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통 큰 설비투자로 미래 먹을거리 창출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한 파이프라인 강화로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녹십자홀딩스 홍콩법인인 녹십자홍콩홀딩스(GCHK)는 최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안뉴타운관리위원회와 세포치료제 사업 투자에 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 GCHK는 세포치료제를 중국에서 생산·공급하기 위한 신공장을 현지에 건립한다.
GCHK는 조만간 현지법인을 설립해 토지매입을 진행하고, 이르면 연말에 공장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초기에 면역세포치료제를 중심으로 중국에 진출한 뒤 점차 줄기세포치료제 등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도 잇단 생산설비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올 초 연간 100억정을 생산할 수 있는 충북 오창 공장을 건설했다.
이 회사는 공장 건설에 약 1500억원을 투입했다. 이곳에서는 수출용 의약품 총 14종을 연간 100억정씩 생산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우선 1단계로 50억정 규모의 생산설비를 가동한 뒤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내년 7월 준공을 목표로 국내 최대 의약품 생산단지를 건설한다. 이 회사는 1200억원을 들여 경기도 화성 팔탄공단에 연간 100억정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기존 팔탄공장 내 추가 부지 확보를 통해 진행되는 공장 신축은 cGMP(미국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선진 시스템에 맞춰 이뤄진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다만 과잉 설비투자에 따른 부작용도 지적된다. 업황이 부진할 경우 설비투자가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자금력을 가진 대형 제약사가 공격적인 설비투자로 몸집을 불리는 반면, 중소 제약사들은 설자리를 잃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