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위반 사례 너무 많아 … 임금 격차 해소가 우선”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 너무 많아 … 임금 격차 해소가 우선”
을지대학병원 을지병원 차봉은 지부장 인터뷰
  • 권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10.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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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대전 을지대병원·서울 을지병원 노조가 파업 16일째를 맞이했다. 이들은 파업에 나선 이유에 대해 “사측의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각종 노동법 위반과 병원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꼽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차봉은 지부장과 인터뷰를 통해 파업 16일째에 들어간 노조의 현황과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들어봤다.

▲ 을지대학병원 을지병원 차봉은 지부장

-. 오늘 노동조합이 집회에 나선 이유는?

“을지병원은 다른 사립대 병원보다 낮은 임금구조와 열악한 환경 근무조건을 갖고 있다. 노조는 노동이 존중되지 않는 병원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20년 전 노동 탄압으로 노동조합이 깨지는 역사가 있었다. 본인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더 좋은 병원을 만들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나왔다.”

-. 사측이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나?

“사례가 정말 많아 놀랄 정도다. 기본적인 근로기준법에는 8시간 근무하고 1시간 휴식시간이 보장돼 있다. 하지만 을지병원 병동 간호사들의 경우 환자를 보느라 식사를 거르는 일이 많아 만성적으로 위장병에 시달리고 있다.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어 방광염에 걸리는 등 환자 입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꼴이 됐다.

출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은 것도 문제다. 퇴근을 앞두고 환자의 응급상황을 처리할 경우 근무시간이 연장되지만, 병원측은 연장근무를 인정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근로 시간 외 교육, 회의 등에 쓰는 시간을 연장근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1시간 단위의 연장근로만 인정하고 분 단위, 30분 단위는 아예 인정하고 있지 않다.”

-. 모성보호 조항도 지켜지지 않는다고 들었다.

“여성 근로자가 70% 이상인 병원 사업장은 모성보호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기본적인 생리휴가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노동조합을 만들었을 때 여성 근로자 대부분 생리휴가가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병원 생긴 이후로 첫 번째 생리휴가를 조합원이 갔었다. 하지만 이마저 일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 임금 문제도 지적했다. 을지병원의 임금수준이 타 사립병원의 60% 수준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사측이 이에 수긍하고 있는지?

“노조가 병원에 임금 관련 자료를 요청하면 줘야 하지만, 병원측에서는 인력 정보 등의 제반 사항 요청에 대해 불응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노조측이 객관적인 데이터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건의료산하에 170개 사업장이 있는데, 사립대 병원에 대한 데이터를 받고 나름대로 자료를 만들었다.

같은 지역에 있고 병상수도 비슷한 상계 백병원의 간호사 초봉은 3400만원인 반면 을지병원은 2400만원으로 굉장히 낮다. 상계 백병원 간호사 임금의 65% 수준이다. 하지만 사측은 타 사립대병원의 80%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측은 교섭장에서 ‘사측이 주장하는 80%를 인정한다면 다른 사립대 병원과의 20% 격차를 해결할 수 있냐’는 요구에 대해 사측은 ‘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병원 경원이 어렵다는 사측의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을지병원은 61년 전 조그만 산부인과에서 시작해 현재는 서울에만 하계동, 강남에서 병원을 운영중이고, 영통에도 설립 부지를 갖고 있다. 지방의 경우 대전 지부는 중부권 최대 병원이 됐으며, 의정부에 1234병상 규모로 오는 2020년에 새 병원이 착공될 전망이다.

외형적으로 볼 때 명백히 병원과 재단은 발전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직원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 성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항상 새 병원이 세워질 때 마다 병원측은 ‘조금만 참고 견디라 보상해주겠다’는 말로 속여왔다. 어떤 보상도 없었다. 의정부 병원을 위해 대전과 서울병원 직원들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병원의 투자는 건물과 토지에만 이뤄지고 있지, 인력에는 적절히 배분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 노조측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과 향후 계획은?

“노조의 목표는 올해 안에 임금 인상을 통해 타 사립대 병원과의 임금격차 최소화하는 것이다. 을지대병원·을지병원은 이직률이 굉장히 높다. 이직률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임금’이다. 임금 문제가 적절히 해결되지 않으면 을지병원의 발전에 기여할 인력이 빠져나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임금 격차 해소에 대해 재단이 제대로 대답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재단은 ‘올해는 개선위원회만 구성하고 내년부터 임금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올해부터 임금 격차 해소에 대해 고려하라는 입장이다.”

한편 을지병원 노사는 지난 24일 2차 조정회의에서 다시 만났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측은 “2차 조정회의 결과, 사측의 ‘줄게 없다’라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3차 조정회의는 바로 26일이다.

재단은 의료원장에게 모든 권한을 주고 조사 갈등 봉합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을지재단에서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재단본부장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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