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헤드헌팅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의료계 헤드헌팅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의료계 서치펌 ‘피플앤케어’ 김태훈 대표 인터뷰
  • 김인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6.06.1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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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김인호 기자] 지난 1997년 ‘헤드헌팅’이 고용노동부에 의해 합법화된 이후, 서치펌이 늘어나기 시작하며 헤드헌터들이 활동범위를 넓혀왔다. 헤드헌팅은 원하는 부문에 적합한 인물을 채용하게 해 인력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나, 그 과정에서 여러 업체의 경쟁으로 인해 ‘사람을 빼내 간다’는 부정적 인식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의료계의 헤드헌팅은 어떻게 돼 가고 있을까. 헬스코리아뉴스가 의료계 서치펌 ‘피플앤케어’ 김태훈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 피플앤케어 김태훈 대표

“우리 회사는 의료진 헤드헌팅 전문업체로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를 상대로 하고 있다. 주 고객층은 수도권 준종합병원급부터 지방 종합병원급 사단·재단 의료법인이다. 의사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나 4년 전부터는 요양병원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한의사, 치과의사 쪽도 진행하고 있다. 또 정신과 쪽 병원의 컨설팅 업무도 하고 있다.”

-. 보통 헤드헌팅은 경력직 스카우팅을 의미하는데, 의료계도 그런가?

“의사는 꼭 경력직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이 아닌 이상 요구하는 술기범위가 크게 차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의사는 편차가 크다. 의사들은 전문의가 되기까지 10~11년이 걸리는 데 비해 한의사는 한의대 6년이면 나온다. 상대적으로 임상경력이 부족하고, 환자를 상대할 때의 상담능력도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경력에 따라 편차가 크다.

한의사와 치과의사는 술기부분에서도 편차가 큰 편이다. 병원에서도 매출과 직결된 부분이고 신입 채용은 쉽기 때문에 경력직을 선호한다.”

-. 하지만 외과는 술기를 많이 요구하는 경우가 있을 텐데.

“그렇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등은 선생 자신의 술기에 전문 분야가 있다. 예를 들어 외과나 산부인과의 경우 복강경 수술이 되느냐의 여부도 차이가 난다. 복강경이나 ERCP 같은 특정 술기 분야에서 보수편차가 심하다.

술기를 바탕으로 연봉이 정해지기 때문에 연봉이 얼마면 어느 정도의 술기를 가진 의사인지, 병원에서도 어느 정도를 요구하는지도 알 수 있다. 또 산부인과의 경우는 여의사를 선호해 같은 술기의 선생이어도 봉급이 20~30% 정도 차이가 난다.”

-. 어느 분야에서 스카우팅 요구가 많은가?

“병원의 트렌드에 따라 많이 바뀐다. 4~5년 전에는 요양병원이나 정신과 등의 만성기 병원 수요가 많았는데, 그 뒤로는 척추관절병원이 늘어나 정형외과 신경외과의 수요가 많아졌다. 요즘은 병원마다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병원 사이에 출혈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외지로 갈수록 수요의 편차가 심해져서 소화기내과 같은 경우는 임금이 30%정도 높아지기도 한다.”

-. 의사들도 근무환경을 많이 보는 편인가?

“이 일을 시작한 10여년 전에는 의사들이 보수를 우선시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근무환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예전보다는 지방에 가는 것을 기피하는 편이다. 출퇴근이 가능한 수도권이나 근교 정도의 위치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방은 의사수급이 쉽지 않아 미취학 자녀를 둔 의사나 기러기아빠같이 특정 사유가 있거나 보수를 우선시 하는 경우 지방으로 제안도 꽤 들어온다. 근로환경이나 대우 등이 좋아 연봉도 30% 정도 차이가 있다.”

