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간호사, 원하는 만큼 일한다”
“뉴질랜드 간호사, 원하는 만큼 일한다”
오클랜드 노스쇼어병원 장수향 간호사 … “한국, 탄력근무제 도입 필요”
  • 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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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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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오클랜드 노스쇼어병원 장수향 간호사

[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해외 취업을 목표하는 간호사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의료인이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적 지위, 높은 노동 강도에 비해 낮은 보수, 군대식 문화 등에 염증을 느껴, 그들의 역량을 발휘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제2의 고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들은 주로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을 해외 취업국으로 선호한다.

헬스코리아뉴스는 뉴질랜드 오클랜드 노스쇼어병원(North Shore Hospital) 마취회복실 장수향 간호사를 만나 뉴질랜드 간호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 간호사는 최근 출간된 자신의 뉴질랜드 간호사 경험을 담은 책인 ‘뉴질랜드 간호사 되기’[책 소개 바로가기] 의 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일하고 있는 부서와 업무는?

“오클랜드 지역의 공립병원 가운데 한 곳인 노스쇼어병원 마취회복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수술 전 입원부터 수술 후 회복실 간호업무 그리고 당일 수술 환자의 퇴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뉴질랜드를 선택한 계기는?

“대부분 한국 간호사들은 미국 간호사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나 또한 그렇게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은 학비가 비쌌고 자국민 보호 정책이 시작된 시기여서 졸업 후 취업까지 어려움이 예상됐다. 그러던 중 뉴질랜드 간호사에 대해 알게 됐다. 뉴질랜드는 다양한 인종이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인종차별이 적었고 외국 간호사의 수요도 많다고 들었다. 무엇보다도 간호사의 사회적 위상이 높다는 것이 매력적인 요소였다.”

-.일하면서 느꼈던 고충과 극복방법이 있는가.

“영어가 가장 큰 고충이었다. 영어시험을 위해 오랜 기간 공부했어도 실전은 달랐다. 하지만 원어민들과 함께 일하면서 영어 실력이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다.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실제 필요한 영어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면서 극복하고 있다.”

-.해외 간호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영어다. 뉴질랜드뿐 아니라 해외 취업을 위해서는 영어시험인 ‘아이엘츠’(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 System, IELTS) 점수 획득이 필수다. 대부분 사람이 시험 준비를 하면서 고득점을 따야 해 아주 힘들어 하는데, 나중에 영어시험을 통과하더라도 원어민이 아닌 이상 영어공부는 평생 계속해야 한다.

너무 조바심내지 말고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다. 단순히 시험을 통과한다는 개념을 넘어, 언어를 습득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

-.한국과 뉴질랜드의 마취회복실 업무 차이점은?

“한국 마취회복실 간호사는 수술 전·후 간호뿐 아니라 수술 중 환자 모니터링 업무를 한다. 이와 달리 뉴질랜드 마취회복실 간호사는 주로 수술 후 회복 간호업무를 수행한다.

왜냐하면 수술실에서 환자 마취업무를 담당하는 ‘마취 테크니션’(Anesthetic technician)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 마취회복실 간호사는 뉴질랜드의 마취 테크니션의 업무도 수행하는 것이다.”

-.한국 간호의 군대식 문화와 태움(괴롭힘)이 뉴질랜드에도 있는지.

“뉴질랜드 병원 문화는 수평적이다. 환자, 의사, 간호사, 일반직원 모두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업무와 입장을 존중한다. 신규 간호사가 자기 의견을 드러내고 부당한 처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쉬는 시간에 의사부터 청소부까지 서로 소통하는 모습은 일상이다.

다만 뉴질랜드는 간호업무를 본인이 스스로 공부하고 습득해야 한다. 프리셉터는 병원 시스템 등을 알려줄 뿐 간호 자체는 본인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실행해야 한다. 자신의 간호 행위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처럼 선배 간호사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므로 태움 문화가 없다.”

▲ 장수향 간호사의 경험담이 담긴 ‘뉴질랜드 간호사 되기’

-.한국 간호사는 이직률이 높다. 뉴질랜드는 어떤가?

“뉴질랜드 간호사의 평균 연령은 40세 이상이다. 정년을 넘어서도 일한다. 그만큼 이직률이 낮다. 40~60대 동료 간호사들이 주축을 이룬다.

이들의 오랜 간호 경험은 환자의 안전뿐 아니라 신규 간호사에게는 큰 영감이 된다.

한국은 출산과 육아 문제 및 높은 업무 강도 등으로 이직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반면 뉴질랜드는 탄력 근무제와 적절한 간호사 대 환자 비율(1:5)이 있어. 출산, 육아,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날과 시간을 조정해 근무할 수 있다. 즉, 원하는 만큼 일한다는 것이다.”

-.임신 순번제도 논란이다.

“뉴질랜드는 출산과 육아 휴직을 하는 간호사들의 공석을 언제든 채울 수 있도록 대체 근무가 가능한 간호사들이 따로 병원에 소속돼 있다. 병이나 임신 등으로 일정 기간 근무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병동에 영향을 크게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임신을 했다고 해서 눈치를 보거나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축하해준다.”

-. 육아와 출산 관련 문제 개선에 필요한 것은?

“한국은 일단 정규직으로 입사하면 계속 주 40시간 일해야 하므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들다. 육아 휴직 뒤 복귀하려 해도 그사이 다른 간호사가 들어와 있어 다른 부서로 옮겨야 한다. 비효율적이다. 육아와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파트타임을 선호한다. 그렇지만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경력은 단절되고 급여는 낮고 복지에 차별을 받는 비정규직을 전전한다.

여건이 개선된다면 한국도 뉴질랜드처럼 근무시간을 조정하면서 복지나 급여에 차별을 두지 않는 제도를 도입해 여성 간호사들에게 좀 더 나은 근무환경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책을 출간했다. 계기는?

“해외 취업을 준비할 때 관련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나중에 해외 취업에 성공하면 나의 경험과 정보들을 담은 책을 만들어 나와 같은 꿈을 가진 간호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뉴질랜드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쓴 것이 어느덧 책으로 완성됐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이 해외 간호사의 꿈을 이루길 바란다.”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간호사에게 하고 싶은 말은?

“행복과 불행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해외 취업에 성공한다고 해서 100% 만족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다만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한국에서 익힌 간호를 해외에서 발휘하는 것도 간호사들에게는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큰 의미가 될 것이다. 계획했으면 일단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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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가득 2017-10-18 21:46:57
멋집니다!

느티나무 2017-02-22 00:18:37
해외취업을 꿈꾸고 있는 젊은 간호사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는 기사네요
책도 구입해 보고 싶어요~~^^

봄날 2016-12-08 11:14:27
장수향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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