제품명인데 LG화학의 제품명으로 발표가 되자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 고혈압약은 사실 오리지널이 아니고 암로디핀과 발사르탄의 제네릭 복합제다. 2007년 화이자와 노바티스가 공동 판매하던 복합제 ‘엑스포지’(암로디핀+발사르탄)가 2013년 노바티스 단독 판매로 바뀌자 화이자가 LG측과 파트너십을 맺고 LG에서 식약처 허가를 받아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엑스포지를 판매할 수 없게 돼 매출에 구멍이 생긴 화이자가 LG를 통해 탈출구를 마련하려는 전략이었던 셈이다.
혼란의 근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부 약사들은 고혈압약의 대명사격인 '노바스크' 처럼 '노바스크 브이'도 당연히 오리지널이라고 믿고 있었던 터에 식약처가 판매중지조치를 취하자, "왜? 오리지널까지"라는 착각에 빠졌다.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부른 이번 발사르탄 사태의 책임은 신중하지 못했던 식약처에도 있지만 어찌보면 화이자측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복제약의 제품명에 같은 '노바스크'라는 용어를 사용할 경우 오리지널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LG라는 거대기업과 손을 잡고 제품을 판매해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화이자는 LG가 생산하는 '노바스크 브이'의 포장지에 '화이자 로고'를 사용토록함으로써 기존 '오리지널' 약물의 명성을 이용하려는 것 아니었냐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식약처는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의약품을 허가할 때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보다 신중을 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