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 심해지는 화병(火病), 시댁 대처법은?
명절 때 심해지는 화병(火病), 시댁 대처법은?
[일요 인터뷰]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하주원 원장 … “피하고 또 피하라. 대화로 잘 풀리는 일은 극히 일부”
  • 현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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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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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화병은 한국 특유의 정신의학적 증후군으로 주로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 절망, 우울, 분노가 함께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명절 때 가장 많이 나타난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도 ‘화병(hwa-byung)'이 등재되어 있을 만큼 특별한 병으로 인정하고 있다.

1983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정신과 의사가 화병에 걸렸다고 믿는 세 명의 한국인 여성 교포 환자를 치료한 결과를 미국 정신의학회지에 발표하면서 유명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불안장애 등의 화병으로 진료받은 환자 99만 3417명 중에서 여성 환자는 65만명으로 남성환자에 비해 2배가 많았으며, 그 중 50대 여성 환자수는 14만명으로 전체 화병 환자 7명 중 1명 비율로 높았다. 특히 설과 추석명절 이후에 화병 환자들이 급증해서 설과 추석 이후인 3월과 10월이 가장 높게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인구동향 발표에 따르면, 명절이 끝난 후 이혼관련 법률상담이 평소보다 두 배 증가해서, 설과 추석이 끝나는 3월과 10월이 전달에 비해 각각 18%,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하주원 원장과 만나서 얘기를 나눴다.

▲ 연세숲정신과 하주원 원장

-. 명절만 되면 화병이 일어난다는 사람들이 많다.

“시댁과의 갈등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도 많고, 며느리에 대한 스트레스로 오시는 분들도 못지 않게 많다.

참고 지내면 좋은 날이 올 줄 알았는데, 요즘 며느리들은 내가 예전에 시어머니한테 하던 것처럼 죽어 지내지 않고 자기 의견을 말하니 더 속이 터지고 내 삶이 억울하게 느껴지시는 것 같다. 심지어 이런 화병이 자신을 구박했던 시댁 식구들이 돌아가신다고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목숨보다도 오래 가는 마음의 상처가 참으로 무섭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말과 행동을 통한 폭력은 대물림 되는 경우가 많다. 악연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대처를 하는게 좋다.”

-. 시댁과 잘지내는 법이 있나?

“보통 사람인 시부모님과 잘 지내는 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친정부모님 같기를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시부모님은 원래 남편의 편이다. 또, 시댁에 대한 불만을 남편에게 털어놔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시댁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시부모에게 유산이라던가 육아를 도와달라던가 하는 것은 서로에게 짐만 된다.

이상한 시부모와 잘 지내는 법은 하나다. 피하고 또 피하는게 좋다. 대화로 잘 풀리는 일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리고 특히 피해야할 시댁 식구들은 중독 문제를 오래 앓았는데 방치하는(도박 빚을 갚아주거나, 알코올 중독이 심한데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가정, 외도나 폭력 문제를 오래 방치한 가정은 서로간에 일어나던 학대를 당연하게 여길 수 있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땐 당연히 풀어야 한다. 단 절대로 술로 풀어서는 안 된다. 술로 풀게 되면 술에 의존성이 생기게 될 수 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친구들과 얘기로 푸는 것도 좋다. 결혼한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서로를 비교해보고 이것이 심한 행동인지 알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친구들이 늘 객관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감정적인 공감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정 힘들 땐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더 큰 질병을 만들기 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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