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 해열진통제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을 오래 복용하면 남성 태아의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감소시키는 등 생식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파라세타몰’은 ‘타이레놀’이라는 제품명으로 더 유명하다.
영국 에든버러대학 임상연구실의 로드 미첼 박사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1일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고환조직을 이식한 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테스토론 생산량 45% 감소, 저단위 짧은 기간 복용해야 = 연구결과, 파라세타몰을 24시간 동안 3번 투여했을 때는 이식된 고환조직의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나 하루 3번씩 1주일 동안 투여했을 때는 테스토스테론 생산량이 무려 45%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첼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 “임신 중 파라세타몰을 오래 사용하면 남아의 생식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며 “임신 중에는 파라세타몰을 되도록 저단위로 짧은 기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국소아과학회 마틴 워드플랫 박사도 “임신 중 고열은 이분척추, 심장기형 위험을 증가시키는 등 태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필요할 때는 파라세타몰을 저단위로 투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환에서 생산되는 테스토스테론은 평생 남성건강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남성 태아가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하면 나중 불임, 고환암, 잠복 고환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임산부가 두통 등으로 일선 약국을 방문했을 때 상당수 약사들은 “타이레놀이 가장 안전한 약물”이라며 건네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