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급여 ‘절실’ … “정부 추진력 부족하다”
면역항암제 급여 ‘절실’ … “정부 추진력 부족하다”
암 환우 김종환·암 환우 가족 박근배 씨 인터뷰
  • 김다정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3.24 18:01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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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김다정 기자] 최근 BMS·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니볼루맙)와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등 면역항암제 급여 등재에 대해 환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환자가 직접 국회 토론회에 참석하거나 정부 부처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24일 폐암3기 환자 김종환 씨와 폐암 4기 환자 가족 박근배 씨는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면역항암제의 급여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펼쳤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이들을 만나 직접 시위에 나선 이유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면역항암제 급여 등재에 대한 환자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박근배 : “저는 비소세포폐암 4기 환자인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암 환우 가족이다. 아버지는 지난 2014년 11월 폐암 판정을 받고 지금까지 항암치료 중이다. 이전에는 표적치료제인 ‘타세바’라는 약을 썼었고 현재는 내성이 생겨 ‘타그리소’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김종환 : “저는 폐암3기 환자로, 표적치료제를 1년 10개월 동안 복용하고 있다. 현재는 ‘암치료 경험담 나눔방(암경나)’이라는 네이버 밴드와 면역항암제 관련 카페의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보통 표적항암제를 6개월에서 1년 정도 복용하면 내성으로 다른 약으로 바꿔야 하는데 저는 운 좋게 1년 10개월을 같은 약을 먹고 있다.”

-. 오늘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벌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김 : “표적치료제는 내성이 생기기 마련이어서 결국 최후의 선택은 면역항암제 밖에 없다. 그러나 면역항암제는 아직 급여에 등재되지 않아, 치료비용이 1년에 1억원을 육박해 치료받을 엄두조차 낼 수 없다.

그동안 국회 청문회 등에도 참석해 면역항암제 급여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지난 3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상정되지 못했고, 오늘 4월 상정도 확실치 않아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 표적항암제의 내성 이후 상황이 두려워 면역항암제를 신속히 급여 등재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달 말까지 국회·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부처는 물론 제약사 앞에서까지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 : “저는 오늘 저희 아버지의 이야기만 하러 나온 것이 아니다. 거동이 불편해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는 암 환우, 면역항암제를 자비로 맞으며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섰다. 다들 면역항암제의 급여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어, 이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러 나왔다.”

▲ (왼쪽부터) 폐암 4기 환자 가족 박근배, 폐암3기 환자 김종환 씨

-. 한 달에 소요되는 병원비는 얼마 정도인가.

김 : “현재는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항암제를 맞고 있기 때문에 약값만 한 달에 6만2700원을 지불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치료를 받고 있으므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인정도 받아 그렇게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이 상태에서 내성으로 인해 면역항암제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면 심각한 금전적인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박 : “저희 아버지는 현재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경제적인 부담은 없지만, 임상이 끝난 후 면역항암제를 선택하게 될 그때가 두렵다.”

-. 암 환자의 입장에서 왜 면역항암제의 급여등재가 늦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김 : “복지부에서는 제약사가 단가를 너무 높게 측정했다는 입장이고, 제약사 측에서는 융통성 있게, 오히려 다른 나라보다 싸게 약가를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 있지 않아 전말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

저는 이 협상에서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쪽은 복지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복지부는 매일 제약사 핑계만 대고 있으며, 국회 토론회나 포럼에서도 항상 제약사의 단가가 너무 높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반면 제약사 측에서는 복지부가 단가를 너무 낮춘다는 입장이다.

가격을 낮추는 과정에서 환자는 고통 받고, 경제적 부담은 커지고 있다.”

박 : “결국 결단은 정부에서 내야 한다.”

-. 약가가 비싸면 급여등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급여를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제약사의 협조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 “현재 제약사가 제시한 약가는 다른 나라보다 비싼 편이 아니다. 그런데 정부 측에서는 이보다 더 싸게 하려는 의도가 너무 앞선다. 하루에 폐암 환자 약 40명 정도가 사망에 이르는데, ‘단가가 안 맞는다’, ‘재정이 없다’는 이유로 미루고 있는 것이다.

직접 아스트라제네카와 MSD와 접촉한 결과, 제약사 측에서도 기존 가격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협상의 여지를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저는 제약사에서는 어느 정도 융통성있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결국 정부의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인 것인가.