-. 헤드헌팅이라고 하면 사람이 필요할 때 구해 주는 건 좋지만 우리 사람 빼가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

“그런 우려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회사의 헤드헌팅과는 달리 일반 기업처럼 어느 병원의 의사를 스카우트해 다른 병원에 제안하는 일은 드물다. ‘대학병원의 어느 교수급’ 이런 간판이 필요한 경우 사전 조율로 움직이는 정도다. 출혈이 생기면 우리의 일도 신뢰받기 힘들다.”

▲ 피플앤케어 김태훈 대표

-. 헤드헌팅 사업자가 늘어나면 출혈 경쟁이 있지 않은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시장을 이루고 있는 의사사회가 워낙 좁다보니 출혈 경쟁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 이전엔 헤드헌팅 업체가 하나뿐이었는데 지금은 4,5개로 늘어났다.

어떤 업체는 공격적으로 헤드헌터를 많이 영입해 의료 매체에 구인 게시물을 도배하는 등 제살을 깎아먹는 경우도 있다. 또 의사 한 사람으로 여기저기 병원에 소위 돌려막기를 하기도 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업에서 그런 행태들은 결국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일이다.

인터뷰 이유도 회사 이미지를 알리고자 하는 게 크다. 업체가 자꾸 늘어나면서 무리수를 두다보니 병원이나 의사들에게 신뢰를 잃는 부분이 있다. 우리도 도매금으로 취급당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인터뷰를 통해 회사 이미지를 알리고 싶은 것이다.”

-. 신뢰를 얻기 위해 브랜드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 않을까?

“큰 규모의 시장이 아니다 보니 브랜드화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의료산업과 연관된 분야, 예를 들어 병원컨설팅, 건축, 인테리어, 제약, 의료소모품, 식자재 등을 모두 연계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때가 온다면 브랜드화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연관 분야에 손을 대고 있지 않다보니 취약한 점이 있다. 그래서 철저히 오프라인 업무로 진행하고 있으며 10년차의 업력으로 만들어진 지인의 인맥을 활용하고 있다.

이 일에 있어 결국 중요한 건 신뢰이다. 자문해주는 의사들도 있어 도움을 받고 그런 부분(신뢰)으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돌려막기 하듯 실적만 내려 하는 것보다 한 사람마다 개별적으로 많이 다가서려 노력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인성부분에 대한 검증도 이뤄지게 된다.”

▲ 피플앤케어 김태훈 대표

-. 헤드헌팅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어떤 점인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인성·인품이다. 술기가 좋은 선생을 요구하는 병원의 조건에만 맞춰 진행해본 적도 있었는데 병원의 단기적인 매출을 올리기는 했지만 인성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갈 수 없었다.

헤드헌터 입장에서도 의사가 오래 근무하는 것이 더 좋다. 그래야 병원에서도 우리를 신뢰하고 재의뢰를 할 수 있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병원에서도 장기적인 근무를 요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 미용성형 분야에서도 많이 모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문의가 아니어도 되는 성형외과나 피부과 진료과목 의료기관에서 많이 원한다. 성형클리닉, 피부클리닉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특히 피부과 같은 경우는 비전문의 비율이 50%에 이를 것으로 생각한다. 개원했는데 고혈압, 감기 치료 등 1차 진료만으로는 운영을 할 수 없다보니 비 전문의들이 배워서 하는 경우가 많다.”

-. 의사가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방법이 있을까?

“전문 분야에서 경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인들의 의료 정보 수준이 높아져 요즘은 완전한 전문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감기에 걸려 내과에 가는 사람 없고, 아이들의 경우는 이비인후과 아니면 소아과에 간다. 그러다보니 비인기과나 (돈이) 안되는 과 일반의들이 개원해서 1차 외래진료로는 힘들어 자기 전공 분야가 아닌 다른 데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요새는 임신한 여성이 산부인과 의원으로 분만하러 가지 않아 산부인과 선생이 다른 술기를 익혀 피부 케어나 비만 등의 진료를 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요양병원도 8개과 전문의는 10% 내외의 청구금액이 가산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정해진 술기가 요구되는 서저리 파트에서는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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