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죽고 사는 것은 팔자속안’ 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간이 100세 또는 그 이상으로 장수하는 것은 유전자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보스턴대학 보건대학원 파올라 세바스티아니 교수(생물통계학 박사) 연구팀은 ‘노인학 저널: 생물과학’(Journal of Gerontology: Biological Sciences) 3월26일자에 발표된 연구논문에서 “사람이 얼마나 장수하느냐는 상당 부분 유전자 구성과 연관이 있다”며 “특히 95세나 100세까지 장수하려면 절대적으로 DNA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북동부 6개주를 일컫는 뉴잉글랜드에서 형제·자매 중 최소한 1명 이상이 90세 이상까지 장수한 1917명의 자료를 분석,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 90세까지 산 사람은 그 형제·자매가 90세까지 살 가능성도 출생연도가 같은 일반인에 비해 7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90세 이후부터는 수명이 1년 추가될 때마다 유전자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95세까지 산 사람은 그 형제·자매가 95세까지 살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3.5배, 100세까지 산 사람은 그 형제·자매가 같은 나이까지 살 가능성이 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5세까지 산 사람은 그 형제·자매가 그 나이까지 살 확률이 무려 35배까지 높아졌다. 다만, 105세까지 살 가능성은 95세까지 살 가능성보다 1000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관련, 세바스티아니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105세까지 살 수 있는 유전자는 95세까지 살 수 있는 유전자와는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장수 유전자를 연구하려면 90대 노인들보다 100세 이상 노인들의 유전자에 초점을 맞춰 연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의 연구결과와 사뭇 다른 것으로, 인간의 생로병사는 사주팔자에 달려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동안의 쌍둥이 수명 연구결과들을 보면 인간의 수명에서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20~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환경이나 생활습관 등의 차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