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전략으로 면역억제제 병용요법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종양미세환경을 공략시 면역억제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환자도 반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개발팀 김용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면역항암제의 항암 치료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키트루다와 옵디보 등과의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며 “특히 TGFβ 억제제와 PD-L1 병용투여는 면역관문억제제에 낮은 반응률을 보이는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용요법의 대상이 되는 면역억제제 중 대표적인 약물로 BMS ‘여보이’(CTLA4 억제제), BMS ‘옵디보’(PD-1 억제제), MSD ‘키트루다’(PD-1 억제제) 등을 들었다.
병용투여가 주목받는 이유는 면역억제제들은 암세포의 면역 회피 신호를 억제해 환자의 면역시스템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들어 부작용이 적고 뛰어난 항암효과를 보여주지만, 면역항암제가 반응하는 암환자의 비율은 일부 암종을 제외하고 20~3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CTLA4(여보이 등), PD-1(옵디보, 키트루다 등) 외에 새로운 면역관문억제 대상(LAG3, B7-H3, B7-H4, TIM3, OX40 등)을 발굴하는 연구와 함께 기존 항암제와 병용 처방하는 방법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7년 5월 기준, 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anti-PD-1, anti-PD-L1 병용 연구는 765건에 달한다. 이 중 키트루다와 병용 연구는 268건, 옵디보와의 병용 연구는 242건에 이른다.
조합에 사용되는 약물은 기존에 존재하는 화학의약품, 단클론 항체서부터, 암 백신, 종양용해성 바이러스, 세포 치료 등 다양하다.
종양미세환경 공략, 면역억제제 적용 범위 넓힌다
최근 주목받는 병용 연구 중 하나는 PD-1과 PD-L1을 대상으로 하는 면역억제제와 종양미세환경 공략을 함께 하는 방법이다. 종양미세환경이란 종양 주변에 신생혈관, 세포외기질, 섬유아세포 등이 존재하여 암세포가 잘 자랄수 있는 세포환경을 말한다.
최근 소개된 대표적인 면역억제제와 종양미세환경 공략을 동시에 한 사례는 네이처리뷰캔서 4월호에 실린 쥐종양장기모양을 쥐에 이식 한 후, TGF 베타 R1 인산화효소 저해제 ‘갈루니서팁’을 투여시, 종양의 크기와 섬유아세포에 대한 TGFβ의 반응은 줄어들고 T-cell 침투의 증가가 관찰된 연구결과다.
이 연구에 따르면 종양미세환경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중 하나인 TGFβ의 발현은 전이성 대장암과 전이요로 상피암의 치료반응률과 면역감시에 악영향을 준다. 하지만 이 실험은 14일 뒤 전체 항암효과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갈루니서팁과 PD-L1 항체를 병용 투여한 결과, 단독투여군 보다 감마인터페론(IFNγ)과 그렌자임B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IFNγ는 대식세포를 활성화시켜 종양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고 있으며, 그렌자임B는 세포자멸을 유도한다. 결과적으로 투여 중단 후 관찰결과 쥐 실험군은 1년이 넘는 전체 생존률을 기록했다.
같은 학술지에서 소개된 또 다른 논문에서는 PD-L1 억제제 투여 UrC 환자 코호트 연구를 통해 PD-L1 억제제와 TGFβ 억제제 병용투여군을 비교, 유방암 모델에서 병용투여군이 PD-L1 억제제 단독 투여군보다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김 연구원은 “두 논문 모두 높은 종양미세환경에서 높은 TGFβ 발현이 T-cell 차단과 연관이 돼있음을 시사한다”며 “즉, TGFβ 억제제와 PD-L1 병용 투여는,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에 낮은 반응률을 보이는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양미세환경장벽이 무너지면 면역관문억제제가 작용하지 않는 얼어붙은 종양(Cold Tumor)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