김 : “그렇다. 결국 협상의 키는 복지부가 쥐고 있는데 계속해서 제약사 핑계만 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환자들 입장에서는 급여 등재를 미루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국민을 위해서라면 단가가 높아도 추진해야 계속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다.

가격을 낮추는 과정에서 환자는 고통받고, 경제적 부담은 커지고 있다. 비싼 값이어도 먼저 책정해 놓고 추후 환급·추가 징수 등을 통해 융통성 있게 추진했으면 한다.”

▲ 최근에는 환자가 직접 국회 토론회에 참석하거나 정부 부처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건강보험 급여 등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면역항암제 급여를 위해 건보료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 : “만약에 재정이 없어 건보료를 올려 약을 쓸 수 있다면 해야 하지 않겠나.

그렇지만 환자들에게 부담을 지게 하기 이전에 정부의 노력이 우선시 돼야 한다. 예를 들어 감기 등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을 수 있으니, 이와 같은 경증에 투입되는 돈의 일부를 암과 같은 중증 질환에 더 투자해야 한다. 현재 20조원 이상의 건강보험 흑자분이나 담뱃세 등도 (면역항암제를 위해) 풀면 된다.”

-.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 : “모든 협상과정에 환자가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상·연구 등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환자들의 상황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과감하게 환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 환자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면 위험분담제 등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다.

환자들에게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정부와 제약사, 둘 만이 협상을 진행하기 때문에 어느 입장이 진짜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 최근 들어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본인들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김 : “표적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수요나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환자들은 사진판독·논문분석 등 의사보다 더 많이 공부한다.”

박 : “대부분의 환자는 신체·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시위나 집회 등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외부적인 목소리가 없다고 해서 절실한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에서도 환자들의 절실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소리 없는 아우성이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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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환 2017-04-12 08:53:55
어느정도 8~90 살으신분 암이라 해도 불쌍하지 않지만 젊은 나이에 암이라 판정 받으면 억장이 무너질거야
여태 약이 잘 났는게 없고 성공 했다는게 5년살다 가는게 성공 이라고
말을 말지 의사분들 그게 어째 성공이냐구 암 세포가 아주 없어저야 성공이지
씨놀은 암세포 완전 박멸 되니 부정

이 인 환 2017-04-12 08:34:13
모든 질병 임상시험 마친지 15여년 지났는데 않 믿고 부정하고 모르고
암 조기발견부터 3개월 시한부까지
씨놀 세레큐 를 권함 암으로 부터 반드시 해방완치되는 거
씨놀 뿐 방송 매체 등 많은 자료 인터넷에도 수많은 ~
반 드시 살고싶다 하면 세레큐!
010 2408 1538

황화수 2017-03-26 14:11:31
저도 폐암4기환자입니다.
지금은 다행히 표적약으로치료중이지만 언제내성이 올지모른다는 걱정과두려움이 항상 떠나질안는군요.
면역항암약이 하루속히 급여되길촉구합니다.

심심쟁이 2017-03-25 17:39:08
정치세력화합시다. 환우와 가족 그 지인들까지. 목숨이 있어야 정치의식도 가지는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목숨가지고 저울질하는 사람들에게 목숨 구걸 그만하고 면역항암제급여화를 공약으로 하는 사람에게 찍어준다고 합시다. 이익집단화합시다. 우리가 하루를 더살지 일주일을 더 살지는 약에다린거고 우리 목숨은 내투표권으로 지킵시다.

신은 2017-03-25 09:26:41
다른약도 없는 폐암환자들..죽고싶어도 정신적문제가 없는이상 자살도어렵고,안락사법도없고,치료안받겠다해도 어린자식들은 누워있어도 엄마가 옆에있음행복하다는 아이들보면서 울며겨자먹기로 면역항암제 맞고있네요.
제발 탁상공론 그만하시고 한가정 아니 수천가정들 살려주세요

문혜란 2017-03-25 09:00:42
제발 환자들을 위하여 영혼없는 대응마시고, 빨리 급여화진행부탁드립니다. 메디컬푸어 너무 가슴아파요. 안락사나 하라는댓글...안락사법안이나 만들어놓고 하라고 하세요...가슴에 대못박는 키보드워리어들!!! 당신들은 안아플거같죠?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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