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사례도 있겠지만, 연구가 더 필요”
“맞는 사례도 있겠지만, 연구가 더 필요”
[전문가 대담 - 케토제닉 다이어트 下] “암환자에게는 시도 가능 … 청소년은 절대 안돼”
  • 현정석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6.10.1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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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탈출을 위한 고지방 식단 광풍이 불고 있다.  최근 모 방송에서 소개가 나간 후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되면서 더욱 관심이 몰리는 추세다. SNS 등을 통해 성공했다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식단은 짧은 시간내 다이어트에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시 살이 찌기 쉽고 심혈관이나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의료진은 경고한다. 대한비만건강학회 비만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을지의대 오한진 교수가 좌장으로, 관동의대 인천국제성모병원 황희진 교수, 서울대 보라매병원 오범조 교수, 칸클리닉 김응석 원장, 클리닉비 이홍찬 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편집자 주>

오한진 : 지방을 많이 먹은 뒤 혈액에 흡수가 되고, 축적이 되면 살이 찌는 것이고, 안되면 살이 안찌겠죠. 지방이 혈액에 남아 있고 탄수화물이 체내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지방세포에 당 성분을 축적시키는 인슐린 분비가 줄어들어 결국 지방이 감소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고지방 음식 위주로만 먹다보면 혈관 내 지방이 침착돼 고지혈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원인 지방을 먼저 쓰게 되면 뱃살이 줄어듭니다. 혈액 중에 지방은 쓸 수 없고 지방축적도 되지 않습니다. 혈액 속에 있던 지방은 축적도 안되고 소모도 안되니 케톤으로 분해되는데, 지방은 그램당 9㎈ 케톤체로 바뀌면 4㎈가 됩니다. 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해 비효율적으로 소비되고 흡수되지 않은 지방은 대장으로 빠져나갑니다.

지방이 케톤으로 분해되는 데는 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물도 같이 빠져나가 체중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초기의 얘기입니다.

하지만 탄수화물을 다시 먹게 되면 인슐린이 분비되면서 지방으로 저장하게 되고 배에 집중적으로 몰려 폭발적인 요요현상이 올 수 있습니다. 체중이 줄지만 간에서 콜레스테롤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같은 증상은 당뇨병 초기의 증상과 비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오범조 : 20~30㎏씩 뺐다는 이야기는 보지만 90%는 1년 뒤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조적 신체활동이 필요하거든요. 수분과 근육량만 감소될 수도 있죠.

김응석 : 이번 열풍에 가장 큰 문제점은 ‘칼로리 리스트릭션’(열량 제한)이라는 것이 논의에서 빠진 듯합니다. 기존에는 고단백 다이어트가 대세였습니다.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대사를 통해 일부 포도당으로 저장됩니다. 단백질을 많이 먹는 대신 오메가3 등 좋은 지방을 흡수하는 것은 나쁘진 않습니다.

▲ 왼쪽부터 을지의대 오한진 교수, 관동의대 인천국제성모병원 황희진 교수.

황희진 : 코코넛 다이어트도 한때 열풍이었습니다. 기능의학 초기에 이런 요법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당시 한국에서 코코넛은 잘 자라지 않는 식물들이었다. 수입업자들이 이런 것을 수입하면서 인용하게 된 결과였습니다. 어느 정도 대안이 될 수 있었죠. 하지만 오메가3도 과연 좋을까요? 연어를 10마리씩 먹으면 살이 안찔까요? 결국은 운동이 답입니다.

오한진 : 지방이 흡수되는 것이 다 저장이 될까요? 일부는 나가게 되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에 70%의 열량을 얻는 한국인들로서는 몸에 영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체질상 흡수가 어려운 것이 지방이 아닐까요? 지방에 적응이 되면 다시 과다하게 찌지 않을까 우려도 됩니다. 오르리스타트 제제(비만치료제, 지방 흡수를 막는 기전을 갖고 있다)를 먹은 효과와 비슷할 듯합니다. 급속도로 들어가니 흡수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연구가 덜 돼 있다고 보입니다.

이홍찬 : 고도비만 환자를 수술 2~3주 전에 하이프로테인(고단백) 다이어트를 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간 사이즈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김응석 : 간질환자와 암환자에게는 케토제닉 다이어트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암세포도 포도당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줄이게 되면 암세포도 타격을 받거든요. 특히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환자에게 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지방의 비율을 어떻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인의 식단에 맞는 것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한진 : 이걸 계속 했을 때 하면 안 되는 사람이나 부작용이 의심되는 경우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응석 :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케톤체(생체 내에서 물질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생기는 아세톤 및 아세톤류의 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홍찬 : 위장에 문제 있는 사람들이나 수술했던 사람들은 위험합니다. 역류성 식도염 등이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방간 환자에게도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범조 : 순간적으로 콜레스테롤이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합병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확인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흡연을 하거나 대사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리스크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소아에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절대적으로 위험할 것으로 보입니다.

▲ 왼쪽부터 클리닉비 이홍찬 원장, 칸클리닉 김응석 원장, 서울대보라매병원 오범조 교수.

오한진 : 중장년층이나 폐경이 온 사람 등에게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겠죠. 만일 ‘내 가족에게 케토제닉 다이어트를 권할 수 있다’고 한다면?

김응석 : 칼로리에 대한 적절한 제한이 중요합니다. 양을 줄이는 것은 맞고, 특히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지방을 먹는 것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이드라인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황희진 : 케토제닉 다이어트 광풍이 시사하는 바는 탄수화물 중독을 해결해보겠는 것과 쉬운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음료 등 커피 에너지 음료 등 쉽게 길들여져 있던 사람들에게 덜 먹을 수 있다는 경각심은 좋게 보입니다.

청량음료나 당이 포함된 과즙음료, 에너지 드링크, 당이 과도한 커피 등이 들어있는 것 자체를 마시는 일이 줄었을 겁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담배 끊는 것과 같습니다. 유지한다는 것은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몸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조금씩 빼야 합니다. 단기간에 살을 뺐던 모든 다이어트는 다 실패하게 돼 있습니다.

이홍찬 : 다이어트는 몇 천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외과적으로 위밴드수술이나 풍선 삽입 등 여러 가지 방법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오한진 :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되는 게 비만입니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죠. 가장 큰 걱정은 다이어트만 아니라 이후 더 심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걱정입니다.

언론도 학계도 과도하게 몰고 가는 것은 안됩니다. 책임감 있는 발언이 필요합니다.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쪽으로 치우치게 말하는 것은 안 됩니다. 국민 전체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다뤄지길 바랍니다.

[정리 : 헬스코리아뉴스 현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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