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진료센터 일하려면 다문화 포용해야”
“국제진료센터 일하려면 다문화 포용해야”
[일요 인터뷰] 서울대병원 국제진료센터 장창섭 팀장 “외국인 환자 간호는 간호사 업무 확대”
  • 권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1.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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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의 외국인 환자는 2009년 6만201명에서 2016년 36만4189명으로 6배 증가했다.

외국인 환자는 가까운 중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몽골, 베트남 등 다양한 국적을 갖고 있다. 2016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들 중 9만3506명은 암과 중증질환을 다루는 상급종합병원을 찾았다.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찾는다면 이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간호사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는 서울대학교 국제진료센터 장창섭 팀장(간호사)에게서 국제진료센터에서 간호사의 역할 및 외국인 환자 간호에 요구되는 조건과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진료환경에 간호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들어봤다.

▲ 서울대학교병원 국제진료센터 장창섭 팀장

-. 국제진료센터는 어떤 곳인가?

“외국인 환자에게 입원과 치료, 퇴원할 때까지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비자신체검사부터 암과 중증질환자와 간·신장이식 환자까지 담당하고 있다. 한 해 80개국 이상의 환자 약 3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몽골어, 러시아어, 아랍어, 스페인어 등을 통역할 수 있는 간호사와 의료통역사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국제진료 센터장(외과전문의)과 류마티즘내과 전문의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부센터장 2명,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내분비내과 전문의인 진료교수 2명이 진료를 보고 있다.”

-. 어떤 환자들이 진료를 받나.

“신장이식,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부터 폐암, 갑상선암, 대장암, 부인과암, 소아암 등 자국에서 치료가 어려운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찾는다. 최근에는 베트남 등 경제성장을 시작한 나라 환자들도 부쩍 늘었다.

아랍에미리트(UAE) 환자들도 많아졌다. 이들은 주로 유럽 병원들을 찾는데, 지난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UAE 보건당국이 환자송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한국 병원을 찾는 숫자가 부쩍 늘었다.

많은 외국인이 한국 의료진의 역량과 의료시설을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암 전문병원인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진단하지 못한 외국인 환자의 질환을 서울대병원이 진단하고 치료한 적도 있다.”

-. 중국 환자들도 많이 오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 여파가 있을 것 같다.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다. 체감상 전보다 20~30% 줄어든 것 같다. 다만 최근 보건복지부와 중국 보건장관이 ‘한-중 보건의료협력 MOU를 체결했으니 앞으로 반등할 것으로 생각한다.”

▲ 장창섭 팀장은 “지난 메르스 사태처럼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간호사들이 환자 곁을 지켰다. 앞으로도 국민과 환자의 안전과 건강 증진을 위한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간호사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간호사와 의료통역사의 외국어 구사력이 상당할 것 같다.

“그렇다. 간호사와 의료통역사들은 외국인 환자가 호소하는 질병의 증상을 각국 언어로 듣고 의학용어로 의료진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외국인 환자의 고유한 문화와 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야 한다.

간호사 8명 중 7명은 영어가 가능하다. 이들 중 한 간호사는 영어와 일본어, 다른 간호사는 영어와 스페인어를 말할 수 있다. 나머지 1명은 중국어가 가능하다.”

-. 의료통역사의 역할도 클 것 같다.

“외국인 환자 진료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언어문제다. 의료통역사 8명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들은 단순히 통역뿐 아니라 부서 내 조정업무도 가능하다. 이들 가운데 러시아와 몽골 의료통역사는 자국 의사 출신으로 외국인 환자 진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다른 문화와 종교로 인한 환자와 의료진의 충돌은?

“큰 충돌은 없다. 언어와 문화적인 배경이 다른 환자를 대하다 보면 의료진이 의도치 않게 실례되는 행동을 하거나 불편함을 줄 수 있다. 각 나라 환자의 언어뿐 아니라 고유한 문화와 특성도 이해해야 한다.

▲ 진료실 안 벽면에 이슬람 성지인 메카(Mecca) 방향을 표시한 ‘키블라’(Qilba)가 붙어있다.

중동 환자를 위해서 할랄(HALAL, 이슬람교도인이 먹는 음식과 제품) 인증을 받은 음식을 줘야 하고, 병원 내 기도실을 준비해야 한다. 진료실 안에는 기도할 때 이슬람 성지인 메카(Mecca) 방향을 표시한 ‘키블라’(Qilba)를 붙여야 한다.

러시아 사람들은 심한 통증에도 내색하지 않고 견디는 성향이 있다. 의료진이 자칫 통증에 대해 간과할 수 있어 러시아 환자들에게 통증을 참지 말고 얘기하라고 격려한다.”

-. 타국에서 진료받는 환자들의 고충도 있을 것 같다.

“물론이다. 자국에서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을 팔거나, 빚을 내 오는 사람들이 많다. 돈이 없어 숙소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상보다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체류 기간을 연장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거나 불법체류자가 되는 사람도 있어 안타깝다.”

-. 국제진료센터 간호사나 의료통역사가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임상경력이 최소 3년은 되어야 한다. 전반적인 병원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환자와 보호자, 다른 의료진과 의사소통하고 같이 일한 경험이 필요하다. 영어나 다른 언어에 대한 공인점수는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외국인 환자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의학용어를 충분히 이해하고 의료진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의료통역사는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 의료통역 국제 전문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국제진료센터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간호사들이 있는 것 같다.

“국제진료센터와 외국인 환자 간호는 간호사의 업무를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이다. 다만 아직까지 관련 분야의 논문이 별로 없고 관심이 덜한 것 같다. 학교에서 국제간호 등에 관심을 둔다면 간호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 지난해 간호계에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간호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최근 중·고등학생이 원하는 직업으로 간호사가 교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들었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젊은이들이 취업이 잘되는 직업을 선호하는 것 같다.

미국에서 간호사들은 수년간 매년 존경과 신뢰받는 직업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간호사는 아직 사회적 지위가 낮다. 간호계는 앞으로 간호사가 인기 있을 뿐 아니라 존경받는 직업으로 인정받고 사회적인 지위도 올려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메르스 사태처럼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간호사들은 환자 곁을 지켰다. 앞으로도 국민과 환자의 안전과 건강증진을 위한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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