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일단 영화의 색감이 너무 마음에 든다. 영국에서 찍으면 저렇게 나오는 걸까 싶었다. ‘28일후’도 그렇고 로다주가 나왔던 ‘셜록 홈즈’도 뭔가 독특한 색감인데, 우연의 일치인 건지.
이십 년 전쯤 런던에 가봤을 때 쨍하게 맑아서 도리어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화면의 아름다움이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주변의 아이 없는 사람들은 삶의 의미를 찾으며 오히려 자아실현을 더 잘 하는 것 같은데, 정말 저렇게 될까? 하기야 전 인류에서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것이고, 아이들이 태어나는 지금도 난민 문제는 심해지고 있다.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데, 정말이지 종족보존을 위해 사는 거였어? 라는 질문이 돋아나는 장면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다고 놀이터의 웃음소리가 끊긴다고 이 영화처럼 될 거라고 믿지는 않는다. 반대로 인간이 욕심내고 이기적인 것은 자기 자식 때문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내 긍정적 믿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그린 세계는 충분히 현실적이다. 2027년에 더 가까운 지금 봐도 설마 보다는 혹시 이럴까 싶으니까. 세련되고,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소문 무성한 그 롱 테이크 장면. 영화 보기 전부터 하도 들어서 감흥이 없을 줄 알았으나 막상 보니 '울지 않겠다'는 미리 한 다짐이 다 무너진다. ‘라라 랜드’의 그 장면도 그렇고 옛날의 대작들처럼 대뇌피질을 주물럭거리는 게 아니라, 피질하의 ‘Low load’를 바늘로 툭 건드리는 듯한 순간의 감정을 끌어올려 왈칵 하게 만드는, 그게 감독의 실력이겠지?
텍스트만으로는 그렇게 0.5초안에 감정이 쏟아지기는 어렵다. 이런 묘미가 있어야 책 대신 영화를 본 보람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왜 요즘 젊은 친구들은 톰 크루즈나 클라이브 오웬처럼 멋있지가 않은 걸까 더 이상. 정말로 요즘 배우들이 덜 멋있을 확률은 희박하고,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내 탓일 가능성이 많겠지.
클라이브 오웬을 보며 마치 ‘클로저’나 ‘씬시티’의 그 시절이 다시 떠올랐다…라고 쓰면서 찾아보니 ‘칠드런 오브 맨’이 우리나라에서 늦게 개봉했을 뿐 세 개의 영화가 1년 간격이니 그 때가 어차피 그 때다.
가끔 웃어도 되나요? 묻고 싶은, 웃고 싶은 순간이 이 영화의 묘미다. 긴장하다가 피식 웃는 장면이 몇 개 기억나서 혼자 길가다가 웃을 때가 있다. 오늘도 빨래 널다가 갑자기 마이클 케인 그 장면이 생각나서, 킥킥 웃으면서도 슬픈 마음을 갖고, 뒤늦게 리뷰를 쓴다.
생명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너무 뻔한 얘기지만 이루어지기 불가능한 이런 문장을 쓰는 것도 안 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