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심각한 간호사 인력난을 겪게 되면서 의료기관간 간호사 구인경쟁이 치열하다.
급기야 일본 의사회는 전국의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앙케이트 결과까지 발표하며 향후 발생하게 될 간호사 수급난을 우려하고 있지만,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일본 의사회가 16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는 2008년 4월, 일본에서 필요하게 될 간호사의 수는 지난해 10월 보다 약 7만명 많은 88만1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의사회측은 “지금같은 상태로 년 3만명씩 간호사가 늘어나도 간호사 부족현상을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간호사들이 대우가 좋은 도시의 대형 병원에 몰리는 경향 때문에 이대로 가면 지역 중소병원과의 간호사 배치 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일본에서 간호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은 지난해 4월 개정된 진료보수기준 때문. 이 기준은 ‘환자 7명당 1명의 간호사’를 가장 적정한 비율로 보고 이러한 조건을 갖춘 병원에 대해 진료수가를 추가해주도록 했다.
실제로 일본 의사회가 전국 3185개 병원 중 2091개 병원에서 받은 설문결과에 따르면 진료보수 개정 이후, 각 병원들은 경쟁적으로 간호사수를 늘리고 있다.
‘입원 환자 7명 당 간호사 1명’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300병상 이상 병원수는 지난해 16.3%에서 올해 38.8%로 증가했다. 또 2008년에는 54.6%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그 결과, 병원에서 필요한 간호사 수는 지난해 10월 말 현재, 81만2000명 이었지만, 내년 4월에는 6만9000명이 증가한 88만1000명이 될 것으로 일본 의사회는 전망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99년~2004년까지 연평균 약 3만명의 간호사가 늘어났다. 이는 단순히 병원급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를 기준으로 연간 약 1만명 정도 증가한 셈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면 내년 4월에는 현재보다도 2만~5만명 정도의 간호사가 부족할 것으로 일본 의사회는 보고 있다.
일본 의협은 이번 조사결과를 17일, 중앙사회보험의료협의회에 보고, 향후 진료보수 개정을 재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사회보험의료협의회내에서는 “간호의 필요성이 낮은 병원까지 간호사를 모집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진료수가를 추가하는 것은 급성기의료를 중심으로 하는 병원에 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 중소병원도 간호사 수급난 심각
한편, 우리나라도 지난해말 현재 무직으로 남아 있는 간호사 유휴 인력이 7만5362명에 달하는 가운데 중소병원들은 심각한 간호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들 무직 간호사 10명 가운데 7명은 재취업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간호사 유휴인력 활용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12월 20일 대한간호협회 간호정책연구소가 발표한 ‘분야별 활동간호사 및 유휴간호사 현황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말 현재 우리나라 간호사는 모두 22만5385명으로, 이중 36.8%인 7만5362명이 무직으로 남아 있는 유휴 간호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