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가치 인정하고 투자해야 병원 존속”
“간호사 가치 인정하고 투자해야 병원 존속”
[신년기획-병원들이여 간호사에 투자하라②] 청구성심병원 김성현 총무부장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만으로는 안돼 … 간호사에 혜택 돌아가야”
  • 권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1.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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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의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간호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의료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중소병원의 간호사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간호대학 입학정원을 늘리고 유휴간호사 채용 활성화 등을 내세웠지만,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으로 간호사 인력난은 심화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을 10만병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제 중소병원의 성패는 간호 인력 확충과 처우개선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본지는 간호사 인력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청구성심병원 관계자들을 만나 중소병원이 간호사 인력난에 대처하는 자세와 간호인력에 대한 투자 효과에 대해 직접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① “간호사 투자 시대 활짝 열려야” … [인터뷰] 청구성심병원 이규민 간호부장
② “간호사 가치 인정해야 병원이 존속한다” … [인터뷰] 청구성심병원 김성현 총무부장
③ 간호사 숨통 트여주는 ‘일가정 양립’ … [인터뷰] 청구성심병원 박경은 간호사

[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적정 수준의 간호 인력을 유지하고 간호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 제도의 도입과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간호사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는 경영진의 인식도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최근 병원측과 임금 및 처우 문제 등으로 대립한 한 종합병원 간호사 A씨는 “병원측은 시설과 장비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며 “하지만 병원 근로자의 임금과 근로 환경 상태는 수년간 제자리걸음”이라고 성토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 B씨는 “병원 경쟁력의 핵심은 간호사”라며 “이제 병원들이 경영 성과를 올리고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최일선에서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사들에 투자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장 간호사들은 단순히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는 것만으로 간호사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는 병동의 간호사 1인당 환자 비율은 확실히 감소하겠지만, 상당수 병원이 중증도와 진료과를 고려하지 않아 간호사들의 업무 강도가 기존 병동 간호사처럼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근무 간호사 42.2%가 ‘업무량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게다가 상당수 병원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간호사들에게 근무 수당 등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으로 발생한 직접적인 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인센티브를 간호사에게 직접 지급하는가’에 대한 응답에 대해 상급종합병원은 83.3%, 종합병원 82.9%, 병원 66.7%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대한간호협회 서순림 제1부회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은 일반병동과 같이 노동 강도가 높아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보상이 없다면 간호사들은 계속 병원 현장을 떠날 것이며 간호사 부족 문제는 절대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대학교 간호대학 박소영 교수는 간호서비스의 질을 담보하는 경력간호사의 보유율 향상을 위해서라도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력간호사 보유율이 높으면 간호서비스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며 “정부는 경력간호사 보유에 대해 의료기관의 인센티브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즉 간호사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투자가 있어야 의료기관이 존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청구성심병원 간호사들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이에 본지는 청구성심병원 김성현 총무부장을 만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및 탄력근무제의 도입과 연봉 인상,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근무 수당 지급 등이 가져온 성과와 향후 과제를 들어봤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 이후 달라진 점은?

“환자 만족도가 상당히 상승했다. 간호인력을 확충해 간호등급 기존 6등급에서 3등급을 유지하게 됐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병상가동률도 상승했다.”

-. 경영진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간호사가 병원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공감했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간호사가 병동에서 환자 곁에서 간호서비스를 직접 전달하는 의료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는 간호인력 확충으로 이어졌다.

간호사 채용을 늘리면 간호등급이 올라가 수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간호서비스의 질을 높여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병원 경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청구성심병원의 현재 상황에 걸맞는 제도라고 생각하나.

“주변에 비급여 진료 전문병원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오는 2019년에는 병원 근처에 800병상 규모의 가톨릭대학성모병원이 들어선다. 청구성심병원은 은평구 지역을 오랫동안 지켜온 병원으로 비급여 진료 수익이 아니라 전반적인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려 한다. 이에 걸맞은 제도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 경영 측면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의 효과는?

“퇴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고객관계관리(CRM) 조사에서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인이 필요한 요양병원과 요양원 환자들이 급성기 치료를 받기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많이 찾는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을 시작한 이후 자연스럽게 병상가동률도 상승했다. 이제는 간호 인력 유지가 관건이다.”

▲ 리모델링한 청구성심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의 간호사 스테이션.

-. 단시간 근무제도를 도입하고 연봉 인상도 단행했다.

“간호인력 충원을 위한 결정이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성공은 인력 유지가 관건이다. 간호부에 인사권한 대부분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업무 강도와 인력 부족을 고려해 정규직 4시간 근무자를 뽑았다. 경영진도 간호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로조건과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임금 인상이 간호사 인력난 해결에 절대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나?

“임금 인상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태움(괴롭힘) 문화 등 내부 갈등 요인도 해결해야 할 것이다. 간호사가 근무하는 데 꺼리는 요소들을 없애야 한다. 간호사들이 직접적으로 그런 문화가 개선됐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만큼 말이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에 중요한 요소는?

“간호인력의 확충에 대한 실무책임자(간호부)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사전에 간호사를 충분히 뽑아 간호등급을 2~3등급으로 맞춰야 한다. 많은 중소병원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하고 싶지만, 간호사 구인난에 시달려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확대와 계속적인 임금 증가의 부작용이 있지 않겠나.

“중증도가 높은 환자 입원이 많아질수록 의료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간호사 인력 확충에 따라 인건비 비중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중소병원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했더라도 증가하는 인건비 비중에 힘들어 한다. 향후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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