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허가 국산약 12개 … 실상은?
美·EU 허가 국산약 12개 … 실상은?
중복 품목 제외하면 9개 … 실적으로 이어질지 미지수 … 샴페인 터뜨리기 일러
  • 이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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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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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미국과 EU 등 의약선진국 본토에서 시판허가를 받은 국산 의약품이 모두 12개에 달한다.’

제약협회가 발표한 내용이다. 협회는 “규제장벽이 높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승인을 받은 토종 약물들이 12개에 달할 정도로 국내 제약산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올해도 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자평했다.

국산 의약품이 선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칭찬할 일이다. 그러나 실상을 살펴보면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7일 제약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과 EU에서 시판허가를 받은 토종 약물은 2017년 2개 품목이 추가돼 총 12개로 집계됐다.

FDA에서 허가받은 국산약은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 동아ST의 항생제 ‘시벡스트로’ 경구용과 주사제,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램시마’, SK케미칼의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 대웅제약의 항생제 ‘메로페넴’ 등 모두 6품목이다.

EMA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한 국산약은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램시마’, 신풍제약의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플릭사비’·‘베네팔리’·‘루수두나’, SK케미칼의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 등 6품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허가받은 램시마, 앱스틸라를 각각 1개 품목으로, 제제 형태가 다른 시벡스트로 경구형과 주사제를 1개 품목으로 보면, 실제 품목 수는 9개로 줄어든다.

이 중 팩티브는 허가 이후 매출이 꾸준히 감소, 현재 연매출이 100억원도 되지 않는다. 피라맥스는 지난 2015년 생산실적이 1억3000만원에 불과했으며, 2014년에는 생산실적이 전무했다.

메로페넴은 대웅제약이 지난해 미국에서 허가받은 최초의 국산 제네릭이다. 신약이나 개량신약이 아닌 만큼 시장에서 성분이 같은 다수 제네릭과 경쟁해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 국산 제네릭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는 있겠지만, 실적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바이오시밀러의 실적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현재 램시마와 베네팔리는 각각 유럽과 미국, 미국에서 상당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유럽 시장에 시판을 시작한 플릭사비는 먼저 시장에 발을 들인 램시마의 영향으로 같은 해 4분기 실적을 전혀 내지 못했다.

바이오시밀러는 ‘퍼스트무버’의 지위가 중요하다. 같은 성분의 경쟁 바이오시밀러가 먼저 시장에 진출한 경우, 이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 현재 국내 제약사뿐 아니라 많은 다국적 제약사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시판허가를 받더라도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또 눈여겨볼 점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를 순수하게 국산약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글로벌 제약사인 바이오젠의 합자회사다. 기술은 삼성이 갖고 있지만 생산을 모두 바이오젠에 위탁한 상태다. 플릭사비와 베네팔리의 생산 역시 바이오젠이 맡고 있다. 사실상 도입약에 가까운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에 선보인 ‘브렌시스’(베네팔리의 국내 제품명)와 ‘렌플렉시스’(플릭사비의 국내 제품명)를 모두 수입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 산업에 처음 진출한 삼성 입장에서는 기술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수용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삼성이 독자적인 자사의 기술력으로 제품을 내놓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산 의약품의 선진 시장 진출 사례가 증가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이를 응원해야 한다. 다만, 허가가 모두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만큼, 상황을 냉정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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