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특허만료되는 한국BMS제약의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 제네릭(복제약) 경쟁 품목 중에는 1정당 약값이 1000원대인 제품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릭의 보험약가 상한가격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7일 간사랑동우회에서 공개한 ‘바라크루드’(엔테카비어 0.5mg) 제네릭 가격에 따르면 일양약품의 ‘일라크루드정’은 1정당 가격이 1970원이다. 급여시 환자가 부담하는 본인부담금은 591원에 불과하다.
동화약품의 ‘엔테비어정’, 대웅제약 ‘바라크로스정’, CJ헬스케어 ‘엔테원정’, 동아ST ‘바라클정’, 한미약품 ‘카비어정’, 종근당 ‘엔테카벨정’·‘엔테카벨구강붕해정’ 등도 1정당 가격이 3000원을 넘지 않는다.
오리지널인 BMS ‘바라크루드’의 가격은 8월까지 5775원(급여시 본인부담금 1733원)이었으며, 특허 만료 후 4043원(급여시 본인부담금 1213원)으로 낮아진다. ‘바라크루드’의 제네릭 상한가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3927원(본인부담금 1178원), 일반제약기업은 3093원(본인부담금 928원)이다.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는 “가격이 설마 1000원대가 나올까 했는데 나왔다”며 “가격이 내려간 것은 일단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조건 가격만 보고 제네릭을 처방하는 사례가 당장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중요하다.
간사랑동우회측은 “모든 병의원이 ‘바라크루드’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을 처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복제약들의 효과를 지켜보고 처방하겠다는 의사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등성 시험이 제네릭 시장 성패 가를 듯
윤구현 대표는 제네릭 처방이 이뤄지는 데 있어 약효 동등성 시험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바라크루드’ 제네릭은 최소 12명을 대상으로 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결과만 있으면 출시가 가능하지만 한미약품이나 부광약품 등 일부 제약사들은 약효 동등성 실험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동성시험은 제네릭과 오리지널을 각각 투여한 뒤 혈액을 채취해 약물 농도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환자들이 복용했을 때와 효과 및 부작용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약효 동등성 실험은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고 그만큼 처방가능성이 높아진다. 약효 동등성 시험을 대형병원 위주로 진행하면 담당 의사들이 자연스럽게 제네릭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제약사들은 합법적으로 실험을 진행한 의사들에게 소정의 ‘수고비’도 지급할 수 있다.
다만 모집단이 클수록 신뢰성이 높아지므로 대규모로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그럼에도 일부 제약사에서 동등성 실험을 진행하는 것은 비용 부담을 감수할 만큼 바라크루드 제네릭 시장이 매력적이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라크루드’는 2011년 이후 국내 처방 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4년 매출은 1500억원대에 달했다.
‘비리어드’ 시장까지 내다보는 제약사도 있어
시장에서는 ‘바라크루드’ 제네릭 제조사들이 단지 이 시장만을 타깃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라크루드’ 제네릭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면 또다른 신약인 ‘비리어드’ 제네릭 시장까지 자연스럽게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유한양행이 판매하고 있는 ‘비리어드’는 연간 매출이 1000억원에 달하며, B형간염치료제 시장 국내 2위에 올라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500억원 이상의 원외처방 조제액을 기록했으며, 7월에는 월별 원외처방 조제액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비리어드’의 물질특허는 2017년 11월 만료되며, 염 특허는 1년 뒤인 2018년 11월 만료된다. 이 때문에 동아ST와 종근당 등은 이미 염변경을 통한 ‘비리어드’ 개량신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리어드정’의 가격은 0.5mg 기준 정당 491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